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은 지난 2016년 우리 국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 시행 4주년이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와 국제사회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히 갈린다.

이에 국제사회에선 남북 교류와 협력을 중시하는 현 정부가 들어선 후 법이 사문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17년 9월 임기 만료로 물러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의 후임을 4년째 인선하지 않고 있는 것이나, 여야와 통일부 장관 추천으로 이루어지는 북한인권재단 이사회 구성이 아직도 지지부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시기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Committee of Inquiry) 위원장이 한마디 하고 나섰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에 보낸 영상을 통해서다.

커비 전 위원장은 "“COI가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일련의 액션 플랜을 제시했지만, 지금 한국은 아무것도 따르지 않고 있다"며 "모든 문명화된 사회의 시민이라면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 눈 감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이라면 북한 인권 문제는 남이 아닌 우리 가족의 일"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평화와 안보는 결코 오지 않는다"고 했다.

한변은 4일 북한인권법 시행 4주년을 맞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헌법·법률상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변은 8월말부터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는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출범을 촉구하는 공문을 정부·여당 인사들에게 발송하고, 국회 정문 앞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등 '북한인권법'의 정상집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해왔다.

한변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유사시 의료인들을 북한으로 보낼 수 있는 근거로 활용 가능한 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이율배반적이고 퇴행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통일부 역시 9월 7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통일부 주최의 다자 국제회의인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북한인권재단 조기 출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내용을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한변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북한 정권과의 협력이라는 미몽(迷夢)에서 깨어나 인권, 법치주의와 같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