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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상파울루 日記 22 (끝)] 귀국길에서의 생각과 다짐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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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25분에 스페인 말라가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지난번에도 그러하듯이 말라가로 가는 비행기는 만석이다. 아직은 추워서 모두가 겨울옷을 입고 있다. 1시간 30분을 가니 말라가 공항에 도착이다.
 
EU 내에서의 입국이어서 절차가 거의 없다. 이제는 좀 익숙하다. 벌써 날이 어두워진다. 바다가로 가서 고기와 와인을 하고 싶었는데 좀 늦은 셈이다. 공항 내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자야겠다.
 
가능하면 보딩패스를 받아서 안으로 들어가 라운지에 가려고 체크인을 시도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체크인이 안 되었다. KLM항공기는 여러 면에서 미리 체크해주는데 이번에 말라가에서 서울가는 편은 전혀 연락이 없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티켓으로 체크하니 말라가에서 서울로 가는 편은 KLM항공이 아니다. 말라가에서 파리까지는 Air Europa, 파리에서 서울까지는 에어프랑스다.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어떻게 된 것인가? 공항의 인포메이션에게 물어보니 체크인은 출발 시간 2시간 전에 한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만 한다. 좀 일찍 체크인을 하려 한다고 하니 “그러면 AIr Europa 사무실에 문의해보라”고 한다. 물론 이티켓을 받았으니 문제가 없을 것 같고 문제가 되면 나중에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좀 일찍 안으로 돌아가서 라운지에서 좀 쉬려고 한 계획이 무산되었다.

공항 내 스타벅스 밖의 테이블과 의자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와이파이도 잘 되고 전원도 있고 테이블과 의자 등이 잘 갖추어 있어서 컴퓨터 작업하기에 제격이다.
 
인내심이 강한 유럽인들
 
나름 나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자제하는 인내심을 가진 유럽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참 열심히 하고 있는데 뒷좌석에서 어느 남자가 큰소리로 전화통화를 해 신경이 쓰였다. 이방인으로서 달리 말하기가 적절하지 않아 참았는데 그 정도가 심하다. 주위에는 거의 10여명이 있었는데 누구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목소리도 상당히 커서 모든 사람에게 방해가 되는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곧 그칠 줄 알았던 통화가 30분, 1시간 아니 1시간 반이 지나도 계속된다. 안하무인으로 더 큰 소리로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다.
 
지금이 바로 수양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 고승은 시장에서 법도를 익혔다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그렇다. 외부의 장애에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인만 손해인 것이다. 그렇다고 잘못 다투다가는 큰 싸움이 되고 나아가 이곳은 한국과는 다르다. 총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방인으로서 위축되어 달리 할 수가 없다. 포르투갈어를 모르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성악을 하는 것으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성조가 있다.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거의 2시간 동안 떠드니 옆에 있던 장년으로 보이는 이가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점잖게 이야기한다. 반가운 이야기다. 그랬더니 좀 조용해 졌다. 그런데 그 친구도 만만찮다. 5분에서 10분이 지나니 종전의 목소리보다는 조금 약하지만 여전히 시끄럽게 통화에 열중한다. 대단한 친구이다.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유럽은 비교적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무어라고 따지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선진화되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한국에서 이런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유럽은 이런 분위기가 좋다. 물론 이런 분위기가 바람직한지 여부는 별도의 문제이지만 크게 큰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비즈니스 등에서 이 같은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급적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간섭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사회문화가 이국적인 것은 사실이다. 다른 것을 떠나 시끄럽지 않고 나름 조용하고 여유있는 사회가 좋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나이를 잊어버리고 잃어 버리다
 
한국과는 달리 외국에서는 나이를 잃어버리는 순간이 많아서 좋다.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도 많고 나아가 지켜보는 사람도 많아 나이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솔직하게 눈총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그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쉽게 말해서 나이로부터 해방이다. 지금 59세이지만 39세로 표방하고자 한다. 실제 생리상의 나이를 39세로 세팅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20~30년간 사회활동을 하고자 한다. 그간 나이 등을 핑계로 하지 못한 것을 해보고 싶다.
 
새로이 인생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못할 일이 무엇이 있을 것인가? 새로운 커리어를 해보는 역시 의미있고 이를 떠나서 재미있고 익사이팅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이유는 없다. 특히 해외에 나와 있으면 일단 다른 사람이 없다. 즉 신경을 쓸 아무도 없다.
 
만사 마음먹기 나름이다. 행복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즐거워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면 젊은 것이다. 젊어서 젊은 것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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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로서 세계일주를 꿈꾸다
 
이 세상을 다 돌아다니면서 각국의 사회, 문화 그리고 생각 등을 정리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와중에 틈새시장을 찾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면 된다.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업데이트할 필요는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관련 자료와 정보를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더는 무엇을 바랄 것인가?
 
과정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기 위하여서는 결과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지나친 의미부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특히 주위 평가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고 의미가 있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면 될 뿐이다.
 
