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공항에서 북한 외교관이 수화물을 카트에 싣고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모습. 북한 외교관들은 외교관 신분으로 세관 검사를 받지 않는 점을 악용해 밀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독자 제공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생계비'와 평양에 보낼 '충성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밀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줄리안 로드마이어 남아공 탐사보도 기자는 2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의 밀수 범죄 실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로드마이어 기자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단체인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 글로벌 계획'이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범죄를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의 저자로 북한 외교관들의 밀수 범죄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로드마이어 기자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에 파견된 외교관이 코뿔소 뿔과 상아 밀수 범죄와 연루된 사건이 29건이 있었는데 그 중 18건이 북한 외교관이거나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사람이 연루됐다고 한다.
예컨대 작년 10월 13일 에티오피아 볼레국제공항에서 북한 남성이 상아로 만든 팔찌 200개를 소지한 것이 적발됐다. 에디오피아 당국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짐바브웨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무역관이었다. 앞서 작년 9월 24일에도 이 공항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남성이 가공된 상아 76조각을 소지하다 적발된 것.
2015년에는 모잠비크에서 북한인 2명이 경찰에 체포됐는데 두 남성은 북한 고위 외교관과 간첩 혐의를 받은 북측 태권도 사범이었다. 이들은 코뿔소 뿔 4.5kg과 미화 약 10만 달러를 운송하다가 적발됐다.
한편 로드마이어 기자는 북한 외교관들이 밀수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VOA》 기자의 질문에 "코뿔소 뿔과 같은 물건들이 아프리카에서 중국, 베트남 등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외교관들이 밀수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외교관 수입이 매우 적어 생계비를 벌어야 하고 평양에 보낼 충성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된 것이 북한 외교관들의 밀수 범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줄어들었다"며 "밀수 범죄가 오히려 늘어날 위험성이 있다"고 답했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