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심화되어 왔다는 토마 피케티의 이론은 오류투성인데다 그의 주장 또한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여기에서는 어떤 나라가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한가를 논의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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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해(上海). |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소득불평등 논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득불평등 논의는 흔히 이론이 미흡하여 ‘이론 없는 측정’으로, 자료의 신빙성이 낮아 ‘측정 없는 이론’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소득불평등 또는 소득분배 논의에서는 지니계수(Gini Index)가 주로 사용된다. 지니계수란 0과 1 사이의 숫자로, 숫자가 클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의 소득이 똑같으면 지니계수는 0, 모든 사람의 소득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으면 1이다. 따라서 지니계수가 작아지면 소득불평등이 감소하거나 소득분배가 개선된다는 것을 뜻한다. 지니계수가 커지면 그 반대다. 지니계수는 하나의 수치로 소득불평등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에 소득불평등이 개선되는 경우에 어느 계층에서 개선이 이루어졌는가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지니계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득점유율이 사용된다. 소득점유율은 지니계수 측정에 필요한 기초 정보다. 소득점유율이란, 측정 대상인 사람 수를 예를 들면 10%씩 10등분하여 소득이 가장 적은 10% 계층부터 소득이 가장 많은 10% 계층까지 차례대로 늘어놓고, 각각의 10% 계층이 전체 소득 가운데서 점유하는 비율이 얼마인가를 나타낸 것이다. 만일 소득 최하위 10% 계층의 점유율이 2.5%라면 이는 ‘최하위 10% 소득점유율(D1) 2.5%’라 하고, 소득 최상위 10% 계층의 점유율이 25%라면 이는 ‘최상위 10% 소득점유율(D10) 25%’라고 한다. 이 경우 ‘최상위 10% 소득점유율(D10) 25%’를 ‘최하위 10% 소득점유율(D1) 2.5%’로 나누면 그 수치가 10인데, 이는 가장 부유한 10%가 가장 가난한 10%보다 소득을 10배나 더 많이 점유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이 수치는 소득양극화 지표로 사용된다. 이 수치가 클수록 소득양극화가 심하고, 작을수록 심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유엔은 『인간개발보고서 2009, 2011』 판에서 190여 개국의 지니계수 등을 발표
UN은 『인간개발보고서』 2009년과 2011년 판에서 세계 190여 개국의 지니계수 등을 발표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의 국제비교가 가능하다. 그런데 2011년 판은 2009년 판에 비해 여러 나라의 지니계수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또 2011년 판은, 2009년 판이 ‘최하위 10% 계층의 소득점유율에 대한 최상위 10% 계층의 소득점유율’의 크기(D10/D1)로 나타낸 것과는 달리 20% 계층의 소득점유율 곧, (D5/D1)을 사용하고 있다. 지니계수 자료가 있는 국가 수가 더 많다는 점, 소득양극화 논의에서는 (D5/D1)보다 (D10/D1)이 더 유용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2011년 판 대신 2009년 판을 사용한다. 논의 대상은 자료 이용이 가능한 141개국이다.
논의를 위해 <그림 1>에는, 지니계수를 0.2대∼0.7대로 나누고, <그림 2>에는, D10/D1 크기를 ‘5 이하∼51 이상’으로 나누어 해당 국가 수를 나타냈다.
<그림 1> 지니계수 크기에 따른 141개국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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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D10/D1 크기에 따른 국가 분류
어떤 나라가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한가?
논의를 위해 소득불평등 지니계수는 0.2대∼0.7대로 나누고, 소득양극화 (D10/D1)는 ‘5 이하∼51 이상’으로 나누어 그 크기를 국가 이름 다음의 괄호 안에 나타냈다. 국가 이름은 대부분 유엔의 ‘인간개발지수’ 순위에 따라 나열했다.
(1) 지니계수 0.2대: 스칸디나비아 복지 3국과 독일, 덴마크, 일본 등 15개국
141개국 가운데 지니계수가 0.2대인 국가는 15개국으로 노르웨이(6.1), 스웨덴(6.2), 일본(4.5), 핀란드(5.6), 오스트리아(6.9), 덴마크(8.1), 독일(6.9), 체코공화국(5.3), 슬로바키아(6.8), 크로아티아(6.4), 불가리아(6.9), 벨라루스(6.1), 우크라이나(6.9), 아제르바이잔(2.9) 등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잘 알려진 복지 3국이고, 덴마크, 독일 등도 복지제도가 풍성한 나라다. 일본은 세계에서 저축률이 가장 높고, 장기불황에서도 실업률이 매우 낮은 나라다. 이런 점들로 인해 이들 국가는 지니계수가 0.2대이면서 D10/D1도 10 이하여서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하지 않다.
