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폭등으로 세입자만 괴롭힐 전월세 상한제 논의 중단해야”(<조선pub>, 2016.7.9.)라는 필자의 글을 읽고 장영식 님이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으셨다. “아직 전월세 대란의 원인을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전세가 왜 월세로 전환되고 왜 폭등했는가? 그것은 폭등시기가 노무현 정부 시기이고 노무현정부의 세금 정책에서 나온 것이고 그 정책은 일부 서민 우선 정책 요구에서 나온 것이다. 결국 서민의 착한 거주비용을 걷어간 것은 잘못된 서민정책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장영식 님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이 기회에, 전월세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지만 노무현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을 정리한다. 장영식 님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졸저 『대한민국 가꾸기』(선, 2015, pp.259-266)에 실린 것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장영식 님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이 기회에, 전월세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지만 노무현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을 정리한다. 장영식 님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졸저 『대한민국 가꾸기』(선, 2015, pp.259-266)에 실린 것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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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0월 30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사진 앞줄 가운데)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 부동산 대책 발표장에 들어서고 있다./조선DB |
40여 차례나 바뀐 노무현 정부의 주택정책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집권 후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는 출범 당시 ‘서울대 잡고, 삼성 잡고, 강남 잡고’라는 세 가지 정책을 강조했다고 한다. ‘강남 잡고’란 주택정책과 관련된다. 우스갯소리에 지나지 않겠지만 역대 정부 가운데 노무현 정부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노무현 정부가 주택정책을 무려 40여 차례나 바꿔가면서 주택 가격 상승을 규제, 조세 부과 등 반(反)시장정책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 가운데 노무현 정부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올라
주택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두 가지 사실이 두드러진다.1) 하나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노태우 정부(1988.2∼1993.2)에서 1990년에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21.04%로 올랐다가 1991∼1995년간 5년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에 16.43%로 시작하여 노무현 정부에서(2003.2∼2008.2) 2006년에 11.60%를 기록하는 등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것은 노태우 정부가 분당을 중심으로 주택 200만 호 신도시 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1990년에 21.04%를 기록하자 노태우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처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에 조세 부과, 소형평형 의무화, 개발이익환수제, 임대아파트건설 의무화 등으로 대처하여 주택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10·29 부동산대책, 약효 나타내지 못해
노무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그 초점을 ‘강남 집값 잡기’에 맞춰 출발했다. 물론 여기에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적 배려도 깔려 있었다. 서민들도 누구나 다 집을 갖게 하는 정책―이는 참으로 바람직한 정책이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아니고서야 가능할까?
이유야 어떻든 노무현 정부에 들어와 강남 집값은 어마어마하게 높은 데다 자고나면 오르는 추세였다. 한 예로, 재건축 허가를 받아놓은 강남의 14평형대 주공아파트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에 무려 6억 원 이상을 호가했다.
이를 계기로 노무현 정부는 2003년에 10·29 부동산대책을 도입했다. 10·29 부동산대책은 소형평형 의무화, 개발이익환수제, 임대아파트건설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것인데 이는 한 마디로, 재건축을 규제한 결과를 가져왔다. 소형평형 의무화는 중대형 아파트 공급 증가를 규제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소형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지만 이 정책은 아파트가격 상승만 부채질한 채 약효를 나타내지 못했다.
뒤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2005년 1월 후반기에 송파지역 36평 아파트 값이 15억 원을 호가(呼價)했다. 송파신도시 투기바람 때문이었다. 2005년 6월 한 달 동안에는 강남지역의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 값이 1억 원 이상 올랐다. 중대형 아파트 공급 규제 때문이었다.
‘헌법보다 강하다’는 8·13 부동산대책 등장
아파트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자 노무현 정부는 2003년에 10·29 부동산대책에 이어 2005년에 8·31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 도입을 놓고 노무현 정부의 김병준 청와대 정책수석은 의기양양하게 ‘어느 정부가 들어서도 고칠 수 없도록 헌법보다 강한 부동산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초강경책을 시사했다. 8·31 대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부동산세 부과와 관련된 부동산 합산방식이 종전의 개인별 합산방식에서 가구별 합산방식으로 바뀌었다.
∙주택의 과세 기준액이 공시가격 기준 9억 원 이상으로 오른다.
∙과표 적용률이 해마다 올라 2009년에 100%가 된다.
∙과세는 실거래 가격이 기준이 된다.
∙양도세가 강화된다.
∙세율구간이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된다. 등.
