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손으로 만져질 것 같고 매끈·지글·끈적거리는 기타 소리 : 월간조선

기타는 현 악기의 일종이지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악기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표현해낼 수 있는 악기다.

《헤이, 헤이 마이 록(Hey, Hey, My Rock)》(명작 刊)의 저자인 최영무 씨는 기타에 생명을 불어넣는 표현으로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와 함께 하는 기타 소리 공부는 마치 그 자체로 우주인 인간학을 탐험하는 것과 같다.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는 ‘질감(Texture) 있는 기타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①손에 맞져질 것 같은 기타 사운드 ②매끄러운 기타 사운드 ③지글거리는 기타 사운드 ④끈적거리는 기타 사운드 ⑤지저분한 기타 사운드 ⑥두꺼운 결의 기타 사운드 ⑦겹겹이 쌓인 기타 사운드 ⑧긁어 대는 기타 사운드를 설명한다. 우선 ①~④의 소리를 탐험해 보자.

최영무 씨의 친절한 말투를 살려 ‘~습니다’ 체로 전한다.

①손에 만져질 것 같은 기타 사운드

링크 레이(Link Wray)가 1958년에 발표한 연주곡 ‘Rumble’과 케빈 쉴즈(Kevin Shields)의 2003년 곡 ‘City Girl’은 손으로 감촉이 느껴질 듯한 디스토션이 걸린 기타 사운드가 매력적입니다. 또한 스래시 메탈 밴드 앤트랙스(Anthrax)의 기타리스트 댄스피츠(Dan Spitz)가 커버한 서프 뮤직(Surf Music) 샨테이스(The Chantays)의 ‘Pipeline’도 그와 닮은 느낌을 줍니다.

파워 코드의 창시자인 링크 레이가 1958년 발표한 연주 곡 ‘Rumble’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디스토션과 피드백을 사용하여 진정한 의미에서 록 기타 사운드의 청사진을 펼쳐 놓았습니다. 인상 깊은 리프와 함께 이 곡의 강력하며 간결하고 질감 있는 기타 사운드는 피트 타운샌드(The Who)와 지미 페이지(Led Zeppelin)뿐만 아니라 킨크스(The Kinks), 이기 팝(Iggy Pop) 등의 록 뮤지션에게 큰 영향을 주었죠.

②매끄러운 기타 사운드

귀공자 이미지를 지닌 기타리스트 에릭 존슨(Eric Johnson)의 ‘Cliffs Of Dover’는 정통적이고 유려한 기타 사운드인 반면 기교파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Steve Vai)의 ‘Tender Surrender’는 달콤하게 미끄러지는 기타 사운드입니다. 스티브 레이본(Stevie Ray Vaughan)은 블루스 곡임에도 불구하고 ‘Lenny’를 매끄러운 터치로 연주합니다.

기교파 기타리스트인 스티브 바이

미국의 기교파 기타리스트인 스티브 바이는 메탈과 헤비 록을 중심으로 현란한 속주와 화려한 테크닉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잉베이 말름스틴(Yngwie Malmsteen)의 후임으로 알카트라즈(Alcatrazz)를 거쳐 데이비드 리 로스 밴드((David Lee Roth Band)의 기타리스트로 활약 후 활발한 솔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곡은 여느 기교적 기타 사운드와는 달리 정감이 어리며 매끈한 기타 사운드가 일품이라고 생각됩니다.

③지글거리는 기타 사운드

세인트 빈센트는 2011년 앨범 《Strange Mercy》 수록곡 ‘Chloe In The Afternoon’에서 디스토션이 제대로 먹은 기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2000년대 밴드 우든 슈집스(Wooden Shjips)는 ‘We Ask You To Ride’에서 지글거리는 1960년대의 사이키델릭 기타 사운드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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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밴드 우든 슈집스

2000년대의 미국의 네오 사이키델릭(Neo-Psychedelia) 밴드인 우든 슈집스의 곡 ‘We Ask You To Ride’는 기타리스트인 리플리 존슨(Ripley Johnson)이 60년대 복고/히피풍으로 연주하는 곡이죠. 디스토션을 듬뿍 먹고 나른한 분위기로 지글거리는 솔로연주 대목은 갑자기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킵니다. 그는 또 다른 스타일의 밴드인 문 듀오(Moon Duo)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④끈적거리는 기타 사운드

끈적거리는 기타 사운드는 주로 블루스 기타 사운드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비비 킹(B. B. King)의 ‘The Thrill Is Gone’과 앨버트 킹(Albert King)의 ‘Born Under A Bad Sign’입니다. 또한 지미 헨드릭스는 ‘Red House’라는 곡에서 진화된 블루스 기타 사운드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블루스 보이 킹(Blues Boy King), 즉 B.B. 킹

블루스 보이 킹(Blues Boy King), 즉 B.B. 킹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블루스 기타리스트의 거장입니다. 로이 호킨스(Roy Hawkins)의 ‘The Thrill Is Gone’(1951)을 1969년에 킹이 커버했는데 블루스 고유의 끈적거리는 사운드를 기반으로 합니다. 특유의 밴딩과 스타카토 주법으로 음의 강약 조절을 하여 감칠맛 나는 기타 사운드를 더해 다른 블루스 기타 사운드들과 확연한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