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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모습. /조선DB |
김대중 정부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
한국에서 노동시장 유연화가 등장한 것은 김영삼 정부 때다. 김영삼 정부는 ‘노사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정리해고법, 파견근로제 등을 도입하려 했지만 당시 김대중 대표가 이끈 평민당의 완강한 반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 후 1997년 12월 3일에 한국경제가 IMF 관리체제에 들어가자 정권을 미리 인수한 김대중 정부가 IMF의 권고에 따라 구조개혁 차원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했다. 김대중 정부는 ‘노사개혁위원회’가 있는데도 ‘노사정위원회’를 만들어 1998년 2월에 60개 항의 ‘국민적 합의’ 사항을 이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정리해고법과 28개 업종에 한정된 근로자파견법을 도입했다.
김대중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는 오히려 노동시장 경직화를 불러와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정리해고법은 노동시장 경직화에 기여했다. 한국은 정리해고법 도입으로 정규직 해고가 어렵기로 OECD 국가 가운데 포르투갈에 이어 2위가 된 것이다.1) 근로기준법 제24∼26조와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정규직을 해고하려면 첫째,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어야 하고, 둘째, 노조와 성실한 협의가 있어야 하고, 셋째,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넷째, 고충수당을 지급해야 하고, 다섯째, 해당 근로자에게 50일 전에 통보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정리해고법은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집단해고가 법적으로 허용된 것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기존 판례를 명문화한 것이었을 뿐 실제에 있어서는 집단해고의 요건과 절차를 더욱 강화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정규직 해고가 사실상 어렵게 되고 만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친노(親勞)정책으로 파업공화국 만들어
노무현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한국을 노조천국, 파업공화국으로 만들었다. 노무현 대선 후보는 2002년 ‘한국은 사용자에 비해 노동자의 힘이 약하다’며 노동자 편에 힘을 실어줬고, ‘한국은 근로자의 56%가 비정규직이다’며 비정규직 철폐를 내세웠다. 이를 계기로 2003년 2월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가 바쁘게 한국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내세운 노조의 파업공화국이 되고 말았다. 노조파업은 2006년까지 지속되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어렵사리 2006년 비정규직 보호법을 도입하여 비정규직을 2년 고용하면 자동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게 함으로써 노동시장 경직화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다 노무현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사회적 일자리’에 예산만 쏟아 부었다.
이명박 정부도 노동시장 경직화에 일조
이명박 정부도 노동시장 경직화에 기여했다. 노무현 정부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효과가 없자 2006년에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정책’을 세웠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를 그대로 물려받아 실시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은 효과가 크지 않았고, 결국 세금만 먹은 하마로 전락했다. 이명박 정부의 기여라면 노조전임자 수 관련 ‘타이오프제’ 도입과 김대중 정부 때부터 유예되어온 공공부문 노조 설립 허용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2011년 말 포퓰리즘에 빠져 노동시장을 더욱 경직시킬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즉,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불법근로자로 밝혀지면 그가 사원이 아닌데도 원청회사는 그를 즉각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등의 비정규직 보호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 노동시장은 유연성이 낮고 지속적으로 경직되어온 나라
한국 노동시장은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가? 먼저 OECD의 고용보호 수준을 보자.
<표 1> OECD 국가들의 고용보호 수준(199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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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
부문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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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
임시직 |
개별해고에 대한 집단해고의 어려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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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1)
2 영국 (2)
4 뉴질랜드 (3)
5 아일랜드 (5)
9 일본 (14)
12 한국 (17)
19 독일 (20) |
1 (1)
2 (2)
8 (9)
7 (8)
16 (20)
16 (26)
23 (21) |
1 (1)
3 (1)
11 (5)
6 (1)
11 (17)
17 (16)
18 (18) |
10 (11)
10 (11)
1 (1)
6 (4)
2 (2)
3 (3)
21 (13) |
주: ( ) 없는 수치는 2003년, ( ) 안의 수치는 1998년 순위. 수치가 작을수록 고용보호가 약함.
자료: OECD, OECD Employment Outlook 1999, 2004를 필자가 정리한 것임.
