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관한 영화 시나리오를 읽었다.

8월에 읽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라...

미국 작가가 쓴 글인데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실화라고 하였다.

책을 읽으며 유튜브에서 영화 클립도 보았다. 그리고 영화 속 음악을 들었다.

그 음악이 톰 웨이츠의 ‘Innocent When You Dream’이다.

너의 꿈에는 죄가 없다는 뜻으로 읽혔다.

영화 <스모크>(1995) 포스터

음악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노래하는 가수도 있구나. 이건 노래가 아니고 절규다. 

블루수와 재즈에 기반한 노래를 부르는 톰 웨이츠, 그는 한국으로 치면 한대수일지 모른다.

한대수는 1948년생, 톰은 1949년생이다. 그런데 두 사람다 흥미롭게도 활동시기가 비슷하다. 1969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한대수가 톰에게 영황을 받았을 것 같지는 않다.

다시 톰 웨이츠에게 돌아가 이 곡 ‘Innocent When You Dream’은 그냥 폐부에서 쏟아내는 절규의 노래다. 게다가 그런 노래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읊조리는 듯한 이 대목,

But you're innocent when you dream

When you dream

You're innocent when you dream, when you dream

You're innocent when you dream

영화 시나리오에 나오는 이 문장을 음미해 본다. 셰익스피어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시간은 하찮은 듯한 걸음걸이로 기어간다."

1972년 여름, 한 흑인이 어느 가게에 들어선다. 아마 열아홉, 스물쯤 됐을 듯.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애처로운 좀도둑일지 모른다. 잡지 꽂이 옆에 서서 책들을 레인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는 모습을 가게 종업원이 본다. 곧이어 산토끼처럼 달아나고 그 뒤를 쫓는다. 그 녀석이 지갑을 떨어뜨린다. 지갑 안에는 돈은 한 푼도 없고 운전면허증이랑 사진 서너 장이 들어 있다. 사진에는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입이 찢어질 듯이 미소를 짓고 앉아 있는 소년이 있다. 생각한다. 그 애는 그냥 조무래기 좀도둑 아닌가.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이나는데 여기까지만 말하련다. 

그러고 보니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1998)가 떠오른다. 그리고 한석규의 이 노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