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기수요를 차단하겠다며 내놓은 '재건축 2년 실거주의무' 방안이 1년 만에 철회됐다. 정부 규제 때문에 재건축 조합원 및 세입자들이 대거 이사에 나선 가운데 전세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건축 조합원에게 실거주 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을 삭제한 채 통과시켰다.

재건축 실거주의무는 작년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재건축 단지의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도입하려던 것으로,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이날 국토위 소위에서 여야 합의하에 이를 백지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투기자금 유입이라는 본래 취지 보다 세입자 주거 불안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대책 발표 후 집주인이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세입자를 내보내는 사례가 이어졌다. 
  

야당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전세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며 반대해왔지만 정부여당이 강행했는데, 1년만에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이번 백지화로 다시 전세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20차례 넘게 발표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얼마나 주먹구구 보여주기식 대책이었는지 여실히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