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스웨덴을 벤치마킹해야 하는 이유는?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 업데이트 2015-01-28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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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같은 국민들의 포효(咆哮)에 박근혜 대통령이 백기(白旗)를 든 것일까! 총리를 비롯한 정부 일부 내각과 청와대 일부 비서진이 드디어 개편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월 12일에 열린 <신년 기자회견>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자 취한 조치인데, 언론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이 기회에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냐, 복지 축소냐?”에 대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한국이 ‘복지망국(福祉亡國)’ 아르헨티나가 될 것 같아 박근혜 정부의 대한민국이 걱정된다. 필요하면 ‘증세’는 하되 ‘복지 축소’는 과감하게 ‘보편적 복지’에서 ‘선택적 복지’로 바뀌어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기회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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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월 2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정부 업무보고의 마지막 일정으로 '국민행복'을 주제로 한 업무보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선DB

실종된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들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을 때 “약속이니까 지킨다”는 단문(短文) 하나로 세종시 수정안을 백지화시켰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제시한 ‘70-70 달성’ 공약(중산층 70%와 고용률 70% 달성) 가운데 ‘중산층 70% 달성’은 대통령이 된 지 1년여 만에 실종되고 말았다.
 
연이은 저성장으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취임 직후에 내건 ‘지하경제’ 관리 역시 진작 실종되었다. 그러면 고용률 70% 달성은 어떨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이 집권 직후 2005년에 65.5%인 고용률을 2013년에 73.3%로 8년 동안에 7.8%포인트나 올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구호에 그치고 말 것 같다.
 
앙겔라 메르켈은 노동개혁을 추진하여 고용률을 8년 동안에 해마다 1%포인트씩 올렸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2012∼3년 1년 동안에 겨우 0.2%포인트 올렸을 뿐이니까. 노동개혁은 태산처럼 요지부동할 텐데 고용률 70% 달성도 실종 위기에 처하지 않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하겠다’ 구호 정치>에서 벗어나야

박근혜 대통령은 <‘하겠다’ 구호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월 12일에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경제 골든타임’이라며 ‘3.8% 성장 위해 3대 전략’으로 ‘구조개혁, 창조경제, 내수확대’를 내세웠다. 집권 3년 차에 구조개혁이라니!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구조개혁은 루즈벨트, 대처, 레이건처럼 집권 출범 6개월에서 9개월 안에 감쪽같이 추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밀튼 프리드먼의 말은 명언으로 인정받는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3년차에 들어와, 레임덕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1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구조개혁을 운운하고 있으니 이는 <‘하겠다’ 구호 정치>의 표본이 아니고 뭐겠는가!

내수확대는 어떤가? 내수확대를 위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작년 말경 ‘기업이 배당 늘리고 임금 더 많이 주게 하는 등의 정책을 펴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여러 지표로 볼 때 우리는 지금 일본의 장기불황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라면 기업만 짜서 배당 몇 푼 늘리고, 임금 조금 올려주면 성장이 이루어지리라고 보는가? 세계는 진작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면서 기업 살리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기업을 옥죄려고만 하고 있으니 경제가 살아날 턱이 있겠는가? 법인세 확 낮춰 기업 투자 유도한 후 소득 높이고 일자리 늘리면 될 것 아닌가?
 
스웨덴은 2007년부터, 프랑스는 2015년부터 부유세를 폐지했는데도 한국 정치가들은 부유세 도입을 운운하면서 대기업과 부자 잡으려는 정책 도입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경제가 살아날 턱이 있겠는가? 경직된 노동 환경과 박 대통령의 말대로 ‘액티브 X’를 없애지 못한 탓에 한국 기업들은 줄지어 외국으로 짐 챙기고,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넘어다보지도 않는 현실 아닌가?

법인세 줄이고 기업과 부자가 돈 풀 수 있는 조세정책 실시해야

이 기회에 법인세 확 줄이고, 기업과 부자가 돈 풀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그것은 조세정책에서 찾아야 한다. 고전적인 예를 하나 든다. 1960년대 경제 불황에 빠지자 케네디 대통령은 조세환급정책(tax rebate)을 실시했다. 모든 국민에게 소득세 일부가 환급되자 미국경제는 다음 해부터 소비가 진작되어 성장이 살아났고, 따라서 조세수입도 증가했다. 뒤에서 조세 한 푼이라도 더 거둬들이려고만 하지 말고 우리도 기업과 부자가 돈 풀 수 있는 정책들을 과감하게 실시하기를 바란다. 지금이 적기(適期)다.

