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대국집에서의 도미타씨
-마루베니(丸紅) 상사 출신 도미타 가즈나리 씨와의 만남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윤동주 시인의 시(詩) <종달새> 한 구절이 떠올랐다. 봄바람이 상쾌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불현듯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서울에서 걸려온 국제전화였다. 16일의 일이다.
“서울입니다. 오늘 점심 가능하세요?”
“아? 도미타(富田) 상! 언제 서울에 오셨나요?”
“어제 왔습니다.”
일본인들은 사전에 약속을 하면서 몇 번이나 확인을 한다. 하지만, 도미타 기즈나리(富田一成·63)씨는 다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마루베니(丸紅) 상사의 주재원으로 서울에 근무했던 시절부터의 습관이기도 하다.
“좋아요. 여의도로 오세요.”
필자는 12시 30분 여의도역으로 나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그가 반가웠다. ‘찾는 친구가 있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필자는 도미타 씨가 좋아하는 순대국 집으로 안내했다. 순대국 냄새가 필자의 코를 괴롭혔으나 그는 무척 좋아했다. 일단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서 바로 소주를 주문했다.
“여기요! 소주 한 병 주세요.”
도미타 씨가 우리말로 주문했던 것이다. 종업들은 그가 일본사람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소주를 자연스럽게 몇 잔 마시던 도미타 씨가 입을 열었다.
다음 대통령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재인 씨가 대통령이 되겠지요?”
“글쎄요. 지금은 가장 유리해 보입니다만...”
“일본에서는 문재인 시대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도미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크게 신뢰하지 않았었다. 일본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리드하지 못해서다. 그런데, 문재인 씨까지 걱정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의 궁금증이 더해갔다.
“왜요? 무슨 이유 때문이죠?”
“문재인 씨는 핵(核)으로 무장한 북한과 친하잖아요.”
도미타 씨의 답변이 의외였다.
‘북한과 친하다?’
그는 ‘문재인 씨가 미국·중국·일본보다는 북한과 친하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나아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일본인들이 많다’고 했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그리고, 리더의 자격은?
그가 생각하는 한일문제와 리더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참고해 볼만했다.
“첫째, 일본의 아베(安倍晉三) 총리가 그만둬야 합니다. 독선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한국의 정치인들도 앞으로는 국민의 행복한 삶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도미타 씨는 길게 설명을 하면서 ‘위안부(慰安婦) 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국민을 배려하지 않는 정치인은 더 이상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덧붙였다. 한숨을 길게 몰아쉬더니 일본 젊은이들의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요즈음 일본 젊은이들의 실상이 어디 정도인지 아시나요? 아르바이트로 몇 푼의 돈을 벌어서 라면을 사먹고, 남은 돈으로 스마트 폰 게임을 합니다. 그들에게의 가장 큰 바람은 ‘다음 달 휴대폰 대금을 낼 수 있을까?’ 뿐입니다.”
희망을 잃은 그들이 도망갈 곳은 오로지 ‘라면과 휴대폰이라?’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에 빠지다보니 살인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도미타 씨는 일 년에 4-5번 서울에 온다. 다음 달 말로 여권이 만료되는데, 지난 10년간 한국 출입국관리소(immigration)의 도장만 찍혔단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도미타 씨와 헤어져서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결심했다.
‘국민의 행복한 삶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리더에게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리라.’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