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편적 무상급식' 주장한 장하준 교수를 비판한다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 업데이트 2014-10-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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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초·중·고교생의 69.1%인 445만 명이 무상급식 수혜자

한 신문 기사가 이른 아침 눈길을 끈다. 다음은 “年2조6000억 무상급식 갈수록 확대…低소득층 도울 돈 다 빨아들여”라는 기사 내용이다.2)
        
“가계소득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보편적 교육복지가 우리 사회의 복지 담론을 주도하게 된 것은 학교 무상급식이 계기가 됐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2009년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초등학교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인 2010년 6월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교육감 후보들은 일제히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선거 쟁점을 주도했고, 결국 이 제도는 보수 교육감이든 진보 교육감이든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정책이 됐다.

이렇게 해서 확대된 무상급식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나가는 돈이 올 한 해만 해도 2조6239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시도교육청이 부담하는 예산이 1조5666억 원, 시도 등 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금액이 1조573억 원이다. 올해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은 445만 명으로 전체 초·중·고교생(643만 명)의 69.1%에 해당된다. 대부분의 시도는 소득에 상관없이 무상급식 수혜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무상급식 수혜 학생은 2010년에는 138만 명(전체 학생의 19%)에서 2011년 327만 명(46.8%), 2012년 397만 명(56.8%), 2013년 437만 명(67.4%)으로 확대됐다. 무상급식에 돈이 들어간 만큼 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장하준 교수는 ‘눈칫밥’ 없앤다는 명분 내세워 보편적 무상급식을 지지

무상급식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같은 당시 민주당 정치가들이 주장하여 도입되었다. 무상급식이 정책 이슈로 등장하게 된 데는 장하준 교수의 기여도 있었다. 장하준 교수는 2010년 말경에 출간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에서 무상급식 도입의 필요성에 관해 다음과 같이 썼다.

“복지제도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특히 이 제도가 보편적이지 않고 미국처럼 선별적으로 적용될 경우 수혜자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장하준, p.299).”

장 교수는 무상급식이 미국처럼 ‘선별적으로’ 실시되면 수혜 학생의 얼굴이 알려져 오히려 수혜 학생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무상급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생들까지 포함하여 ‘보편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저서 출간 후에 언론, 방송 등을 통해 ‘무상급식’, 특히 ‘보편적 무상급식’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편적 무상급식 실시로 저소득층 지원 예산 줄어들어

학자는 자신의 소신을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필자가 장하준 교수가 주장한 ‘보편적 무상급식’ 도입을 문제 삼는 것은 그가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경제학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복지정책에는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부가 쓰는 돈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정부는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해 돈을 써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복지지출은 쓸 돈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돌아갈 수 있도록 ‘보편적 아닌 선별적 복지’를 실시해야 한다. 장하준 교수가 이를 모를 턱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를 비판하는 것이다.

앞에서 인용한 기사의 마지막 문장은 읽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무상급식에 돈이 들어간 만큼 교육의 질을 높이거나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초·중·고교생 전체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다 보니 정부지출이 바닥나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고, 반드시 도와야 할 저소득층이 제외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장하준 교수가 과연 이를 몰랐을까 생각하니 다시 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다.
 
각주
 
각주 1은 제목임) 필자는 다음의 저서를 통해 장하준 교수를 비판한 바 있다. 박동운(2011), 『장하준 식 경제학 비판』(nosvos). 장하준 교수가 쓴 저서의 원명은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으로, 2010년 11월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2) 《조선일보》, A10,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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