디지털 노마드로서 나이의 제한이나 한계에서 벗어나고 주위의 시선이나 평가에서 해방된 독립된 자유로운 영혼으로서 자신이 그간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온라인 체크가 안 되어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
 
온라인 체크인이 안 되어서 카톡이나 메시지로 문의했는데 답이 없어서 할 수 없이 말톡으로 한국의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다. 인터넷이 제대로 연결이 안 되는지 자꾸 끊어진다.

겨우 연결이 되었는데 기계음만 들렸다. 현재 상담 중이어서 적어도 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기계음이 들려서 다른 방법이 없어서 기다렸다. 거의 10분이 지나서야 받는다. 처음에는 예약이 안 되었다고 하다가 이티켓을 이메일로 받았다고 하면서 다시 확인해 보라고 하니 그제야 확인되었다고 한다.
예약상 문제가 없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코로나 병 등으로 출입국 제한 조치 등으로 아무래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모양이다. 좀 있으니 Air Europa 카운터가 오픈하였다. 거의 4시간 전인데 오픈하니 다행이다. 탑승권을 받아 들어가니 이제야 가게 들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잠을 설쳤더니 좀 피곤하다.
  
코로나 등 사정이 다음 여정에 걸림돌이 되다
 
공항 VIP 라운지로 갈려고 하다가 그냥 대기실에 있기로 했다. 기념품 가게 등을 들러 보았다. 이제 한국에 가는 모양이다. 그런데 막상 간다고 하니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물론 한식은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일상의 연속이다. 그리 힘들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달리 뚜렷한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3월 19일에 포르투칼 포르투에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 두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국인의 경우에 한국인의 입국을 거절하거나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하는 국가가 많아 고민이다.

한국인에 대하여 입국제한 조치를 한 국가들의 명단을 보면 놀랍다. 평소에 친한적인 성향으로 보이는 국가가 오히려 앞장서서 입국제한 조치를 하는 등 난리이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과 일본이다. 그 다음이 미국이다. 한국과 경제개발 등 친밀한 경제협력을 도모하는 듯한 국가가 더 난리인 것이 더 이상하고 놀랍다.
  
여행의 질적 변화로의 충동을 느끼다
 
이번 여행에서도 이런 것을 느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가능하면 여러 면에서 좋은 집단에 속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찌할 수 없다.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사람들이 열악한 상황에 있으면 남을 제대로 배려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너무 각박하고 여유가 없는 집단에 속해 있으면 매사에 어렵고 또한 곤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근한 예를 들면 열악한 환경에 있는 경우 다 그렇지는 아니하지만 대체로 사람들이 상대방에 폐해를 끼치고도 그리 신경을 쓰지 아니하고 또한 아무렇지가 않게 반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약속의 미이행, 연착, 지저분함, 비위생적인 것 모든 것에 대하여 나몰라라 한다. 이를 탓할 수도 없다.
 
갑자기 혼란스럽다. 인생 후반기의 여행을 하는 과정의 고난이 큰 가르침을 줄 것이라 믿었다. 실제로 큰 가르침을 주기는 했다. 그런데 그 가르침은 너무 열악한 환경과 너무 각박한 사람과의 교류는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나름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기는 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은 너무 좋지 않은 경험들이었다. 바가지. 지저분함.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부재 등등.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번 2개월간의 사전 조사의 의미를 가지는 여행은 의미는 있는 셈이다. 이제 거의 60여 개국 이상의 나라를 다닌 셈이다. 앞으로 다녀야 할 나라가 훨씬 많다. 그렇지만 간단한 사전 조사 여행 이후에는 좀 더 대상국가를 엄선해야겠다.
 
그리고 여행의 과정에서도 좀 더 의미있는 만남의 시간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현지 교수나 전문가와의 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해 보였다. 또한 엘리트 입단이나 전문가 집단과의 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였다. 물론 그 나라의 사회문화를 알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그렇지만 관광객 차원의 명소를 간단히 보는 극히 피상적인 수준의 통상적인 투어 방식의 여행은 결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이번 남미 여행이 어려웠지만 이를 느낀 것만 해도 큰 수확인 셈이다.
 
59을 39로 바꾸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다
 
이제 59세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나아가야 한다. 스스로에게 이제 겨우 39라고 주입시켜 본다.
 
그런데 스스로의 반응 역시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저 나이만을 의식하면 그저 그런 노년의 삶만이 기다릴 것이다. 그렇지 않고 스스로에게 39세 나이를 주입하면 그 나이와 유사한 삶이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한번 해보자. 못할 것이 무엇이 있을 것인가? 만사 생각하기 나름이다. 즐겁고 감사하게 살고 싶다. 목표의 달성보다는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와 즐거움과 나름의 행복을 찾아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건강부터 챙겨야겠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것에 무조건 감사하자. 그것이 최악이든, 평범한 일상이든, 아니면 최상이든 각자는 다 나름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래야 매 순간이 행복할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이 중요하다. 감사하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살아 숨 쉬면서 나름 자유롭고 가장 멋진 춤사위를 펼쳐보아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인지 모른다.

입력 :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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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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