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력’ 반도체 부문에서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TV와 컴퓨터 등 각종 전자제품을 만드는 고객사에 재고가 쌓이면서 수요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7일 2023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을 포함하는 DS(Device Solutions) 부문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26조원을 넘겼던 지난해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DS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건 14년만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減産) 계획도 언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7일엔 “메모리는 레거시(Legacy) 공정 제품 위주로 생산을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 등 MX(Mobile eXperience) 부문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 실적 호조로 반도체 부문 부진을 메꾸면서 전사(全社) 적자로 이어지진 않았다. DX 부문 매출은 46조2200억원, 영업이익은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러한 위기에도 삼성전자는 투자를 늘려 정면 돌파를 택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堅調)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7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시설 투자 액수는 10조7000억원이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9조8000억원, 디스플레이 3000억원 수준이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