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일자리를 살리는 방법은?

‘차등적 최저임금제’로 개편하여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 업데이트 2014-12-30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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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이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다./ 조선DB
최저임금 100% 적용으로 2만여 개의 아파트 경비원 일자리가 사라진다!

아파트 경비원의 최저임금이 2015년부터 현행 90%에서 100%로 인상·적용됨에 따라 아파트 경비원이 전국적으로 2만여 명 해고될 것으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설문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그동안 경비원을 포함한 감시·단속적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이 100% 이하로 적용되어 왔는데 2015년부터는 100%가 적용된다.   

고령화시대에는 고령근로자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내야 한다. 고령근로자에게는 임금도 임금이지만 일자리가 더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가 내년부터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최저임금 100%를 주도록 한 최저임금법 때문에 경비원과 청소근로자 106명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가 이를 철회하자 박수를 받은 적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저임금 100% 인상·적용에 따른 여파로 2만여 명의 아파트 경비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리라고 하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아파트 경비원들의 일자리를 살릴 방안은 없을까?

민노총이 아파트 관리를 직영·자치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다

민주노총은 직영·자치 관리하는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최저임금 100% 적용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는다며 아파트 관리를 용역·위탁에서 직영·자치로 전환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석권호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실장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관리를 직영으로 하면 기존 업체관리자에게 주는 급여나 위탁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경비원 급여 인상분을 충당할 수 있다”며 “직영 전환이 아파트 경비원 관련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경비원의 고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1) 그러나 경비원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아파트 입주민들이지 정부가 아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파트 관리를 용역·위탁에서 직영·자치로 전환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저임금제란 비숙련근로자의 임금 결정을 시장에 맡기면 저임금이 되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시장임금보다 더 많이 주게 하는 제도다. 최저임금제는 대표적인 노동시장 규제다. 그래서 정부가 사용자로 하여금 시장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주게 하면 사용자는 인건비 부담으로 비숙련근로자의 일자리를 줄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파트 직영·자치관리는 인건비 외에 잡다한 문제들과도 관련되어 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들이 민주노총의 제안대로 인건비 절감 이유 하나만으로 직영·자치관리를 택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용노동부가 이 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최근 ‘경비·시설관리 종사자 근로조건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로 끝날 예정인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지원금 제도를 2017년까지 연장해 1인당 월 6만 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가 확보한 예산은 고작 23억 원 정도여서 고령근로자 3000여 명만 지원받게 되리라고 한다. 이는 한시적일 뿐, 결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일률적 최저임금제’를 ‘차등적 최저임금제’로 개편하여 경비원 일자리를 살리자

필자가 대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현행 ‘일률적 최저임금제’를 ‘차등적 최저임금제’로 바꾸는 것이다. 최저임금 수준과 관련하여 많은 국가들은 ‘일률적 최저임금제’와 지역 격차, 연령 차이 등을 고려한 ‘차등적 최저임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일률적 최저임금제’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이 동일하고, ‘차등적 최저임금제’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이 차등화되어 있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인 나라다.2) 네덜란드는 15∼22세까지 ‘연령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데, 15세는 성인 최저임금의 30%에서 시작하고 22세부터는 성인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고령근로자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게 하려면 우리도 네덜란드처럼 현행 ‘일률적 최저임금제’를 ‘차등적 최저임금제’로 개편하여 60세 이상 또는 65세 이상의 고령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의 90% 또는 95%를 주게 하면 고령근로자의 일자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구태여 고용시장에 개입하여 혈세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게 되고, 아파트 경비원들의 일자리도 살아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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