경기침체로 복지국가에서 ‘작은 정부’로 돌아선 스웨덴을 벤치마킹해야

이 글은 스웨덴의 변화를 알리기 위해 쓴 것이다. 스웨덴은 1860년대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스웨덴은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까지 가난 때문에 100만여 명이 이민을 떠난 나라다. 그러한 스웨덴이 1860년대부터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했다. 이 결과 스웨덴은 1892년부터 1911년 사이에 다이너마이트, 볼베어링, 밸브, 냉동장치, 터빈 등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생겨났고, 1890년대에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1950년 이후에는 유럽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의 하나로 바뀌었다.
  
스웨덴은 1850~1890년간 산업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스웨덴도 다른 나라들처럼 저임금, 장시간 노동, 격렬한 노사분규를 경험했다. 이를 계기로 스웨덴에서는 사회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운동이 뿌리내리게 되었고, 격렬한 노동운동을 배경으로 1889년 사회민주당(사민당)이 등장했다. 사민당은 사회민주주의(사민주의) 복지정책의 뿌리를 내렸다.
 
사민당 지도자 알빈 한손은 사민주의가 지향하는 이념을 ‘국민의 집 건설’로 선포했고, 1932년 정부 구성을 하면서 스웨덴 사회복지제도의 근간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스웨덴은 1950년대 중반부터 소위 스웨덴 식 복지국가 모델을 본격적으로 가꾸어갔다. 사민당은 1932~1976년간 44년 동안 내리 집권하면서 스웨덴 식 사민주의 복지국가 모델을 완성했다.

그런데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은 두 가지 오해를 갖고 있다. 첫째, ‘가난한 나라 스웨덴이 복지정책을 실시하면서 경제가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은 그 반대다. 둘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복지제도를 운영 중인 스웨덴은 … 2000년대 자료만 살펴보면 성장률이 미국보다 훨씬 높다”1)는 것이다. 장하준 교수의 주장은 억지 주장이다.

스웨덴은 1950~1960년간 연평균 3.4%, 1960~1970년간 연평균 4.6%나 되는 고도성장을 이룩함으로써 복지정책 실시에 필수적인 물질적 기반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스웨덴은 복지정책 실시가 가능했다. 그러다가 스웨덴의 1인당 GDP는 최근 몇 년을 제외하고는 195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이는 복지정책 실시로 스웨덴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것을 뜻한다.
 
설상가상으로 스웨덴은 1990∼1993년간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침체를 겪었다. 이 무렵 세계경제는 호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스웨덴은 복지 개혁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 스웨덴은 국유기업 민영화, 규제완화, 재정적자와 재정지출 감소 등 친시장적 개혁을 추진했다. 특히 스웨덴이 친시장적 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의 하나는 복지정책 실시로 인한 조세 부담이 국민의 반감을 샀기 때문이다.
 
사민당의 복지정책은 1932년~1976년간 44년 동안 안정적으로 실시되었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사민당의 장기 집권은 1976년에 막을 내렸다. 이후 현재까지 사민당과 중도보수 연합은 정권을 내주고 되찾는 경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최근 스웨덴의 역대 정부는 복지정책 축소를 통해 ‘작은 정부 만들기’에 역점을 두어 왔다.

스웨덴은 ‘재정준칙’ 도입으로 재정위기를 극복

이제 스웨덴이 복지국가 모델에서 벗어나 어떻게 ‘작은 정부’ 나라가 되었는가를 보자. 스웨덴이 1997년부터 도입한 ‘재정준칙’이 ‘작은 정부’ 실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스웨덴 정부는 1994년 ‘재정건전화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재정지출 감축을 통한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마침내 1997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재정준칙’이 제정되었다. 최창규 교수가 이렇게 썼다.

“먼저 일반정부(중앙+지방+노령연금)의 재정수지는 경기변동을 감안하여 평균적으로 GDP 대비 2% 흑자를 유지하게 했다. 노령연금이 GDP 대비 2% 흑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하여금 균형재정을 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부지출을 정부수입 범위 내에서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경우 지출한도는 없지만 2000년부터는 균형재정을 의무화하여 이를 위반할 경우 일반보조금을 감축하는 등 제재하고 있다. 한편 중앙정부의 지출에 대한 지출한도를 준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하여 일시적인 재정수입 증대에 따른 재정확대를 차단하여 궁극적으로 공공부문의 비중을 줄이려고 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스웨덴은 중앙정부 재정지출 한도를 1997년 37%에서 2000년 이후 32~33%로 축소할 수 있었다.”2)
 
인용 내용은 스웨덴이 ‘재정준칙’을 도입하여 재정지출이 조세수입에 맞게 국가재정을 운영함으로써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재정준칙 도입은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 1997년 재정준칙이 도입된 후 1997~2013년간 재정지출 비율, 조세수입 비율, 재정수지 상태, 국가부채 비율 변화를 보자.
 
