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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지역주의 완화? 86운동권 퇴장에서 시작된다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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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DB

지역주의 타파!”

 

총선 때만 되면 정치권에서 여야 가릴 것없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왔다. 수십년째다. 이번 4.10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영·호남 지역주의는 완화되고 있을까? 헛웃음 날 뿐이다.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늉에 그쳤을 뿐 거꾸로 가고있는 것이다.

 

지역주의는 알려져 있듯 1987, 88년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다시 심화되기 시작했다. 지역 할거주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것이다. 1987년 대선에서 DJ는 광주 94.41%·전남 90.28%·전북 83.26%, YS는 부산 55.98%·경남 51.26%, JP는 대전충남 45.03%, 노태우는 대구 70.69%·경북 66.38%를 득표했다. 이듬해 총선에서도 이런 판세가 재연됐다. DJ의 평화민주당은 호남권 37석 중 무소속에게 1석만 내주고 석권했다. YS의 통일민주당은 부산경남 37석중 23, JP의 신민주공화당은 대전충남의 18석중 13석을, 노태우의 민주정의당은 대구경북의 29석중 25석을 차지했다. 1988년 총선부터 부활됐던 소선거구제가 기폭제가 됐던 셈이다.

 

중선거구제(선거구별 2명 선출)였던 1985년 총선 때만 해도 지역주의는 부각되지 않았다. DJYS의 영향력 아래 있던 신한민주당이 호남에서 36석중 7석에 그쳤던 반면 민정당은 18석을 차지했다. 대구경북에서도 민정당이 26석 중 12, 신한민주당이 6석이었다. 부산경남에선 신한민주당이 32석중 12, 민정당이 13석이었다.

 

영호남 지역주의가 격화됐다는 1971년 대선도 요즘보다는 덜했다. 박정희, 김대중 후보가 영남에서 각각 7 2, 호남에선 36 정도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이다.

 

지역주의 투표성향은 그러나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약한' 버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정치판이 대화와 타협보다는 운동권 방식의 선()과 악() 대결구도로 치닫게 되면서 지역주의에 더욱 부채질을 해댔던 것이다. 이같은 구도를 주도했던 쪽은 집권당 측이었다. 당시 집권당의 논평이나 발언에는 이같은 구도가 깔려있었고, 야당 측이 맞대응에 나서면서 정국은 더욱 얼어붙었다.

 

선악 구도가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과 맞물리면서 영호남 지역주의까지 견고화 시켰던 것이다.

 

집권당 텃밭인 호남지역의 몰표에 명분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주의를 공고히 하고,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호남의 몰표는 진보쪽 지지이기에 선이라는 궤변으로 몰아갔다. 지역주의의 또 다른 축인 영남도 이 같은 몰표에 맞대응했고, 양측의 지역주의는 한층 견고해져 갔다.

 

게다가 SNS 문화까지 가세, ·악구도로 덧칠된 지역주의에 불을 더욱 지폈다. 끼리끼리만 모여 의견을 공유하고 가짜 뉴스까지 퍼나르며 진영 논리를 더욱 다져갔던 것이다.

 

지역주의가 왜 DJ 정부에서 변질됐을까? 선악 구도로 무장한 86운동권 출신이 정치권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DJ정부 출범 2년 전인 1996년 김민석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송영길·임종석이 등원했으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부터는 우상호·이인영·이광재를 비롯, 86운동권의 정치권 진출이 거세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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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1일 오후 '반칙과 특권의 청산 위한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조선DB


이들의 세력화와 맞물려 지역주의의 위력도 선거판에서 재연됐다.

 

DJ 집권 때인 2000년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은 호남의 29석 중 25석을 차지했고 나머지도 무소속 후보가 가져갔을 뿐이다. 이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았던 정당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한나라당 역시 영남권 65석중 무소속에 1석만 내주고 석권했을 정도다.

 

노무현 정부 때인 4년 뒤 총선에서도 호남권에서 새천년민주당이 5석을 얻은 것 외에는 모두 열린우리당이 석권하는 등 이곳을 지지기반으로 했던 양당이 모두 차지했다. 영남권에서도 한나라당이 68석 중 60석을 차지했던 반면 새천년민주당은 전패했고, 열린우리당은 이곳 출신인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지지세에 힘입어 4석이나마 건졌다.

 

코로나19 긴급지원금 논란까지 겹친 가운데 집권당이 압도적으로 이겼던 2020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집권당이기도 했기에 호남의 28석 중 27석을 석권했던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미래통합당 역시 대구경북의 25석 중 24석을 차지했다. 두 지역 모두 철옹성이었던 셈이다. 미래통합당은 부산울산경남에서도 40석 중 32석을 차지, 견고한 지지기반을 재확인했다.

 

특히 당시 선거를 계기로 86운동권은 집권당 의석의 절반을 차지, 당내 주류로서의 위상까지 다지게 됐다.

 

이들이 건재한 상황인데 4.10 총선이라고 달라질까. 영호남 지역주의로 표심이 갈라질 게 불 보듯 뻔하다. 더 심각한 것은 변질된지역주의 표심이 수도권을 비롯해 다른 지역으로 더욱 확산·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주의 완화? 무엇보다 86운동권의 정치문화를 청산하지 않는 한 요원해 보인다. 이들이 정치권에서 퇴장해야 하는 이유다.

입력 : 2024.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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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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