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식재산과 금융 그리고 중재 등 법제도 전반에 대하여 비교법적인 연구를 위하여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물론 한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의 방문으로 일정이 타이트하여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도전정신이 발동하여 한번 시도해보기로 하였다. 실제 실천하는 과정은 다소 힘들었지만 장기간 미국에서 학교도 다녔고, 미국 로펌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고, 독일 로펌에서도 생활도 해보았고, 나아가 정부부처의 다양한 위원회를 경험한 필자가 적임자라는 다소 주제넘은 생각으로 소명 의식을 가지고 늦은 나이지만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앞으로 필자의 경험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개척하여 이를 국내 젊은이들에게 소개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 되기를 기원하며, 독일에서 새로운 일정을 시작했다.
 
국내 사무실의 업무를 어느 정도 마감을 하고 독일 뮌헨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좀 일찍 도착하여 상호 연계된 국내 항공사의 라운지에서 잠시 쉬었는데, 외국 항공사의 라운지보다 좀 더 고급스럽고 아늑하고 음식 역시 더 좋게 느껴졌다. 미국이 이미 그런 것처럼 이제는 INTERNATIONAL이 DOMESTIC 보다 반드시 더 우위인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항공권도 국내 항공 회사가 외국 보다도 더 비싸기도 하다. 

 

비행기에 올라타자 다행스럽게 비교적 크고 안락하였고 전담 승무원 역시 개념있게 친절하게 잘 챙겨주어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장도에 오르게 되었다. 
 
3선의 서울시장을 도전하는 정치인을 둘러싼 각종 비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국 영화를 접하였는데 너무 실감이 나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문화 한류의 원천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들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주 섬세하게 감정 표현을 잘하는 것이 상당히 신기하고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잘 표현한 영화로서 감흥이 남아 있게 만드는 영화였다.
 
최근에 필자에게 나타난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국내 문화보다는 무조건 외국 것을 선호하거나, 동경하고 가능한 한 외국 문화에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외국에 가서도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는 기회를 가지다보니 이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홍보하거나, 외국 문화와 비교•분석해서 좋은 것을 취하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한국 문화가 외국에 비하여 상당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체험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외국 문화를 접하려고 하는 시도하는 것은 좀 더 다르고 새로운 시각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고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일상의 무료함에서 벗어나 평범함이 가지는 무한한 잠재 경쟁력을 실감하고, 이를 통하여 신선한 자극을 받고자 하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만큼 한국 문화도 경쟁력이 있고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 여러나라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필자 스스로도 한국인이라는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현지 외국인 역시 한국에 대하여 상당히 호의적이고 한국의 장점 등에 대하여 부러워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다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구사능력 향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나아가 한국과 한국 문화의 장점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부터 치면 벌써 한국 문화가 20년 가까이 아시아를 주도하고, 세계로 퍼지고 있는데, 이제는 한국 문화를 외국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를 하고 받아들일수 있도록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법률 분야에서도 이제는 우리가 상당히 앞서가 있는 부분도 많아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국제적 연대나 상호 협업을 통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하여 엄청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글로벌 및 디지털시대에서는 가능한 한 해외 베이스캠프를 두어 글로벌 시장을 향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여유를 가지면서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가능한 한 글로벌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인 괴테가 바이마르에서 80여 살이 넘도록 장수하고 노년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데에는 자택인 괴테하우스뿐만이 아니라, 사색하고 혼자의 삶을 즐겼던 괴테 가든하우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분석했다. 이제는 국내나 국외에 자신만의 가든하우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곳에서 재충전을 하고 여유를 찾고 잔잔한 삶을 음미할 수 있어야 창조성도 나오고 자신의 삶도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비즈니스 역시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찾을 수 있고 나아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연결편을 갈아타고 뮌헨에 도착하여 자동차를 렌탈하였다. 지난번에 다소 황당한 경험을 하여 이번에는 부득이하게 다소 비싸지만 가장 유명한 차 렌털회사를 이용하였더니 다행스럽게 지난번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은 법률회사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느껴졌다. 틈새시장에서 세계 1등이 아니면 더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고 퇴출당할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가지게 되었다.
 
브랜드 명성에 맞게 배정된 차도 새 차였고 내비게니션도 작동하기가 어렵지 아니하여 운전을 즐기는 사이에 지정된 사택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이어 소위 말하는 Hot Shower를 하니 그간의 여독이 고스란히 다 풀리는 것 같았다. 게다가 여기가 나만의 “가든하우스”라는 생각을 해보니 자연스레 미소가 피고, 갑자기 모든 것이 즐겁게만 느껴졌다.
 
만사 긍정적인 사고가 최고이니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나만의 도전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보기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