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8720원)보다 5.05% 오른 수치다.  

이번 결과는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의 불만을 가져왔다.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심리적 마지노선 9000원을 넘어선 것은 참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13일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식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2022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12일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공익위원이 제시한 단일안 9160원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기권 10표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서 자신들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의결 당시 회의장을 빠져나간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은 “최저임금 1만원(인상 공약)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권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 해에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또 “코로나19로 증폭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불가피했다”며 “하반기 총파업 투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계 역시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된 데 참담함과 분노를 표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내년 최저임금은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명백히 초월했다”면서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 투쟁을 거듭한 노동계와 공익위원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저임금을 5.1% 인상하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고 실업난을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고, 대한상공회의소는 “최저임금 상승은 경영 애로를 심화하고,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면서 반발도 강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참담함과 강한 유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장기간 계속된 위기경영에 기초체력이 바닥난 중소기업 현장은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인상은 ‘소상공인발’ 한국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5.05%로 결정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3%를 기록하게 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