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자신들의 거의 모든 것을 바쳐 보좌한 대통령을 '적폐'로 몬 악마일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사퇴 후 지지율이 치솟고, 보수의 대권주자로 떠오르자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한 친박계 인사들이 다수인 점만 봐도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솔직한 속내를 내비쳐 주목된다. 

김 전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석열이 악마로 보였을 수는 있지만, 그 악마의 손을 잡고 어둠을 헤쳐낼 희망이 보이니 그것만으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과 악마의 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탄핵과 적폐 몰이의 중심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다. 본인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법적 토대는 당시 박영수 특검의 공소장이었고, 특검의 중심인물은 윤석열이었다"며 "이런 그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가 되자 아직도 '사기 탄핵'을 외치는 태극기 아저씨들부터 '박근혜는 감옥에 가도 싸지만, 윤석열은 안 된다'는 열혈 청년까지 수백, 수천의 전화가 메시지가 몰려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전화로 목청을 높이는 그들에게 말한다"며 "죽은 자식 고추 쓰다듬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차라리 윤석열이라도 안고 가사 이 정권을 끝내야지요'라고 한다"고 했다. 

그는 "'너도 배신자'라는 격양된 분들이나, 반쯤 수긍하며 아쉬워하는 분들이나 정치 9단 박지원을 이야기하면 대강 수긍을 하며 전화를 끝낸다"면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과거 탄핵을 주도한 사례를 설명했다.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원장은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을 잡고도 넘는다"며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탄핵 찬성 의원들과 연대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김 전 의원은 "나는 윤석열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의 선택이 대한민국에 보탬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며 글을 끝맺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