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KTORA와 국제상공회의소 중재법원( ICC)을 방문하다

  • 김승열 변호사,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 업데이트 2017-11-08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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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일기(17)
파리의 KTORA를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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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모처럼 방문하였는데 역시 파리는 파리인 모양이다. 그간 여러 유럽 국가의 멋진 도시들을 보아왔지만 역시 파리는 그 어느 도시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움과 기품이 있다. 파리 시민이 자긍심으로 자존심이 높은 이유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할까.
 
파리 중심지의 다소 복잡한 건물에 있는 KOTRA는 막상 들어가 보니 사무실 공간에는 다소 여유가 있었다. 잘 꾸며진 사무실의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임채근 관장님과 파리에서 40년간 살아오신 김영호 차장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주차 문제 때문에 조금 일찍 왔는데, 다행히 근처에 지하 주차장이 있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 회의실를 구경한 후 무역관장님과 프랑스의 한국 진출 기업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대략 30개로 주로 대기업 중심이라고 하였다. 기업들이 주로 개별적으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지상사협의회라는 것이 없어서 주로 주말에 골프모임 등을 통해 비공식적인 회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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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프랑스 기업 중에 한국에 진출한 것이 거의 300개 이상이 된다고 하여 놀라웠다. 주로 화장품,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분야의 진출이 두드러진다고 하였다. 특히 한-EU 자유무역협정의 최대 수혜국이 프랑스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우리나라가 무역흑자국이었지만, 자유무역협정 이후에는 적자로 돌아서는 등 오히려 프랑스에게 유리하게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프랑스 대학교에서 한국어 및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국어를 수강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고, 이들 기관에서 한국 정부에 불어에 능통하고 한국어와 문화를 강의할 수 있는 강사를 증원시켜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임 관장은 최근 한류문화의 확산도 하나의 원인된 것 같다고 하였다.
 
프랑스의 실업율이 거의 10%에 달하여 청년 층에서 한국에서 직업을 구하려는 요구가 높아진 상황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되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에 대학교 입학자격 시험에서 제1외국어에 한국어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실로 놀라운 현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느껴졌다. 
 
프랑스는 16세기에 유럽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을 했고, 세계 각국에 식민지를 거느린 자존심이 강한 국가였으나, 식민지들이 독립을 하고 또한 자체 자원이 없는 탓에 1970년대에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드골 대통령이 중공업을 육성시켜 경제회복을 시도하였으나, 에너지의 대외 의존도가 높고, 무역적자가 갈수록 심화되어 상당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최근 마크롱 정부가 들어서서 노동개혁과 일요일에도 매장을 오픈하게 하는 등 경제회복을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덕택에 부동산, 요식업계, 호텔업계에서 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인 보이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와 같이 좀 더 라틴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며 기업 문화 역시 공무원 조직처럼 다소 보수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고, 중견기업도 독일이나 영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태에 있다. 유럽 국가에서 관광객의 숫자가 가장 많은 국가이나 실제 관광 수입은 비싼 물가 때문에 스페인 등에 비하여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일요일에도 매장을 여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등의 관광진흥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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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제4차 산업혁몀과 관련하여 중소기업을 영국 수준인 8,000개 정도의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고 나아가 이들 기업들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이를 “미래산업”이라는 용어로 디지털화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나아가 이를 위한 기반사업으로 국토 전역에 광케이블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현재 45%정도의 광케이블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는 갑을 문화가 그리 두드러지지 아니하고 예술과 문화를 즐겨서 그런지 사회기반시설의 불편한 점에 대하여 달리 큰 불만이 없어 보였다. 임 관장은 프랑스에서는 누구라도 먼저 보는 사람이 인사를 건네는 것이 기본 예의로 자리잡고 있어서 가게에 들어가서도 점원을 먼저 보게 되면 먼저 인사를 하라는 팁을 알려주었다.
 
프랑스에는 대략 2만명 정도의 한국인이 거주하는 데 이중 유학생이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에 정착하여 생활하는 것이 만만치 아니한 모양이다. 다만 예술과 문화 등의 분야에서 협업을 통하여 시너지를 낼수 있는 여지와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비록 언어적인 장벽이 있지만 프랑스 기업이 이미 한국에 많이 진출하고 있고 K-POP, K-FOOD등 한류에 대하여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에 장기적인 차원에서 도전해볼 시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범정부차원의 방향 제시와 젊은 청년들이 프랑스에 진출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면 미래의 먹거리 산업인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우리나라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프랑스가 좋은 동반자와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네바 일기(18)
 
