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6월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독일 노동시장 개혁은 하나의 감동 스토리다. 노동시장 개혁으로 독일은 실업률이 2005년 11.3%에서 10년 지난 2015년 4.6%로 줄었으니 어찌 감동 스토리가 아니겠는가! 독일의 성공 사례는 ‘노동시장 개혁은 우리 모두가 사는 길’임을 웅변으로 말해준다.
우리나라 경제는 노동시장 개혁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정부와 정치가들과 노조를 향해 ‘노동시장 개혁,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다’고 외친다.”
“독일 노동시장 개혁은 하나의 감동 스토리다. 노동시장 개혁으로 독일은 실업률이 2005년 11.3%에서 10년 지난 2015년 4.6%로 줄었으니 어찌 감동 스토리가 아니겠는가! 독일의 성공 사례는 ‘노동시장 개혁은 우리 모두가 사는 길’임을 웅변으로 말해준다.
우리나라 경제는 노동시장 개혁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정부와 정치가들과 노조를 향해 ‘노동시장 개혁,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다’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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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가 무급휴직자들을 복직시키며 2013년 5월 11일 4년만에 주야 2교대 근무에 들어갔다. 쌍용차 평택 조립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조선DB |
‘정규직 과보호’는 노동시장 경직화의 주범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노동개혁에서 정리해고법을 도입했다. 정리해고법이 도입되고 나서 같은 해 OECD는 처음으로 회원국들의 고용보호지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하기로 OECD 국가들 가운데 포르투갈에 이어 2위였다.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하다는 것은 정규직 해고가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이 도입한 ‘정규직 과보호’는 한국 노동시장 경직화의 주범이 되었다.
한국에서 정규직 해고는 사실상 ‘그림의 떡’
근로기준법 제23∼26조와 관련 시행령 제10조는 정규직 해고 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정리해고법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해고 요건으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긴박한’을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인데, 해고 요건이 지나치게 모호하다.
∙사용자는 해고 이전에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인정받느냐가 관건이다.
∙해고 절차에서 사용자는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해고 50일 전에 당해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하는데, 노조가 조합원 해고를 받아들이겠느냐가 관건이다.
∙사용자는 해고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는데,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해고 허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법조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해고 시 고충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IMF에 따르면, 한국은 금융산업의 경우 고충수당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김대중 대통령이 도입한 정리해고법은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해고를 법적으로 허용한 것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기존 판례를 명문화한 것이었을 뿐 실제로는 해고의 요건과 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만든 결과만 가져왔다. 다시 말하면, 정리해고법은 ‘법적으로는 해고를 허용한다’ 할지라도 ‘현실적으로는 정규직 고용보호를 강화시킨 결과만 가져온 것’이다. 그래서 이 법 도입 후 1998년 OECD 평가에서 한국은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하기로 OECD 국가들 가운데 포르투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실제로 한국에서 정규직 해고란 ‘그림의 떡’이다.
정규직 과보호가 청년실업을 부추긴다
정규직 과보호는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한 나라는 실업률이 높고, 고용률이 낮다. 그 이유는 정규직 해고비용이 많아(주: 해고가 어려워) 사용자가 신규채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한 나라는 비정규직이 많다. 그 이유는 정규직 해고비용이 많아 사용자가 정규직 채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한 나라는 청년실업률이 높다. 그 이유는 사용자는 정규직 해고가 어려워 신규채용 기회가 적은 데다 경력이 짧은 청년근로자 채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한 나라는 자영고용률이 높다. 그 이유는 어떤 근로자는 취업이 어려워 자영업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한 나라는 장기실업률이 높다. 그 이유는 실업자는 일단 실업자가 되면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나친 정규직 고용보호가 고용 또는 실업에 미치게 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여 OECD는 회원국들에게 진즉부터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를 권고했고, 많은 회원국들은 OECD의 권고를 따랐다. 한국만 김대중 정부 이후 어느 정부도 정규직 과보호 완화를 논의해본 적이 없다. 노조가 겁이 났고, 표를 잃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긴박한’을 삭제해야 정규직 해고가 쉬워진다
한국은 정규직 고용보호가 지나치게 심하다. 이를 놓고, 심지어 노무현 정부에서 산자부와 노동부조차 ‘노동관계법・제도 선진화 과제’를 발표하여 정규직 고용보호 완화를 건의했다. 물론 재계도 건의했다. 그 핵심 내용은 근로기준법 제24조 ①항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긴박한’을 삭제하고 ‘경영상의 필요’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이 조항 개정은 가능할까? 어렵다. 이 조항 개정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국회의원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못된 법이 도입되면 두고두고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쉬운 해고는 보약이다’: 쌍용자동차 이야기
쌍용자동차는 1962년 12월 설립된 하동환자동차공업이 모체다. 쌍용자동차의 역사는 파란만장(波瀾萬丈)하다.
