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의 결정이 당헌 위반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조선》 취재 결과 현 국민의힘 당헌 제 99조 여론조사 특례 부분을 보면 ’당이 실시하는 각종 여론조사에 있어 여론조사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자와 지지 정당이 없는 자로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현재 국민의힘의 대선주자 중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은 서병수 의원이 이끌던 경선준비위원회의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금지'를 지지한다. 반면 윤석열, 최재형, 원희룡 캠프에서는 '역선택 방지'를 주장하고 있다.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느냐 금지하느냐는 간단하다. 대선 후보를 선정하는 여론조사 문항 중 국민의힘 지지자, '지지정당이 없다'라고 답한 사람만을 집계하면 역선택을 방지하는 것이다. 반대로 민주당, 정의당 등 비(非) 국민의힘 지지자의 답변까지 모두 집계에 포함하면 역선택 방지조항을 금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헌 제99조는 역선택 방지조항으로 볼 수 있다. '제한할 수 있다'로 돼 있는 만큼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 당헌은 역선택 방지를 위해 신설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소개'란에 '당헌당규'를 클릭하면 당헌 제99조를 확인할 수 있다. 당헌을 소개하는 페이지에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국민의힘 스스로의 약속입니다'라고 써 있다.
이 당헌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역선택 방지조항 반대 입장에 있는 홍준표 의원이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에 도입했다. 홍 의원은 당시 여론조사상 역선택을 우려하면서 이런 조항을 만들어 넣었다고 한다.
홍 의원의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발언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홍준표 과거 역선택 찬성 발언’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유튜브 영상을 보면 홍 의원은 " 민주당 지지층이랑 정의당 지지층 이런 사람에게 우리당 후보 뽑는데 투표권 줄 수 없죠. 그건 당연하죠”라며 “과거 여론조사는 그게 엉터리 중에 엉터리였다. 그래서 당헌을 요번에 바꿨다”고 말한다. 이어 “여론조사가 득표에 환산이 되기 때문에, 어차피 본선에 우리 안 찍을 사람이 역선택하는 경우 비일비재하다”며 “그래서 자유한국당이랑 무당층을 상대로만 여론조사를 하고…”라고 했다.
이와 관련 홍 의원 캠프 측은 ‘입장을 바꾼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캠프 관계자는 “해당 영상은 2018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었는데, 지금과는 여러 여건이 크게 다르다”며 “지방선거 자체가 투표율이 낮아 역선택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인데다, 당시엔 우리 당 지지율도 낮았다”며 “지금은 전 국민이 참여하는 대통령 선거인 데다, 당이 정상 궤도로 오른 상황”이라며 “역선택이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역선택 방지조항은 당내 경선의 선출 과정에 있어 당원들의 순수한 의지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 당헌을 배제하자는 것은 도대체 어느 당의 후보를 뽑자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꼭 필요하다고 해서 만들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당헌을 무시하는 것은 어떤 명분 때문인가"라고 반문하며 "우린 선거(대선) 때 민주당 후보를 찍을 사람이 지지하는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보수 진영의 표를 최대한 많이 흡수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윤석열 후보 측이 경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공정하게 시험 봐서 대학 합격할 생각은 안 하고 '자칭 돌고래'가 시험 방식을 바꿔 달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런데 정확히 하면 윤 후보 측이 시험 방식을 바꿔 달라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시험 방식을 지금에 와서 왜 바꾸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도 당헌에 역선택 방지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