지니계수 0.2대에는 체코,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구 사회주의 국가로 사회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2) 지니계수 0.3대: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G7 국가 등 58개국
141개국 가운데 지니계수가 0.3대인 국가는 58개국으로 141개국 가운데 41%에 이른다. 여기에는 한국(7.8)을 비롯하여 호주(12.5), 캐나다(9.4), 아일랜드(9.4), 네덜란드(9.2), 프랑스(9.1), 스위스(9.0), 룩셈부르크(6.8), 스페인(10.3), 벨기에(8.2), 이탈리아(11.6), 뉴질랜드(12.5), 영국(13.8) 등으로 대부분 G7 국가들과 선진국들이다. 이들 국가는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편이다.
여기에는 러시아(11.0)를 비롯하여 구 사회주의 국가 슬로베니아(7.3), 에스토니아(10.4), 폴란드(9.0), 헝가리(6.8), 리투아니아(10.3), 라트비아(10.3), 루마니아(7.6), 마케도니아(12.4), 보스니아(9.9), 카자흐스탄(8.5), 아르메니아(7.9), 이란(11.6), 우즈베키스탄(10.3), 키르기즈스탄(7.3) 등도 포함된다. 이들 국가들은 사회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는 집고 넘어가야할 내용이 있다. 구 사회주의 국가 소련의 지니계수는 0.229로2) 이는 공식적인 지니계수 통계로는 세계 역사상 가장 작은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는데, 현재 러시아의 지니계수는 0.375다. 이는 러시아가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었다는 증거다.
(3) 지니계수 0.4대: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국가 43개국
141개국 가운데 지니계수가 0.4대인 국가는 43개국으로 141개국 가운데 30%에 이른다. 여기에는 미국(15.9)을 비롯하여 다양한 국가들이 포함된다. 아시아에서는 중국(13.2), 싱가포르(17.7), 홍콩(17.8), 태국(13.1), 필리핀(14.1), 네팔(14.8), 부탄(16.3) 등이다. 남미에서는 우루과이(20.1), 멕시코(21.0), 코스타리카(23.4), 베네수엘라(18.8), 페루(26.1), 자메이카(17.0) 등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케냐(21.3), 가나(16.1), 카메론(15.0), 지부티(12.8), 우간다(13.2), 나이지리아(16.3), 코트디브와르(20.2), 르완다(18.1), 감비아(18.9), 기니(14.4), 모잠비크(18.5), 콩고민주공화국(15.1), 시에라 레온(12.8), 니제르(15.3), 중앙아프리카공화국(15.7) 등이다.
미국은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비교적 심한 나라다. 미국은 지니계수가 0.408에 (D10/D1) 크기가 15.9나 된다. 그런데도 미국은 소득불평등이나 소득양극화가 별로 문제 되지 않는 나라다. 왜 그럴까? 1994년 이후 사실상 세계 1등 부자로서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이 베풀어 온 빌 게이츠가 그 답을 준다. 그는 토마 피케티의 『20세기 자본』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부자 순위 상위 400명 명단을 보십시오. 그 중 절반은 (자신의 노력과 적당한 행운 덕분에) 기업을 일으켜 성공한 사업가입니다. …. 제 아내 멜린다와 저는 부의 세습이 사회와 자녀 개인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강하게 믿습니다. 전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제 아이들은 여러 이점을 누릴 수 있겠지만 그들의 삶과 직업은 오로지 그들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3) 빌 게이츠의 말은 부에 대한 미국인의 사고를 잘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이 시장경제를 택하기 전 사회주의에서는 구 소련처럼 소득불평등이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지니계수가 0.415에 (D10/D1)가 13.2로,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한 나라로 바뀌었다. 또 미시간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는 0.55로, 13억 명의 인구 가운데 하루 1.25달러(약 1300원)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1억75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를 놓고 중국 정부는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4) 지니계수 0.5대: 대부분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등 22개국
141개국 가운데 지니계수가 0.5대인 국가는 22개국으로 대부분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특히 이들 국가는 (D10/D1)가 20∼60으로 소득양극화가 심하다. 이들은 남미의 칠레(26.2), 아르헨티나(31.6), 파나마(49.9), 브라질(40.6), 콜롬비아(60.4), 에콰도르(35.2), 도미니카 공화국(25.3), 파라과이(38.8), 온두라스(59.4), 볼리비아(93.9), 과테말라(33.9), 니카라과(31.0) 등,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 공화국(35.1), 스와질란드(22.4), 앙골라(74.6), 잠비아(29.5) 등이다.
(5) 지니계수 0.6대∼0.7대: 3개국
141개국 가운데 지니계수가 0.6대∼0.7대인 국가는 보스와나(40.0), 코모로스(60.6), 나미비아(106.6) 3개국이다.
나라마다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는 왜 다른가?
이 글에서는 세계 141개국을 대상으로 ‘어떤 나라가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한가?’를 다뤘다. ‘나라마다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는 왜 다른가?’라는 궁금증이 남지만 지면과 필자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고백한다. 다음 글에서는 한국을 다룬다.
각주
1) 이 글은 필자의 저서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임을 밝힌다. 박동운(2012),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FKI미디어, p.84-88.
2) Bergson, A.(1989), Planning Performance in Socialist Economies, Unwin Hyman, p.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