<표 1>에 따르면, 한국은 고용보호가 약하기로 1998년 27개국 가운데 정규직 26위(포르투갈이 27위로 꼴찌), 임시직 16위, 개별해고에 대한 집단해고의 어려움 3위로, 종합순위 17위를 기록했다.2) ‘고용보호’의 경우 한국은 정규직 고용보호가 지나치게 심한 것이 문제다. 임시직(비정규직) 보호도 심한 편이고, 집단해고의 경우는 법 도입으로 해고의 근거가 마련되어 보호가 약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법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프레이저 인스티튜트가 발표하는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economic freedom related to labor market regulation)를 보자.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로 평가할 때 한국 노동시장은 지속적으로 경직되어 왔다. 한국 노동시장은 규제가 약하기로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123개국 중 58위였는데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127개국 중 81위로 악화되었다가 노무현 정부 말에는 141개국 중 132위를 기록했다. 이어 2011년 이명박 정부 말에는 152개국 중 133위로 더욱 악화되었다. 2011년에 한국보다 노동시장 규제가 더 심한 나라들을 보면, 앙골라(150위), 볼리비아(139위), 브라질(137위), 에콰도르(152위), 그리스(143위), 이란(135위), 모로코(138위), 니제르(146위), 파라과이(136위), 세네갈(140위), 베네주엘라(147위), 짐바브웨(144위) 등 미개국들이거나 독재국가들이다. 이렇게 비교할 때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에 관한 한 아프리카 미개국들과 별로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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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김대중 정부 |
2003
노무현 정부 |
2005년
노무현 정부 |
2006
노무현 정부 |
2011
이명박 정부 |
2013
박근혜 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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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개국 중 |
127개국 중 |
141개국 중 |
141개국 중 |
152개국 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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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한국 |
74위
58위 |
101위
81위 |
124위
74위 |
124위
132위 |
84위
133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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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순위 수치가 낮을수록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것을 뜻한다.
자료: Fraser Institute, Economic Freedom of the World, 2000∼2011.
독일과 비교해보자.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로 평가할 때 독일은 2000∼2005년까지 노동시장 규제가 강화되어 한국에 크게 뒤졌으나 2006년부터는 개선되기 시작하여 2011년에는 152개국 중 84위를 나타냈다. 반대로 한국은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노동시장 규제가 강화되어 2011년에는 133위로 악화되었다. <독일 노동시장>에서 논의한 대로, 슈뢰더가 계획한 ‘어젠다 2010’을 메르켈이 그대로 추진한 결과 독일 노동시장은 유연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메르켈 같은 지도자가 나타날 수 없을까.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에 관심 보이지 않아
박근혜 정부는 2014년 초 ‘7시간 끝장 토론’을 벌이는 등 일반 ‘규제’ 개혁에 관심을 보여줬지만 노동시장 유연화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 후보로서 2012년 ‘70-70정책’을 제시하여 ‘중산층 70%에 고용률 70% 달성’을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권을 잡자마자 ‘70% 고용률 달성’을 목표로 일자리 만들기에 전력투구해오고 있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관심 두어온 노동 정책은 ‘고용률 올리기, 정년 연장, 공공부문 일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공공부문 채용 늘려 4명 중 1명을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뽑기,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조정, 임금체계 개편,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적극적이다. 결과는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하자. 그런데 이 같은 정책은 ‘일자리 만들기’보다는 ‘일자리 나누기’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에도 관심 둬야
이 글은 노동시장 유연성의 국제비교다. 노동시장이 유연한 나라는 경제가 좋고, 그렇지 않는 나라는 경제가 좋지 않다. 따라서 이 강의의 핵심 내용은 한국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이 점을 감안하여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몇 가지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 노동시장의 유연화 방안을 논의한다.
첫째, 지나친 정규직 보호는 완화되어야 한다. 완화 내용은 근로기준법 제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⓵항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긴박한”을 빼고 “경영상의 이유”로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정규직 해고가 쉬워진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재계는 물론 심지어 노동부와 산자부까지 나서서 제안한 내용이다. 정규직 보호가 심하면 신규채용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업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OECD 국가들은 정규직 보호를 완화해 왔다. 메르켈은 ‘어젠다 2010’을 근거로 ‘5인 이하의 소기업들이 해고를 쉽게 할 수 있게’ 고용보호를 완화하여 신규채용을 늘렸다.
둘째, ‘비정규직으로 2년 근무하면 자동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게 한 노무현 대통령의 비정규직법은 폐기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4대 보험, 복리후생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폭넓게 도입해오고 있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비정규직 보호법’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셋째, 노조의 힘에 밀려 28개 직종에 제한적으로 도입되었던 ‘근로자파견제’는 전 직종으로 확대 실시되어야 노동시장이 유연하게 된다. 노동시장이 경직된 독일은 물론 일본도 전 직종에 걸쳐 근로자파견제를 진즉 도입했다.
넷째, 불법 노동쟁의는 ‘법과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해법이 좋은 사례다. 마거릿 대처는 ‘법과 원칙’ 적용으로 노조천국 영국을 노동시장이 미국 다음으로 유연한 나라로 만들었다.
다섯째, 정치 싸움만 일삼아온 노사정위원화를 생산적 노사정위원회로 발전시켜야 한다. 아일랜드의 ‘사회연대협약’이 교훈을 준다. 현 시점에서 노사정위원회는 통상임금 조정,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서 할 일이 많다.
1) 이는 OECD가 발표한 Employment 1999를 따른 것이다.
2) 한국의 고용보호 종합순위가 1998년의 17위에서 2003년에 12위로 개선된 것은 정규직 고용보호가 26위에서 16위로 개선되었기 때문인데 이는 법조문 하나 고쳐지지 않고 이루어진 것이어서 의미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