쌍용자동차는 1997년 경영위기를 맞아 대우차에 인수되었다. 쌍용자동차는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는데, 2002년 대우차가 GM에 인수될 때 함께 매각되지 못했다. 쌍용자동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5,900억 원에 인수되었다. 쌍용자동차는 2008년에만 7천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다. 쌍용자동차는 2011년 3월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되었다.
이런 역사를 가진 쌍용자동차가 2015년 4분기 ‘티볼리’ 판매 확대에 힘입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한 편의 드라마다. 조선일보 이성훈 기자가 2016년 2월 22일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생산 공장을 찾아 쓴 기사를 소개한다.1)
입구에 ‘쌍용차 가족이 되신 걸 환영합니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날은 2016년 2월 1일에 채용된 신규 사원 40명이 공장에서 현장 직무교육을 받는 첫날. 이 중 유달리 동료의 환대를 받는 24명이 있었다. 2009년 파업 당시 해고됐거나 희망퇴직을 했다가 이번에 다시 돌아온 이들이다.
2009년 1월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646명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대다수는 희망퇴직을 신청해 회사를 떠났지만, 974명은 구조조정을 거부하며 공장 문을 걸어 잠근 채 농성에 돌입했다. 파업 동안 가스통과 화염병이 난무했고, 공장은 전쟁터로 변했다. 이른바 ‘옥쇄 파업’이었다. 공권력이 투입돼 77일 만에 파업은 끝났지만 쌍용차는 만신창이가 됐다. 해고자들은 회사 근처 송전탑과 서울 덕수궁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장기 농성에 들어갔다.
마힌드라가 인수한 후 쌍용자동차는 바뀌었다.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고,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아닌 기업 노조로 바뀌었다. 노조는 차종별 생산량에 따라 인력을 유연하게 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전환 배치’에 동의해 고용 유연화가 이뤄졌다. 경영진은 특별 협약서를 노조와 맺어 ‘경영 정상화 때 퇴직자 복직’을 약속했다.
노사 간 신뢰가 쌓이자 공장 생산성이 높아졌고, 쌍용자동차 점유율도 올랐다. 경영 상황이 개선되자 쌍용자동차는 2010년 4월 무급 휴직자 455명을 복직시켰다. 여기에다 2014년 출시한 ‘티볼리’가 히트를 치면서 2015년 4분기 9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여세를 몰아 쌍용자동차 노사는 2015년 말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등 1,600여 명의 단계적 복직에 합의했다. 추가 복직의 전망도 밝다.
2009년 옥쇄 파업을 주도했던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은 “회사가 먼저 정상화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처럼 기업 생존을 위해 일시적으로 인력 조정을 했다가 복직시키는 선진국 형 사례가 확산된다면(주: 이는 미국의 ‘일시해고제도’를 뜻함) 한국 제조업은 경쟁력 향상과 노사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쌍용자동차는 ‘쉬운 해고가 보약’임을 입증하는 사례다. 뿐만 아니라 이는 노동시장 개혁으로 ‘쉬운 해고’가 허용되면 ‘쉬운 해고는 우리 모두가 사는 길’임을 입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슈뢰더도 독일 노동시장 개혁에서 대기업 해고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해고가 허용되는 기업 ‘5인 이하’를 ‘10인 이하’로 확대하여 ‘쉬운 해고’를 통해 실업률을 줄였다.
주 1) 이성훈, ‘쌍용 勞使의 기적’, 조선일보(2016.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