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지식재산기구인 WIPO 건물. |
독일과 영국에 이어 세계지식재산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제네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스타트업(startup) 등에 대한 금융, 핀 테크, AI, 디지털화 등의 과정에서 각국의 사회지원 인프라와 규제방향 등 전반적인 법제도적인 흐름을 파악할 생각이다.
다소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 탓인지 프랑크푸르트에 중간 기착해 제네바행 비행기를 타야했다. 다만 연결편 비행기를 타기 위해 1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예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항 주변의 호텔을 찾아가니 프런트에서 이상한 사람취급을 해 당황스러웠다. 호텔 직원은 “먼저 매니저에게 숙박이 가능하지 여부부터 물어보겠다”고 했다. 호텔에서 숙박하겠다는 사람을 이렇게 불친절(?)하게 대접해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만큼 이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정리정돈 된 사회라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숙박비보다는 다소 비싼 수준의 비용을 청구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다. 방은 아담했고 인테리어가 나쁘지 않았지만 욕실 샤워기가 부셔진 상태였다. 프런트에 전화(일반 핸드폰 같은 형태)를 하려하니 언어표기가 독일어로 돼 있었다. 난감했다. 국제수준의 호텔인데도 영어표기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호텔 내 간단한 스위치 작동도 상당히 힘(?)을 써야 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호텔산업은 시설 면이나 직원들의 서비스에서 세계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한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지, 한류스타를 보기위해 방한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람들의 생각은 인종이나 국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는 동질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선진 문물을 배운다고 해외탐방을 떠난 것에 대한 회의가 ‘살짝’ 밀려왔으나 좀 더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자 마음을 다잡았다.
공항 보안요원에게 적발되다!
이튿날 아침 6시 탑승수속을 진행하는데 정장차림의 사람들이 몰려와 공항은 상당히 혼잡스러웠다. 이른 시간이어서 검색대가 하나밖에 오픈이 되지 않았다.
기본에 충실한 독일처럼 검색 요원들은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게 수행하는 느낌을 받았다. 검색대 전경을 스마트폰으로 찍으려다 보안요원에게 걸려 사진을 지우고 말았다. 테러에 민감한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제네바공항에 도착하니 깔끔한 중소도시에 온 느낌이 들었다. 모든 언어가 프랑스어로 표기돼 이를 해독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스위스의 공식언어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그리고 로망슈어다. 그런데 제네바는 프랑스에 인접하고 있어 주로 프랑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스위스 전체로 보면 70% 이상이 독일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예약한 호텔로 가기 위해 구글 맵으로 검색하고 기차표를 구입하려는데 영어 안내판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스위스에도 독일의 Barn회사처럼 표를 예매해 주고 안내하는 SBB사무실이 있어 그곳에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공항에서 기차로 제네바 중앙역(Cornavin)까지 간 뒤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기사의 친절한 설명으로 제네바 시내에서 다서 떨어진 호텔(프랑스 지역)에 내렸다. 다소 소박한 시골 풍광이 느껴져서 좋았다. 일찍 도착한 관계로 추가 요금을 내고 체크인을 했다. 가벼운 사워 후에 시내구경 및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를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WIPO까지 배낭여행을 온 젊은이 마냥 혼자 걸어가 보기로 했다. 구글 맵 상으로 1시간 30분 이상이 걸렸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풍광을 즐기며 ‘멍 때리기’도 하고, 또한 명상에 잠기기도 하면서 길을 걸었다.
흥미로운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다. 표지판의 왼쪽은 프랑스, 오른쪽은 스위스를 가리키는 국경표지판이었다. 그런데 너무나 소박하고 볼품이 없어 놀라웠다. 국경지대인데 아무런 검문소도 없고 통상적으로 느껴지는 살벌한 국경표시판도 없었다.
EU만이 가진 특유한 광경이라 해야 할까. 이런 모습을 보면서 EU통합은 EU경제와 유럽인들에게 의미있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점을 절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검문소도 있고 여권 등을 검사하였다고 하는 데 지금은 폐지되어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표지판을 보고나서 주위를 살피니 프랑스의 풍광과 스위스의 풍광이 다르게 느껴졌다. 제네바 시내중심으로 갈수록 조금 더 깔끔해진다는 느낌! 하지만 제네바에 대한 기본적인 인상은 독일, 프랑스 그리고 영국 등 EU의 모든 것을 혼합된 느낌이 들뿐 달리 특별한 개성이 강하게 와 닿지 않았다. 스위스의 경우에 국토가 좁아서 인지 도로상의 인도부분 역시 다소 열악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WIPO 정대순 특허관과의 조우
![]() |
| 레만 호수가 보이는 전경 |
레만 호수가 보이는 ‘제네바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중심지역에 오니 제네바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레만 호수의 아름다움과 주변에 하늘로 치솟는 분수대를 비롯한 멋진 건물과 풍광아 인상적이었다.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인 WIPO에 도착했다. 표지판에 WIPO와 OMPI라는 병기가 돼 있어 별도 기구인줄 알았다. 사전을 찾아보니 WIPO의 프랑스식 표기가 OMPI였다. 이는 제네바가 프랑스 문화권이어서 주로 프랑스어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는 프랑스어를 모르면 생활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갑자기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WIPO 주변에는 유엔사무국이 있는데 뉴욕사무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그나마 가장 큰 규모라고 했다. 또 국제사격연맹인 UIT, 세계통신단체인 ITU, 유엔난민국 등이 위치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캄보디아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국제기구에서 한 나라를 대표해 일한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멋진 일일까 생각해 보았다. 잠시나마 이들 국제기구를 찾아볼 기회를 모색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WIPO 정대순 특허관을 만났더니 필자가 대한변협 부협회장 시절에 특허청 과장님으로 자주 뵈었던 분이었다. 세상이 좁기는 좁은 모양이었다. 정 특허관에게 WIPO 총회에 옵저버로 참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총회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잠시 시간을 내주었다. 이 글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