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목동파라곤 아파트. 사진=독자 제공.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 소위 '신목동파라곤 아파트' 사태를 보면 더욱 와닿는다.
고래는 시공사와 조합이고, 새우는 일반 분양자들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시공사와 조합은 추가 분담금 갈등을 겪고 있다. 3월 1일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무도 들어와 사는 사람이 없다. 시공사가 입주를 막고 있는 탓이다.
조합은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재판부는 "조합은 시공사로부터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회에 걸쳐 공사비 단가 조정 협의 요구를 받았음에도 관련 회의를 1회만 개최하면서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공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조합이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는 이상 일반분양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반분양자들은 도대체 무슨 잘못인가. 일반분양자들만이라도 입주를 시켜 주는 게 상식이다.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이 생이별의 아픔을 겪는 등 일상이 붕괴하는데 지역구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서울시, 국토교통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든 걸 양천구청이 해결하라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다.
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개입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조합 건설사 간 다툼은 민사 문제기 때문에 소송을 하든, 합의를 하든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면 된다.
일반분양자들 입주 문제는 다르다.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은 행정지도 등을 통해 구제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청약'을 활용하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태는 청약제도의 허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누가 청약을 하겠나. 국가의 존재 의미는 국민을 지키는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