파리 국제상공회의소 중재법원(ICC)를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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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중재분야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기관인 국제상공회의소의 중재법원인 ICC를 방문하였다. 파리 중심지에서 깔끔하고 조용한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차장이 부족하여 주차를 하느라고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바람에 겨우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ICC 건물에 들어가니 입구가 아주 단정하고 프로페셜한 느낌을 주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Managing Counsel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FILIPIT ZIBA 변호사 방에 가서 환담을 나누었다. ZIBA 변호사는 상당히 활발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향후 대한중재인협회와의 협력 관계를 도모하고자 방문을 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는 맞장구를 치면서 자신도 11월 경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가 대한중재인협회에 대해 여러가지 물어보아서 2,000여 몀의 중재인으로 구성된 한국의 대표 중재인기구라고 소개하자 많은 관심을 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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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ICC는 달리 중재인 리스트가 없다고 하면서 중재 사건의 당사자가 지명을 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도 해당 사건의 중재인으로 선임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 제도는 사안에 따라 다양한 전문중재인을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각 국가별로 National Committee가 있어서 그곳에서 추천하는 중재인을 ICC중재법원에서 선임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는 주로 3인 중재인 패널의 경우에 의장중재인이나 단독중재인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합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재법원에서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 중재인이 특정 사건에서 선임되는 경우가 있느냐고 물어보자 그는 놀랍게도 많이 선임되고 있다고 하였다. 다만 당사자 중의 하나가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이고 나머지 당사자가 다른 나라 사람이나 기업인 경우에는 준거법이 한국법이라고 하더라고 한국인 중재인을 선임하지는 아니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특정 당사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사자 모두가 한국인 또는 한국 기업이면 당사자가 합의하면 한국인 중재인을 선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연간 진행중인 중재 건수는 대략 1,500여 건이 되고, 작년이 경우 새로 접수된 것이 대략 1,000건 가까이 된다고 하였다. 건당 평균 수가는 1억 달러가 넘는다고 하였다. 필자가 놀라움을 표시하자 100달러가 넘지 않는 소액 사건이 상당수 있지만, 5얼 달러가 넘는 대형 사건이 많아서 평균 분쟁 금액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생각보다도 건당 분쟁금액이 높아서 놀라웠다.
 
따라서 중재재판정의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느껴졌고 전통적으로 권위가 높은 ICC 중재법원이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보여졌다. 선임된 중재인 중에서 비법률가도 많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분쟁금액도 크고 소송당사자가 변호사임으로 이를 상대로 하여 정확한 중재판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법률가는 거의 없다고 하였다. 물론 엔지니어링 전문가도 중재인으로 선임되는 경우도 있지만 변호사이면서 동시에 엔지니니어링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한 변호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분쟁금액이 높고 중재판정의 신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ICC 중재법원에서는 내부 점검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중재판정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3명의 중재인과 사무국 그리고 중재법원의 자문전문가그룹(COURT COUNSEL)이 유기적인 협업체제로 중재판정에 대한 면밀한 사전 검토 작업을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면, 중재 판정부에서 중재판정초안을 작성하게 되면 이를 중재 당사자에게 보내기 전에 먼저 사무국에 보내게 된다. 그러면 이를 받은 사무국은 초안을 검토하여 형식적인 요건과 실질적인 내용상 상호 모순이나 논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점 등이 없는지를 검토하게 되고, 이 검토보고서를 첨부하여 이를 자문 전문가그룹에게 보내게 된다.
 
이를 받은 자문 전문가 그룹은 이를 다시 한번 검토하게 된다. 자문 전문가 그룹은 주로 저명 중재인, 세계적인 교수 등 중재분야의 전문가로 다양한 국가출신으로 구성되며 4년정도의 임기로 공익 활동의 일환으로 이 업무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자문에 따른 보수는 전혀없다고 한다.
 
전문 자문가 그룹은 중재판정의 초안의 수치상의 하자 등을 포함하여 논리적 비약 등이 없는지 전반을 검토한 후 의견서를 첨부하여 중재 판정부에 보내게 된다. 물론 중재 판정부가 이러한 의견을 수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자유재량에 속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는 전문 자문가 그룹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에 따라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검토하여 이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 중재 판정문을 중재 당사자에게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중재제도가 사법 소비자의 수요에 부합되고 나아가 디지털 시대에도 적합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단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반면에 중재 판정의 신뢰도 측면에서는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이와 같은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도적으로 확립된다면 사법 소비자의 신뢰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같다는 필자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우리나라의 대한상사중재원에서도 물론 내부의 다양한 검토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겠지만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좀 더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느겨졌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온라인 분쟁해결 기법의 도입에 대하여 물어보자 내부에 전문가는 있지만 워낙 분쟁 금액이 높고 보수적이어서 이의 도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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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현재 자신의 직업에 대하여 만족을 하느냐고 물어보자 너무나 밝은 목소리로 "일은 많지만 재미가 있고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5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유명한 사건을 많이 접하였고, 세계 유수의 로펌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 중재인들과 만나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하였다. 유쾌하면서도 유익한 환담을 마치고 1층 리솁센 지역에서 같이 기념촬영을 하면서 조만간 서울에서 볼 것을 기약하고 건물을 나섰다.
 
ZIBA 변호사처럼 자신의 업무에 적극적이고 스스로 만족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흐믓한 미소를 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중재법정도 좀 더 국제화되고 이와 같이 만족을 하는 임직원이 가득하도록 기여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하였다.
 
홀가분 마음으로 차에 오르니 한국과 같은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아름다운 파리가 더 한층 친근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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