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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이번 총선 노인폄하 파괴력은 역대급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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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4월 2일 정동영의 노인폄하 발언으로 화가난 노인들이 영등포 열린우리당사를 찾아와 정동영을 만나게 들어가게 해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사진=조선DB

4·10 총선도 별수 없었다, 과거 선거 때처럼 여야 가릴 것없이 막말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막말의 수위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치닫을 수 있다. 진영 간 대결구도가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는 만큼, 지지층 결집차원에서도 더욱 부추겨질 가능성이 높다.

 

여야 지도부가 경쟁하듯 입단속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전체 당원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국민께서 평가한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 달라며 거듭 경계령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상임위원장도 말 한마디를 가지고 선거 판세가 바뀌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며 막말 후보에 대한 공천취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하지만 약효가 제대로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과거 선거에서도 지도부의 당부가 거듭됐지만, 막말이 잇따랐던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예상되는 막말들 중 최악은 어떤 것일까? 무엇보다 노인폄하를 꼽지않을 수 없다. 진보정당 측이 내뱉어 왔던 게 대부분이기도 했다. 이들 연령층의 표심이 보수정당 측에 유리하게 작용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인을 폄하한 후과(後果)는 컸다. 파문을 일으켰던 측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정도로 판세가 출렁거렸던 것이다.

 

널리 알려져 있지만 “60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고 했던 발언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식겁했다. 2004년 총선 투표일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벌어졌던 일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역풍에 편승, 열린우리당은 2020년 총선 때의 더불어민주당만큼 압승을 기대했던 분위기였으나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이 발언 때문에 적잖은 선거구에서 역전당했다. 워낙 압승분위기였던 덕에 과반수 의석만은 가까스로 넘길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탄핵 역풍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을 때인 총선 후 재·보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참패했다.

 

같은 해 10월 재보선에서도 열린우리당은 패했으며 당시 투표 한 달 전에는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 중 교포 노인들은 연세가 들어서 곧 돌아가실 분이다. 무슨 힘이 있나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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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0월 24일 대통령 직선제개헌안 찬반투표를 하기 위해 강화도 하점면 망월리 주민들이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거듭된 노인폄하에도 불구, 2개월 뒤 같은 당 유시민 의원은 대학 특강 자리에서 “50대에 접어들면 사람이 멍청해진다. 60세가 넘으면 책임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발언,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노인폄하 발언들이 계속됐던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부의 국정실패와도 맞물려 정권 말기까지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졌다.

 

그럼에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논란은 재연됐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당시 서울대 교수)서울 노친네들 투표 못하게 온천 예약해드렸다는 트위터에 진짜 효자!!!”라는 댓글을 달았던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수성향 정당 쪽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터졌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9년 당내 회의 석상에서 손학규 대표를 겨냥,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노인폄하 막말의 파괴력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인구구조가 크게 바뀌었기에 한층 커질 것이다.

 

18세이상 유권자들을 연령대별로 구분(2023년 말 기준), 4년전 총선 때와 비교할 경우 60대와 70대 이상 연령층만 증가했고 다른 연령층은 모두 감소했다.(통계뱅크, 행정안전부, 중앙선관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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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9일 전남 나주시 남평읍 남평초등학교 투표소. 몸이 불편한 한 노인이 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연령대별 유권자 비중이 60대는 14.45%에서 17.19%, 70대 이상은 12.67%에서 14.24%로 커졌다. 60대 이상 인구는 모두 1395만여명이나 된다. 2020년 총선 때보다 200만 명정도 늘어난 셈이다. 유권자 10명중 3명이상이 60대이상 연령층이다.

 

반면 청·장년층의 인구 비중은 모두 줄어들었다. 20대는 15.4613.96%, 30대는 15.9114.82%, 40대는 19.0117.85%, 50대는 19.6819.59% 등이었다. 이들 연령층의 인구를 4년전과 비교할 경우 134만 명정도 줄어들었다. 야권이 강세를 보였던 세대가 포함된 연령층이기도 하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경우 60대 이상 인구가 244415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9.4%를 차지, 10명중 3명 정도였다. 4년 전의 26.2%보다 비중이 커졌고 219000여명이 늘었다. 경기도에서도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이 4년 전 23.3%에서 27.3%, 인천에서도 24.4%에서 29.0%로 커졌던 것.

 

연령대별 비중이 이런 상황인 만큼 노인비하를 하는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연령대별 투표율도 역대선거에서 60대 이상이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노인폄하 논란이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과거 발언들까지 끄집어 내 쟁점화하거나 심지어 재탕, 삼탕까지 해왔던 선거판이기에.

 

이번 선거에서도 이미 예열단계는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 측이 노인의 투표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혁신위원장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자 몇 개월 후 국민의힘 측은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고 했던 비대위원의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초래했다.

 

어느 쪽이 다시 바통을 넘겨받을까? 역대 선거를 되짚으면 국민의힘보다는 더불어민주당 쪽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노인폄하 막말이 이번 선거 판세에 미칠 파괴력은 역대급이란 점이다. 그런 점에서도 정치권은 410일까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셈이다.

입력 :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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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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