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4년 가까이 외교부 장관 을 했던 강경화씨가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스위스 제네바 소재 ILO 본부에서 열린 차기 사무총장 선거를 통해 토고 출신 질베르 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가 당선됐다. 

ILO 사무총장 선거는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소 득표자를 배제하고 계속 투표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한다. ILO 사무총장 선거 1차 투표를 통과한 강경화씨는 2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2차 투표 당시 후보자는 웅보 총재, 뮤리엘 페니코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음툰지 무아바(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강경화씨 등 총 4명이다. 이중 웅보 총재는 총 56표 중 과반(53.5%)인 30표를 얻어 당선됐다. 2위는 23표를 얻은 페니코 대사다. 강씨와 무아바 이사는 각각 2표, 1표를 받았다. 강씨가 얻은 2표 중 1표는 당연하게도 한국 몫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강씨가 받은 표는 단 1표에 불과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 강경화씨가 ILO 사무총장 선거에 나설 때부터 당선은커녕 출마 자체가 낯 간지러운 일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강씨는 자신의 국제연합(UN) 근무 경력, 외교부 장관 재직 경험 등을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작년 10월 강씨는 한 인터뷰에서 “나에겐 유엔에서의 경력과 인적네트워크가 있다”며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인 평판 등이 ILO가 필요한 리더십과 부합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호언장담했던 강경화씨가 한국 표를 포함해서 단 2표를 받고 선거에서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자랑했던 유엔에서의 경력과 인적 네트워크는 대체 어디로 사라졌기에 단 2표를 받았을까. 강씨가 명색이 외교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대체 무슨 일을 해서 ‘경험’ 운운하며 국제 외교 무대에 나서려 했을까.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나 그 직에 있을 때 강경화씨는 그 무슨 내놓을 만한 업적을 남겼다고 ‘국제적인 평판’을 언급했던 것일까. ‘외교 전문성’에 대한 논란을 떠나서 그의 이력을 보면 형식적으로나마 단 한 차례도 ‘노동’ 관련 전문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력이 없는데 왜 ILO 사무총장 선거에 나섰을까. 대체 강경화씨는 자신에게 무슨 ‘리더십’이 있다고 확신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려고 했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