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어디로 넘어갈까.  인수자가 없어 파산하거나 사모펀드가 인수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중견기업들까지 10곳 이상이 인수전에 나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1일 서울회생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인수 의향서(LOI) 마감일인 5월 14일까지 접수한 곳은 하림과 쌍방울, 사모펀드 등 13곳에 달한다. 참여자가 많아짐에 따라 몸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과 한두달 내 매각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타항공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1일부터 인수의향서 제출기업에 대해 일주일간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오는 14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입찰금액과 자금조달 증빙, 고용승계조건 등을 평가한 후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곳은 하림그룹과 쌍방울이다. 하림그룹은 계열사인 팬오션이 이스타항공 LOI를 냈다. 팬오션은 이스타항공 인수 후 수송 능력 강화 등 시너지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도 계열사인 광림을 필두로 미래산업과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밖에 사모펀드들도 상당수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이미 알려진대로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로 이뤄진다. 스토킹호스란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스토킹호스로 수차례 매각을 진행했지만 인수하겠다는 곳이없었다.  인수자가 계속 나타나지 않으면 파산으로 갈 상황이었지만, 지난 4월 14일 국내 한 기업과 비공개 M&A(인수합병) 투자계약을 맺으면서 다시 매각작업이 시작됐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3월 운항을 중단하며 AOC자격을 박탈당했지만, 올해 안으로 국내선 운항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7월 중 인수작업이 마무리되고 AOC를 재발급받으면 10~11월 중 국내선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