 <표> 스웨덴의 재정 상태, 1997~2013 (모든 수치는 당해 연도 GDP 대비 비율, %)
 
1993
1995
2000
2005
2007
2010
2013
 정부지출
 조세수입
 재정수지
 국가부채
 70.5 (1993)
 52.3 (1990)
-11.2 (1993)
 84.3 (1993)
 64.9
 47.5
 -7.3
 81.1
 55.1
 51.4
 3.6
 64.3
 53.9
 48.9
 1.9
 60.8
 51.0
 47.4
 3.6
 49.3
 52.9
 45.8
 -0.1
 49.1
 54.4
 44.3
 -1.3
 44.7
주: ( ) 안의 연도는 1970~2013년간 항목별 재정 상태가 가장 나쁜 연도임.
자료: OECD.
 
재정지출 비율을 보자. 이는 역사상 1993년에 가장 높은 70.5%였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는 51.0%로 14년 동안 무려 19.5%포인트나 감소했다. 세계역사상 이런 유례는 찾아볼 수 없다.
조세수입 비율을 보자. 이는 스웨덴 역사상 1990년에 가장 높은 52.3%였는데, 2007년에 47.4%로 감소했다.
 
재정수지를 보자. 이는 스웨덴 역사상 1993년에 가장 큰 -11.2%였는데,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2013년에 –1.3%를 나타냈다.
 
국가부채 비율을 보자. 이는 스웨덴 역사상 가장 높은 1993년의 84.3%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3년에 44.7%를 나타냈다.

이 같은 변화는 재정준칙 도입이 가져온 결과다. OECD 국가들을 비교하면 스웨덴은 지금 ‘작은 정부’ 나라다. 그런데 재정준칙은 스웨덴뿐만 아니라 호주, 핀란드, 독일,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페인, 영국 등 9개국도 실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이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이다.

스웨덴은 복지 내용도 축소

뿐만 아니라 스웨덴은 복지 내용도 엄청나게 줄였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연금 혜택을 줄인 연금 개혁이다. 스웨덴은 1999년부터 보험료를 오랫동안 많이 낸 가입자에게 연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주는 쪽으로 연금제도를 개혁했다.
 
그동안 65세만 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국가가 100% 지원하던 기초노령연금도 2001년부터는 수혜 액수가 줄었다. 확정급여형 연금도 수혜 조건이 제한되었다. 이렇듯 스웨덴은 재정 부담과 고령화 대비책으로 보편적 복지(이는 1968년에 완성되었음)를 개인의 기여도 중심의 선택적 복지로 바꿔오고 있다.

무상의료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초음파로 담석증을 찾아내는 데 5년이 걸렸다’는 불평이 있을 정도로 비효율적인 무상의료를 개선하고자 스톡홀름 시내 국립병원의 80%가 민영화되어 민간회사로 넘어갔다.

참고로 스웨덴이 1910년에 도입하여 실시해왔던 부유세를 2007년에 폐지했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폐지 이유는 자본의 해외 유출 때문이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토마 피케티가 불평등 해소를 위해 고율의 누진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얼마나 허황하고 비현실적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도 벤치마킹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스웨덴을 벤치마킹하여 ‘걱정되지 않는 대한민국’을 가꿔줄 것을 바란다. 이에 앞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을 벤치마킹하기를 바란다. 박정희 대통령은 야당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소신껏 밀어붙여 1970년 경부고속도로를 세웠다.
 
이를 계기로 경부고속도로는 한국 산업화의 동맥 역할을 충실히 다했고, 한국이 지금 자동차 생산 세계 5위국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기염을 토하게 된 발판이 마련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겠다’ 구호 정치>는 이제 끝내고, 박정희 대통령처럼 올바른 정책이라면 소신껏 밀어붙여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앞으로 30년간의 한국경제의 기틀을 닦아주었으면 한다. 결코 국회만 탓해서는 안 된다. 소신이다! 

 각주
 
1) 장하준(2010),  ㅍ『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부키, p.299.
2) 최창규(2011), 「제5장 칠레, 남유럽, 스웨덴의 포퓰리즘」, 조동근 외(2011), 『포퓰리즘의 덫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나남, pp.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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