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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8종 교과서에는 1882년 미국과 체결된 「朝美條約(조미조약)」 중 관세에 대한 내용이 아래와 같이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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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출판 |
언급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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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사 |
수출입 상품에 대한 관세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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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
관세 부과 조항 등의 조항도 들어 있었다.(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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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
자료: 제5조 관세율은 조선 정부에 속한다.(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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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교육 |
관세 부과 조항을 포함하였다.
자료: 제5조 조선에 오는 미국 상인과 상선은 모든 수출입 상품에 대해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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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교육 |
자료: 제5관 미국 상인과 상선이 조선에 와서 무역할 때 입출항 하는 화물은 모두 세금(관세)을 바쳐야 하며, 그 수세권은 조선이 자주적으로 가진다.(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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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스쿨 |
비록 낮은 비율일지라도 수출입 상품에 대해 관세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자료: 제5조 일용품의 수출입품에 관한 관세율은 종가세 10%를 초과하지 않으며, 사치품 등에서는 30%를 넘지 못한다.(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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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출판사 |
일용품 10%, 사치품 30%의 비교적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였다.(230) |
동아출판은 관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지학사와 미래엔은 관세 조항이 포함되었다는 사실만 언급하였다. 교학사는 ‘관세율은 조선 정부에 속한다.’고 하여 성립되지도 않는 문장을 썼다. ‘관세율은 조선 정부가 정한다.’ 또는 ‘관세율의 책정은 조선 정부에 속한다.’고 해야 한다. 비상교육과 천재교육의 자료 제시는 본문에 있는 내용 그대로여서 반복 게재로 인한 지면 낭비라는 느낌이다. 본문에서 관세 부과 조항이 있다고 했으므로 관세율이 얼마인지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리베르스쿨의 ‘비교적 낮은 비율’와 금성출판사의 ‘비교적 높은 관세율’이다. ‘비교적’이라고 썼으니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나 그 대상이 없다. 조선은 일본과의 「조일 수호 조규」에서 관세를 설정하지 못했다가 미국과의 조약에서 처음으로 관세를 설정한다. 아직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조미조약」 제5관에 규정하고 있는 관세율은 아래와 같다.
‘……각종 입항 화물로 민생의 일용과 관계있는 것은 상품 가격에 비추어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징세할 수 없으며, 사치품과 기호품인 양주·呂宋煙(여송연:담배)·시계와 같은 것은 상품 가격에 비추어 100분의 30을 초과하여 징세할 수 없다. 출항하는 토산물은 모두 그 가격에 비추어 100분의 5를 초과하여 징세할 수 없다.’(各色進口貨, 有關民生日用者, 照估價値百抽稅不得過一十, 其奢靡玩要等物, 如洋酒、呂宋煙、鍾表之類, 照估價値百抽稅不得咼三十. 至出口土貨, 槪照値百抽稅不得過五.)
이를 근거로 리베르스쿨과 금성출판사 교과서의 서술을 살펴보면, 먼저 리베르스쿨은 제시한 자료에서 ‘제5조 일용품의 수출입품에 관한 관세율’이라고 하였으나 제5조는 제5관의 잘못이며, 수출입품은 수입품의 잘못이다. 또, 종가세라고 하였으나 원문에는 估價(고가:가격)라 하였을 뿐 종가세란 말은 없다. 우리 역사 서술은 글자 하나 단어 하나도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
금성출판사의 경우 ‘일용품 10%, 사치품 30%’라고 하여 마치 관세가 확정된 것처럼 서술하였으나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용품의 경우 10%, 사치품의 경우 30%를 초과할 수 없다고 하였다. 즉 관세율은 10%와 30%를 넘지 않은 선에서 다양하게 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관세율 적용’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 따라서 리베르스쿨이나 금성출판사 모두 서술 오류다.
이러한 잘못된 서술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도 ‘그 내용은 수입 물품에서 일반 상품에 대하여는 10%, 시계･양주 및 진귀품을 30%의 수입세를, 수출품에 대해서는 5%의 수출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였다.’고 하여 서술 오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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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논의를 토대로 8종 교과서에 다양하게 서술된 「조미조약」의 관세 부분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조미조약」에서 조선은 처음으로 관세를 자주적으로 부과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수입품은 일용품의 경우 상품 가격의 10%, 사치품의 경우 상품 가격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또, 교과서에는 관세 부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5관을 제시하였으나 지나친 축약과 의역으로 본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를 제시하려면 본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있는 그대로 수록하거나, 아니면 그냥 정확하게 요약･서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8종 교과서에 수록된 「조미조약」의 관세 조항을 보면 너무나 혼란스럽다. 이것이 과연 역사 인식의 다양성인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 중에 누구는 관세가 있는지조차 모르는가 하면, 누구는 맞지도 않은 관세 비율까지 배운다. 어느 쪽은 못 배워서 불평등하고, 어느 쪽은 엉터리 내용을 배워야 해서 불평등하다. 같은 또래의 초중고 학생들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역사를 공평하게 배울 권리가 있다. 학생들은 역사 외에도 해야 할 공부가 너무나 많다. 역사 인식의 다양성이라는 미명 하에 실시되고 있는 衆口難防(중구난방)식 8종 검정 교과서는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나아가 사회적 갈등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우리 역사 교과서는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 입장에서 편찬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한다면 하나의 교과서로도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