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예년보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왔고,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밭에서 재배하는 채소류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월 21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 잠정치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농산물은 8.4% 올랐으며 최근 2개월간 시금치 도매가격(4㎏)은 342% 폭등했다.
폭염과 폭우로 두 달 전까지 1만원 수준이던 상추 한 상자(4㎏) 도매가격은 4만 원을 돌파했으며 배추 도매가격은 최근 두 달 새 255% 뛰었다. 21일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 채소 코너에선 ‘친환경 적상추’ 한 봉지가 3900원이었다. 100g으로 따지면 상추(2600원)가 삼겹살(2500원)보다 더 비쌌다.
수산물 가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해수면 온도 상승과 중국 어선의 동해안 싹쓸이 조업으로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금(金)징어’라 불렸던 오징어는 1마리 소매가격이 아직도 3000원이 넘는다. 작년 이맘때보다 25% 비싸다. 가격이 20년 만의 풍어로 갈치 값이 20% 정도 떨어진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정부는 이같이 생활 물가가 급등하자 공급 확대, 할인 행사, 산지 출하 점검, 사재기·바가지 단속 등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참여하는 '물가관계 차관회의'가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세 차례 열렸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계란 값 상승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계란 값이 급등할 경우 외국산 계란 수입을 늘릴 수 있고 이 물량에 대해 할당 관세 0% 적용, 수입 운송비 지원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를 포함한 민생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제수용품 수급, 사재기·바가지 단속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이 다음 달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주재하는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무더위·장마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한 (농·수·축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달 말과 다음 달 초로 들어가면서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