소형평형 의무화, 중대형 아파트 값 폭등 가져와
소형평형 의무화 내용을 보자. 정부는 건설된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가 비교적 많이 집중되어 있는 강남 지역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소형평형 의무화 규정을 내놓았다. 이는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이었다. 이에 따르면, 소형평형 의무화 비율은 전용면적 18평 이하를 20%, 25.7평 이하를 40%로, 그래서 전체 가구의 60%를 소형평형으로 짓도록 소형평형 가구 수를 규정했다.
소형평형 의무화는 아파트가격을 올리고 말았다. 2005년 6월 현재 서울 강남지역의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 값이 다시 치솟았다.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55평은 5월 중반 이후 보름 동안 무려 1억 원 이상 올라 19억 원 선에 거래되었다. 평당 3,454만 원 선. 5월 중순 19억 원가량에 거래되었던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61평형은 호가가 22억 원까지 치솟았다. 평당 3,600만 원 선.
아파트 값이 뛴 시점은 정부가 재건축 때 아파트 총면적의 50% 이상을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소형평형’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한다는 규정을 발표한 2005년 5월 19일 이후부터다.
개발이익환수제, 중대형 아파트 값 폭등 가져와
개발이익환수제와 관련하여 임대아파트 건설 의무화를 보자. 개발이익환수제란 토지로부터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함으로써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고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개발이익의 25%를 개발부담금이라는 명목으로 환수했다.
정부는 재건축 단지에 임대아파트 건설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르면, 개발이익환수제 적용으로 재건축 때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사실상 강남 때문에 내놓은 정책이다.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을 최대한 줄여 투기세력이 달려들지 않도록 하고, 강남지역에 서민용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 그 명분이었다. 이 또한 중대형 아파트 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의 반시장적 주택정책, 결국 아파트 가격만 상승시켜
노무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시장원리를 철저하게 배제한 채 규제와 무거운 조세부과로 일관된 반시장적이었다. 잘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줄이고, 서민들을 위한 소형 아파트 공급을 늘리려는 반시장적 주택정책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몇 가지 효과를 언급한다.
8·31 부동산대책으로 재산세가 오르면 재산세 인상분은 전세가격에 전가되어 집 없는 서민들은 더욱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집은 상품이기 때문에 조세가 부과되면 소유주는 조세부과로 인한 인상분을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기 마련이다.
무거운 조세부과로 주택 소유가 규제되면 유동자금이 상가투기에 몰릴 것이다. 2005년 8·31 대책에서 상가만 유일하게 규제가 제외되어 있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주택 규제로 건설시장이 위축되면 경기가 죽는다. 건설업자들은 규제를 피하고자 2005년 분양분을 2006년으로 넘겼고, 이 결과 2006년 토목, 주택, 비주택 등 건설시장 수주액은 2005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06년 강남권 분양은 2005년의 10% 정도에 그쳤다.
모든 나라에서 건설지표는 경기지표 1호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시장 위축은 경기불황으로 이어졌다.
집값이나 부동산 가격이 천정 모르고 올랐다가 떨어지게 되면 경제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 일본이 1987~91년간 거품경제를 경험한 후 11년간 장기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실을 우리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늪으로 곤두박질쳐 왔다.
주택 규제는 주택 가격 상승을 가져와 분양가도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서민주택 가격도 상승하기 마련이다. 서민들은 집 갖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8·31 대책 발표 후 반년쯤 지난 시점에서 주택 가격은 안정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의 반(反)시장적 주택정책은 주택가격 안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만 부채질하고 말았다.
대안은 어떤 것인가?
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이유는 강남지역의 높은 집값 때문이 아니다. 고용 불안과 낮은 소득 때문이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마치 강남지역의 높은 집값 때문에 서민들이 집을 가질 수 없다고 보고, 온갖 규제와 무거운 조세를 부과하여 집값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면 강남에 집을 더 지어주면 된다. 이는 어떻게 가능한가. 강남 주변, 예를 들면, 판교 지역에서 큰 평수의 아파트를 짓는다든다, 송파신도시 계획을 발표한다든가, 강남 고밀도개발안이나 재건축 규제완화안 등을 발표하면 된다. 이런 제안은 노무현 정부에서 학자, 언론, 전문가들이 수없이 내놓았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는 마지못해 판교 신도시 건설을 허가했다.
정부는 가진 자들이 소유한 주택에 무거운 조세를 부과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의 집’이 지어질 수 있도록 관리만 하면 된다. 정부는 주택 문제를 규제와 무거운 조세부과로 해결하는 대신 주택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선의 정책임을 알아야 한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의 집’이 지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필요한 곳에서 주택 공급을 늘리도록 규제를 완화하면 될 것이다. 얼마나 간단한 논리인가. 이렇게 되어야 서민들의 집값이나 전월세도 안정될 수 있다.
주 1) 국민은행, 《월간 KB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 ‘86.1월∼’15.1월>(2010.7.2. 등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