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겸 배우 최시원 가족 측 개에게 물려 6일 패혈증으로 숨진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씨 사건이 파문을 낳으면서 문제의 개는 어떻게 처리될까. 당초 김씨는 이달 3일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실제로는 6일에 숨졌으며 8일 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시원의 반려견 '벅시'는 견종이 프렌치불도그다. 사고가 일어난 날 한일관 대표 김씨는 자신이 사는 서울 강남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엘리베이터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개 한 마리가 달려들어 김씨의 왼쪽 정강이를 물었다.

최시원 부친 측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집 현관문이 잠시 열린 틈을 타고 개가 빠져나와 김씨를 물었다고 설명했다. 개에게는 목줄과 입마개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 사건이 터지자 네티즌들은 과거에도 최시원이 반려견에게 목줄을 채우지 않은 채 아파트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사진을 발견했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여러 네티즌이 공분(公憤)을 표출하며 현재까지 최시원 측의 반려견 관리 소홀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과거에도 사람 물었던 개

사고를 일으킨 개 '벅시'는 과거에도 사람을 문 적이 있었다. 최시원과 같은 그룹 소속인 가수 겸 방송인 이특은 2015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게시물에서 '벅시'에게 물린 일화를 전했다. 당시 게시물에서 이특은 "못생겼어. 강아지 아니야"라며 "이건 돼지야. 막 나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날 무시하는 듯한 저 눈빛... 못생겼어"라면서도 "시원아. 잘 키워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한고은은 "나쁜 개는 없다는 말 너무 맞다"며 "사람을 물어 해를 끼친 그 개가 (반려견 전문가) 강형욱씨의 반려견이었다면 그런 일이 있었을까요... 왜 사람 탓을 아니하고 그 개의 안락사를 논하는지..."라고 말했다. 그는 "한 생명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인정하고 반려하는 시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조심스레 내어봅니다"라고 끝맺었다.
   
이에 네티즌들이 "개가 아무리 예쁘고 소중해도 사람 목숨보다 우위일 수 없다" "상식 선에서 생각하라"는 등 비판을 가하자 22일 오후 한고은은 게시물을 삭제한 뒤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서 한고은은 "아침에 일어나 제 글이 너무 경솔했다는 생각에 삭제를 했는데 역시 너무 어리석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며 "잠시 들었던 생각과 경솔했던 글이 많은 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렸음에 죄송하고 더욱 더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할 계획, 근거 없다"
  
현재 사고를 일으킨 개에 대한 처분과 견주 최시원 측에 대한 책임 문제는 공식적으로 결정 난 게 없다. 2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 또한 현재 한일관 대표 김씨가 최시원의 개에 물려 숨진 사건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언론과의 대화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려면 개에 물린 것이 사망 원인이라는 병원의 신고가 있어야 한다"며 "신고가 들어왔으면 변사 처리하고 부검을 했을 텐데 이미 유족들이 김씨의 장례까지 치른 상황이라 수사할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김씨 유족도 최씨 측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김씨의 친언니(한일관 공동대표)는 2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유가족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소통도 없이 무분별한 기사들이 범람하고 있어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또 "너무 황망한 (동생 김씨의) 죽음이지만 견주분들을 증오하고 혐오하기에는 생전 견주분과 내 동생(이웃) 간의 사이를 잘 아는데다, 그로 인해 내 동생이 다시 살아날 수 없음을 알기에 용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자의 아들과 나는 조용하게 애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소송을 할 생각도 없고 배상을 받고 싶지도 않다. 최시원은 유가족을 수차례 찾아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장례식장에서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나는 오히려 그의 손을 잡고 용서를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최시원 측의 반려견 관리 소홀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은 식지 않고 있다. 최시원 측이 '벅시'의 공격적 성향을 알고 있었음에도 목줄, 입마개 착용 부주의는 물론 견주로서 훈련마저 제대로 시키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최시원이 주연으로 출연 중인 tvN 드라마 〈변혁의 사랑〉 온라인 게시판에도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최시원 측은 사과문을 올린 상태고 김씨 유족도 소송 등 법적대응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대로 사건이 일단락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문제의 개에 대한 처분, 최시원 측의 책임 문제 등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펼쳐지고 있다. "벅시를 안락사시켜야 한다" "살처분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격리 및 압류절차를 밟아야 한다" "개보다는 견주에게 엄중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강아지 감옥'에 찬성한다"며 "감옥에서 훈련받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다만 그때도 안 고쳐지면 안락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언젠가 승마 선수가 말을 타다 죽었을 때 그 말을 안락사시켰다는 뉴스가 있었다"며 "인명(人命)을 해친 동물은 안락사가 맞다. 가뜩이나 같은 동네 살며서 그 개를 유족이 계속 봐야 하는 건 고문"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