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된 객원연구원 생활과 사택에서의 한국 음식 도전기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업데이트 2017-11-30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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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프랑크 일기(6)
 
객원연구원으로서 모처럼 독서에 전념하면서 한국 음식 만들기에도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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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프랑크 연구소 도서관에서 지식재산 관련 최신 저널과 논문을 숙독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였다.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서의 업무와 관련한 행정적인 사항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차를 몰고 연구소에 나갔다. 도서관에서 지식재산 관련 저널과 논문집을 보면서 최근 해외의 동향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였다.
 
그동안 주로 실무가로서만 일하여 온지라 책을 읽는 습관이 제대로 안 잡혀 있어서인지 조금 불편하였지만, 새로운 동향에 대한 최신 심포지엄 발표자료 등은 나름대로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유감스럽게도 객원연구원들 사이의 의사소통 창구가 거의 작동하지 않아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런 사정을 필자를 초대한 교수에게 이야기하였더니, 자신은 너무 바빠서 가능하면 이 부분은 필자의 supervisor와 협의하라고 한다. 교수들이 각자 자신의 연구 활동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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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법대의 법과 기술 저널.
필자가 이곳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잠시 있기로 한 것은 다양한 방문학자들과 각국의 지식재산의 현안 등에 대하여 토의를 하고자 함이었는데, 유명한 연구소이지만 이런 부분에 대하여는 달리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관련 자료만을 보고 연구만을 하기 위하여 이곳을 방문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소 실망이 되었다.
 
원래 당초에 구상하였던 부분은 온라인 상으로 온라인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상호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토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함이었지만, 수동적인 학자처럼 자신만의 연구에만 몰두하는 것은 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 곳 연구소의 분위기를 바꾸고 커뮤니티 활동을 좀 더 활성화하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기도 하였다.
 
당분간은 관련 전문서적과 법률저널 등을 보면서 새로운 동향을 익히는 시간을 가지고 관련분야의 기초지식을 다지기로 마음먹었다. 이후에는 각국을 방문하여 지식재산과 금융분야의 전문가그룹 즉 변호사, 판사, 법대교수, 해당분야 사업가 그리고 현지의 정책담당자 등과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필요하면 비공식적인 세미나 등도 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핸드폰으로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려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관련 사항에 대한 질문서와 인터뷰 내용 안 작성이 중요해서 이 부분에 대하여 당분간 집중하기로 하였다.
 
자료를 검토하는 것도 점차 가속도가 붙으니 시간가는 줄을 모를 지경이었다. 점심도 책을 보면서 간단히 때우고 계속 자료를 검토하면서 앞으로 일정 등에 대하여 구상해보았다. 관련 책자 등 자료만 보는 것만으로는 이곳을 방문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전문가 섭외와 이들과의 토의 등에 주력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전문가 섭외가 쉽지 아니하였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좀 더 고민하면서 해결하기로 마음을 다시 고쳐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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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대의 법과 정보기술 관련 국제저널.
모처럼 많은 시간 동안 독서도 하면서 고민을 하다 보니 배가 고팠다. 사택으로 가는 도중에 슈퍼에 들러 상추와 야채, 과일 등을 사서 집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기로 하였다. 된장찌개를 만들려고 했는데 재료가 여의치 아니하여 포기하였다. 대신에 간단하게 김치와 야채 쌈밤으로 저녁상을 차리기로 하였다.
 
필자가 대충 된장, 고추장, 참기름으로 섞은 쌈장은 의외로 맛이 좋았다. 상추로 쌈밥을 만들어 먹으니 정말로 꿀맛이었다. 이곳의 상추는 아예 뿌리가 있는 흙까지 같이 포장이 되어 더한층 싱싱하게 느껴졌다. 밥은 전자레인지가 없어 물을 끓여 15분간 데워 요리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그 결과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여기에 화이트와인을 곁들이니 퓨전 음식으로 한 단계 승격된 기분이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초라한 음식이지만 필자가 열악한 상황에서 스스로 만든 음식이어서인지 맛은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불현듯 30년 전 미국 유학시절이 생각이 났다. 그 당시에는 온종일 학교도서관에 있다가 저녁에 와서 아파트 내 수영장에서 나 홀로 수영을 하고 사워 후에 한국 음식을 만들어서 먹었는데 배가 고팠다. 당시도 직접 해먹은 음식이 맛이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생각난다. 시간은 순회하는 모양이다. 지금 비록 뮌헨에는 잠시 머무르는 것이지만 30년 전의 생활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식을 해먹는 것이 다소 귀찮은 일이기는 하지만, 평소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설렘도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자신이 직접 조리(?)한 음식이라는 점에서 적당한 성취감도 느껴졌다.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어서인지 즐거움과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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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직접 조리한 쌈밥정식과 화이트와인. 식재료는 보잘 것 없었지만, 맛은 괜찮았다. 30년 전 미국 유학시절이 저절로 떠올랐다.
 
이곳이 괴테가 바이마르에 둔 가든하우스와 같이 필자에게도 소중한 삶의 충전소라는 느낌이 든다면 너무 거드름을 피우거나, 사치한 것으로 비난받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시간이 필자의 인생에서 견문과 식견을 넓혀 줄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성취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이런 시도가 글로벌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도전인 것만은 분명해 보여 스스로 자위를 해본다. 마냥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다만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업무시간이 2배로 증가하는 부작용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한국 현지시각으로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온라인으로 계속 일을 해야 하고, 이곳 시간으로 낮시간대 역시 이곳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담마저도 필자가 느끼는 작지만, 더없이 귀중한 행복을 조금도 감소시키지는 못한다. 평소 2배에 달하는 초과 근무마저도 그냥 감사하고 축복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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