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법인세·소득세 인상’으로 수권 정당이 될 것 같은가?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 업데이트 2016-08-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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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당 '정부세법개정안 입장발표 기자간담회'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과세표준 5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여 부자 법인에 대한 현행 최고세율 22%를 25%로 인상하고, 소득세도 연소득 5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여 고액소득자에 대한 현행 최고세율 38%를 41%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같은 ‘부자 증세’의 목적은 4~5조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여 복지지출에 충당하기 위한 것. 더불어민주당은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조세 정의 강화 차원에서 부자 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세 정의 강화 차원에서 부자 증세가 필요하다”는 명분은 그럴듯하다. 18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1%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매겨 나머지 99%가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누진소득세 체계를 종전의 4단계에서 5단계로 확대하고, 최고세율을 종전의 35%에서 1억 5천만 원 초과 경우 38%로 인상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2013년부터 적용해 왔다. 이번에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최고세율을 38%에서 41%로 올리려고 한다. 최근 5년간에 걸쳐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무려 41%로 올리는 셈이다. 세계에서 이런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조세 정의 강화’라면 법인세·소득세 면세자 비율부터 올려야
 
“조세 정의 강화”가 목적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 한국은 전체 근로자의 48%가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근로자 중 면세자 비율이 미국 35.8%, 캐나다 33.5%, 호주 25.15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에서 조세 정의 강화가 시급한 분야는 근로소득세의 면세자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한국은 법인 규모로 보아 상위 1%가 전체 법인세의 80% 정도를 낸다. 한국은 국내기업 55만 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나라다. 조세 정의 강화가 시급한 분야는 법인세의 면세자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법인세 올리는 나라는 한국뿐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율도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려고 한다. 그런데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려는 나라는 한 마디로, 지구상에서 한국뿐이다. 2006년부터 해마다 세계 140여 개국의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변화 추이를 발표해온 ‘KMPG, International’ 자료가 이를 보여준다.
 
세계를 아프리카, 아시아, EU 등 9개 권역으로 나눌 때 2006∼16년간 법인세율은 모든 권역에서 ‘빠르게’ 감소해왔다. 무려 4%포인트 정도나 감소했다. 140여 개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오른 나라는 겨우 7∼8개국 정도인데 이들 국가들은 법인세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약간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놀라운 것은 구사회주의 국가 대부분이 법인세율을 9∼20% 수준으로 낮춰왔고, 불가리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같은 나라는 9∼10% 수준이다. 구사회주의 국가들은 외자유치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고자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춰왔다. 그동안 선진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가장 낮았던 아일랜드의 12.5%%, 싱가포르의 17%가 지금은 무
색할 정도다.
 
우리도 법인세율을 엄청 낮춰왔다
 
한국도 그동안 법인세율을 엄청 낮춰왔다. 1991년 노태우 정부 때 34%이던 법인세율을 김영삼 정부가 1996년 28%로 낮췄고, 김대중 정부는 2002년 27%로, 노무현 정부는 2005년 25%로, 이명박 정부가 2009년 22%로 낮췄다. “노무현도 내린 법인세”라는 기사가 뜬 적도 있을 정도다.(1)
 
한국의 법인세율 22%는 겉으로는 낮게 보이지만 ‘결코’ 낮지 않다. 법인세는 세율만 가지고 ‘높다, 낮다’ 평가하기 어렵다. 세율에는 감면 내용이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중국은 법인세율이 25%이지만 각 성들은 감면 등을 통해 대부분 15% 수준을 적용한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OECD 평균치와 거의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높은 편’이다. 첫째, 한국은 ‘총조세 가운데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 크기가 OECD 국가 가운데 3위, ‘GDP 가운데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 크기가 OECD 국가 가운데 5위다. 이는 곧 한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법인세를 많이 낸다는 뜻이다.
 
법인세 인상은 자본 유출에 일자리 소멸을 가져온다
 
한국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자본유출이 자본유입을 초과해왔다. 해외기업은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국내기업은 해외로 끊임없이 나가고 있다. 2006∼2014년간 해외직접투자 유입과 유출을 합한 순유입의 합은 마이너스 1,313.9억 달러로, 곧 약 150조 원이 해외로 빠져나간 셈이다. 이로 인해, 현대경제연구원은 2006년 이후 24만 개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심각한 문제는 최근에 이를수록 해외직접투자 마이너스 순유입이 확대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런 실정에서 더민주당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게 되면, '잘나가는 대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소중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말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해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법인세율 인상으로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늪으로 깊숙히 빠져들게 되리라는 점이다. 
 
한 기사가 눈길을 끈다.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 같은 대국(大國)도 한순간에 무너지는데 우리는 정말 걱정이다. 자원도 없고 몇몇 대기업이 경제를 이끄는 취약한 성장 구조에 대통령 임기는 1년도 더 남았지만 힘을 못 쓰고 있다. 기업은 어렵고 민생은 힘겹다. 성장은 멈추고 빚만 늘어간다.”(2)
 
왜 국내자본이 해외로 줄달음질치는가? 대한상의에 따르면, 첫째,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고, 둘째, 기업규제가 지나치게 심하기 때문이다.
 
부자가 우대받는 나라가 잘산다
 
경제학도인 나는 법치가 지배하는 경우 법인이건 개인이건 부자가 우대받는 나라가 잘산다고 믿는다. 부자는 운이 좋거나 상속이 좋아 부자가 되는 수가 적잖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자란 남보다 더 노력하고 어딘가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부자가 된다. 1994년부터 사실상 세계 1등 부자 자리를 차지해온 빌 게이츠가 이를 충분히 입증해주지 않는가. 그는 대학도 졸업하지 않았지만 노력 하나로 오래 동안 세계 일등 부자가 되었다. 
 
부는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부자가 많아야 씀씀이가 좋아 일자리가 생기고, 부자가 많아야 투자가 활성화되어 경제가 성장하고, 이 결과 소득이 늘고 일자리가 생긴다. 중국을 보라. 고도성장으로 부자가 생겨나니 세계경제를 경영하려 하지 않는가. 북한을 보라. 부자를 증오하다 보니 나눠 먹으려 하는 ‘적은 파이’조차 사라져가고 있지 않는가.  
 
더불어민주당은 수권 정당의 자세부터 갖춰야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세·법인세 인상 타령’ 대신 노동시장 개혁, 기업환경 개선 등에 관심을 쏟아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모색해야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 복지 실현 이전에 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 세계 역사가 바로 교과서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다.
 
주석 (1) 손진석 기자, “노무현도 내린 법인세” (조선일보, 2016.4.21.)
     (2) 허문명, “정치가 망친 브라질, 남 일 같지 않다” (동아일보, 2016.7.29.)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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