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이재명(李在明)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자신의 ‘유능함’을 앞세운다. 이 후보 지지층은 물론이고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조차도 상당수는 “이재명이 일은 잘할 것”이라고 짐작하기 일쑤다. 이번 대선에 참여하면서 이 후보가 처음 내세운 구호 역시 “이재명은 ~합니다”였다. 자신은 추진력 있고, 일 처리를 잘하는 능력 있는 행정가란 선전인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다. 14일, 국립현충원 참배 후에도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이어 위기에 강한 통합대통령,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제는 그의 극렬 지지층이 아닌 이상 이재명 후보가 소위 ‘행정가’로 있으면서 무슨 성과를 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월간조선》은 각종 통계 지표를 통해 이 후보의 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의 실상을 파악했다. “~한다”는 이 후보가 국내 인구의 1/4(1353만명)가 살고, 연간 3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하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인 경기도의 수장으로 일할 때 통계상 확인할 수 있는 경기도의 변화상을 통해 “이재명은 유능하다”는 자화자찬의 근거를 살폈다.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는 지방자치단체의 현황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e-지방지표’에 포함된 통계치들이다. 이 중 광역자치단체장의 소관업무에 해당하며, 해당 자치단체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직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향후 상황 개선 및 대안 마련이 시급한 현안과 관련 있는 기본 지표 중, 전임 지사와의 비교가 가능한 30여 개를 추출해 ‘이재명 경기도’의 현황을 파악했다.
참고로, 이재명 후보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최근 통계 생산연도가 대개 2020년 또는 2019년이므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연평균 증감률’과 ‘전국 평균 증감률’을 혼용해 비교했다.
먼저 ‘일자리’ 문제를 살핀다. 이재명 후보 전임자인 남경필(南景弼) 전 지사 시절 경기도 고용률(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년(남경필 취임 전년도인 2013년 대비 2017년의 증감 현황) 동안 60.2%에서 62.1%로 늘었다. 증가율은 3.16%다. 당시 전국 평균 증가율은 1.67%다. 이 후보의 지사직 재직 시기에는 62.1%에서 61.1%로 줄었다. 감소율은 1.61%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감소율은 0.5%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당시 경기도의 고용률은 전임 남경필 지사 때와 달리 감소했다. 남 전 지사 당시에는 경기도 고용률이 증가했고, 그 증가율도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했던 것과 달리 이 후보가 지사로 있을 때 경기도의 고용률은 감소했다. 고용률 감소율도 전국 평균의 3배 이상이었다.
요약하면, 이 후보가 스스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고용률 통계만 봤을 때는 우리 국민 중 얼마나 그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여길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재명 후보가 도지사로 있을 당시 경기도의 광역자치단체별 고용률 순위도 하락했다. 2018년에는 경기도지사 선거가 있었고, 하반기부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일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남경필 전 지사의 도정 마지막 해라고 평가할 수 있는 2017년(이후 해당 기준 동일) 당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의 고용률 순위는 5위, 이 후보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의 경우에는 9위다.
'코로나19 사태'를 내세워 해당 통계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하려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이재명 경기도'의 고용률은 전임 지사 때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왜 불가피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유능'한 도지사가 있던 경기도의 고용률은 전임 지사 때보다 줄어든 것일까.
또한,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의 고용률 감소율 역시 전국의 여타 광역자치단체보다 컸다. 경기도의 고용률 감소율은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의 3배 이상이다. 경기도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것도 아닌데, 왜 유독 경기도 고용률의 감소율은 컸을까.
지역별, 산업별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간 이재명 후보 스스로 '유능함'을 무척 강조했고, 그 지지층 역시 "일은 잘한다"고 강조해 왔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 또는 통계치가 아닐까.
만일, 이재명 후보가 실제 '유능'하다고 한다면,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또는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직 기간,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고용률을 기록한 여타 광역자치단체장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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