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대법원장 적임자를 추천한다” : 월간조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로 사법 시스템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가 추천 인사를 공개했다.

변협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5명의 전·현직 법관을 추천했다. 이들은 오석준 대법관, 이광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종석 헌법재판관, 조희대 전 대법관, 홍승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다.

변협은 “현재 대한민국 사법부는 대법원장 공백 장기화로 전체적인 사법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는 중대한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법조의 한축으로서 정치와 여러 이해관계를 떠나 가장 중립적인 입장에서 우리 사법을 신속히 정상화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대법원장 적임자를 추천하고자 한다”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추천 기준에 대해선 “대법원장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할 확고한 의지가 있고, 풍부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행정능력을 갖춘 청렴결백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각 지방변호사회에 대법원장 후보자 추천을 요청함으로써 법조계 전반에서 덕망 있는 인사를 추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변협은 지난 13일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를 개최하고 후보자를 검토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사법평가위원회’를 거쳐 추천 후보자를 정했다. 사법평가위원회는 사법부 구성에 대한 평가 및 추천 등의 의견을 내는 변협의 특별위원회다. 사법평가위원회는 올해로 25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법관 및 검찰관에 대한 평가, 대법원장과 대법관, 검찰총장, 헌법재판관에 대한 적임자 추천을 한다.

오석준 대법관(사법연수원 19기)는 1990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고법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대법관에 취임했다. 변협은 오 대법관에 대해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해 법리에 해박하고 재판 실무에 능통하다”고 평가했다. 오 대법관은 두 차례 대법원 공보관을 지냈다. 주요 실적으로는 2010년 서울행정법원 근무 당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법관 평가에서 우수 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6기)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이다.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을 지냈으며 부산지방법원장,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임하고 있다. 법원 내부에선 “법리 해석을 치밀하게 하는 판사”로 정평이 났다. 후배 법관으로부터는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판이 나온다.

이종석 헌법재판관(사법연수원 15기)은 1989년 인천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30년간 법관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2018년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담당관을 지내 법원 행정과 재판 사무에 정통(精通)하고, 사법 재판 제도의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변협이 추천했다. 주요 성과로는 서울중앙지법 수석 부장판사 시절, 기업 회생 절차를 간소화하고 조속한 시장 복귀를 돕는 패스트 트랙을 도입한 것이다.

조희대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13기)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 법원장 등을 거쳐 2014년 3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조 전 대법관은 2020년 퇴임 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 전 대법관은 대구지방법원장 재직 시절,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 작성 사업을 진행했다. 그는 사법부 발전에 헌신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8기)는 1992년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홍 판사는 30여년을 판사로 일하며 2009년과 이듬해 서울지방변호사회 법관평가에서 2회 연속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홍 판사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법관, 재판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판례 공보 스터디’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