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개최된 ‘북핵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특별대담에 참석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일어났는데도 (어떻게) 서울 한복판에서 반미(反美),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배치 반대 데모가 있을 수 있는지 참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반 총장은 “이미 지나간 일을 가지고 계속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 한국을 지지하고 있는 많은 우방국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종로1가 일대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백남기 투쟁본부' 등 2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해당 단체들은 지난해 9월 25일 사망한 고(故) 백남기 씨 1주기 추모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사드 배치 철회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다. 당시 집회에 참여한 이재동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 부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반대 없이 평화·자주통일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주한미군은 이 땅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특별대담에서 반 전 총장은 작금 북한 핵·미사일 도발 사태를 6·25 전쟁 이래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내가)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지만 북핵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지금처럼 위험한 수준에 이른 적은 없었다”며 “6·25 전쟁 이래 한반도에 많은 우여곡절과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역사를 보면 전쟁이 계획에 따라 일어난 경우도 있었지만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많았다”며 “우발적 충돌은 한국, 미국, 일본 등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꼭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것(북한의 도발과 엄포)은 아주 고도의 심리적인 전쟁으로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을 겁줘서 쫓아내는 북한의 전술로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어떤 난관이 오더라도 이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세와 단호한 결의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반 총장은 대담에 참석한 경제인들에게 “정부를 믿고 절대 동요하지 말고 경제에 몰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미 동맹이라는 강력한 수단이 있고, 한국과 미국은 국력과 국방력 측면에서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가치, 정치, 군사, 안보 등의 면에서 든든한 만큼 (북한 도발에도)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 전 총장과 더불어 특별대담에 나선 존 쳄버스 전 S&P 국가신용등급평가위원회 의장은 “북핵 리스크가 중국 경제 경착륙과 함께 위험 요인이지만 한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탄탄하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와 관련해선 “완만하지만 서서히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