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월 22일 유세에서 “이번 총선은 ‘신(新)한일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왜 중국을 집적거려요”라고 말한 뒤, 두 손을 맞잡는 동작을 해보이며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중국과 대만의) 양안 문제, 우리가 왜 개입하나. 대만해협이 뭘 어떻게 되든 우리가 뭔 상관있나”라고 했다.
단순한 친중발언이 아니라 대만문제에 개입하거나 미국의 대중경제 압박 등에 한국이 동조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발언이었다. 사실 사드 문제 등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 온 일들을 돌이켜보면,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의 친중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행태 하나하나가 중국의 영향력 공작에 포획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때마침 중국의 한국에 대한 ‘영향력 공작’ 실태와 그런 공작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의 《불통의 중국몽》(인문공간)이 그 책이다.
그동안 중국의 ‘초한전(超限戰)’이나 영향력 공작에 대한 외국의 번역서들은 종종 번역되었다. 클라이브 해밀턴의 《중국의 조용한 침략》 등이 그런 책들이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늘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들이 빈번할 텐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아쉬웠다. 이번에 나온 주재우 교수의 책은 그런 목마름을 해결해 준다.
이 책은 특히 중국이 한국에 대해 ‘한국 특색의 영향력 공작’을 펼쳐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 특색’이란 무슨 의미인가? 화교의 숫자나 영향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적은 반면, 전통적으로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 성향이 강하고, 자생적인 친북-친중세력이 많으며, 지역 감정과 이념 갈등 등으로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한국의 현실을 말한다.
저자는 중국이 이런 ‘한국 특색’에 맞게 ‘영향력 공작’을 전개하면서 한국에 ‘중국 포비아’를 조장해 왔다고 역설한다. 특히 좌우 할 것 없이 엘리트층이 ‘중국은 갑, 한국은 을이라는 사대주의 공포증’에 사로잡혀 있다고 통탄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엘리트층들과는 달리 대다수 국민들은 반중-친미정서가 강하고 미중 가운데 어느쪽이 우리의 국익에 합치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중국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중국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공내전 당시 마오쩌둥이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하는 전술을 구사했던 것처럼, 호남을 비롯한 지방에서 공자학원 등을 앞세워 친중세력을 심는 전술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에 목을 매는 지방대학에 똬리를 튼 공자학원, 중국의 투자를 갈망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그 전위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 공작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저자는 중국의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되는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한국에서 미국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 공작이 얼마나 ‘빛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이번 총선은 단순히 여야 중 어느 한쪽을 심판하느냐, 어느 한쪽이 이기고 지느냐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미일 해양세력 편에 서느냐, 독재와 통제에 기반한 중국-북한-러시아 같은 대륙세력의 편에 서느냐 하는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들과 앞으로 수백년에 걸친 우리들의 후손들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인문공간은 ‘G7시대 다자외교-군사 기술 외교 안보 아카이브’ 시리즈를 계속 낼 것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들의 국제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은 현실에서 참 반가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