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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모든 국가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조정, 고용조정, 법・제도조정이라는 정책수단을 활용한다. /조선DB. |
노동시장 유연성은 어떻게 등장했는가?
세계경제는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에 걸친 유가파동을 계기로 성장, 실업, 인플레이션 등에서 대변혁을 겪게 되었다. 이 대변혁을 계기로 구조개혁이 등장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구조개혁의 등장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요 선진국은 1970년대의 1, 2차 유가파동 이후 저성장, 고실업,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되자 처음에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고용안정에 관심을 두고 고용보호법을 도입했다. ‘고용보호’란 해고를 어렵게 하는 사회조항이다. 1, 2차 유가파동 무렵의 실업률을 보면 고용보호의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1970년대 초에는 3.5%였는데 1975년에는 5.1%, 1980년에는 5.6%, 그리고 1985년에는 무려 7.6%나 되었다. 1973년 1차 유가파동 이후 10여 년이 지나 실업률이 2배 정도나 증가했으니 고용보호가 주요 정책과제로 떠오르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선진국들은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지나친 고용보호는 실업률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선진국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는 성장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고용보호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고용보호 완화는 구조개혁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
최초의 구조개혁은 1979년에 집권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추진했다. 대처는 영국경제가 각종 규제, 법과 제도, 노조파워 등으로 경직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구조개혁을 추진하여 성공했다. 대처는 구조개혁 차원에서 다섯 차례의 노동관계법 제정·개정을 통해 영국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했다. 이와 때를 거의 같이 하여 뉴질랜드에서는 롱이(D. Lange) 수상이 1984년 영국과 비슷한 내용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했고, 아일랜드에서는 찰스 호이(C. Haughey) 수상이 1987년 역시 영국과 비슷한 내용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뉴질랜드와 아일랜드도 구조개혁에 성공하자 OECD는 1990년 『구조개혁의 진전』이라는 보고서를 출간하여 회원국들이 영국, 뉴질랜드, 아일랜드처럼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그 내용과 방향은 다음과 같다.
① 금융시장: 개방
② 해외직접투자: 장애요인 감축
③ 요소시장과 상품시장: 경쟁 강화
④ 경쟁정책: 규제완화 및 철폐
⑤ 국제무역: 자유화
⑥ 농업: 보조금지급 폐지
⑦ 산업정책: 경쟁력 강화
⑧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⑨ 공공부문: 민영화
이들 항목에 따르면, 구조개혁이란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경제를 시장경제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시장 유연성이란 고용보호, 각종 규제, 법과 제도, 노조파워 등으로 경직된 노동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다.
노동시장은 어떻게 유연해질 수 있는가?
노동시장 유연성이란 ‘경직된 노동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하려면 필요에 따라 노동시장은 조정되어야 한다. 조정 대상은 크게 보아 ‘임금, 고용, 법·제도’다.
첫째, 조정대상이 임금인 경우를 보자. 임금은 일반적으로 단체협약을 통해 결정된다. 만일 노조가 임금 인상을 지나치게 요구한다면 임금비용 상승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 때 기업이 나서서 협상을 통해 지나친 임금 인상을 조정할 수 있다. 이를 임금조정이라고 한다.
둘째, 조정대상이 고용인 경우를 보자. 고용조정은 양적 조정과 기능적 조정으로 나뉜다. 경제가 불황에 빠져 있을 때 기업이 해고를 통해 고용을 줄이거나 업무 재배치를 통해 고용조정을 할 수 있다. 이를 고용조정이라고 한다.
셋째, 법・제도를 바탕으로 임금과 고용을 조정할 때 이는 ‘정책적 조정’이라고 한다. 노조가 지나친 임금 인상을 요구하여 경제가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을 때 정부는 임금 인상을 동결 또는 완화한다. 또 지나친 고용보호로 인해 해고가 어려울 때 정부는 고용보호법을 완화하여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다.
이처럼 거의 모든 국가들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조정, 고용조정, 법・제도조정이라는 정책수단을 활용한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왜 중요한가?
첫째, 1990년대 전후로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1995년 1월부터 WTO가 출범하고, 이어 정보통신기술이 빠르게 발달하여 세계는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갔다. 산업혁명 이후 제도, 관행, 노사관계, 정보 부족, 규제 등으로 인해 경직되어 온 노동시장도 이제는 경쟁원리를 바탕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둘째,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높고 지속적인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셋째, 오늘날 빠른 기술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기업이나 근로자는 경쟁에서 낙오하게 된다. 기술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은 투자를 과감하게 증가시키면서 근로자를 훈련시키거나 새로운 기술을 갖춘 근로자를 필요에 따라 채용하고, 근로자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여 적합한 일자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넷째, 오늘날 기술발전, 국제화, 경쟁 심화, 수요 변화 등으로 세계시장은 안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은 시장이 불안할 때 이에 대처하기 위해 고용조정을 바탕으로 생산조정을 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다섯째, 자본비용이 높고 자본소모가 빠른 환경에서는 자본의 효율적인 사용과 비용절감이 기업 활동의 주요 목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여섯째, 세계적으로 경제발전의 결과 소득이 증가하여 근로자들은 여가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근로형태가 정규근로 이외의 다른 형태로 다양하게 발전되어야 한다. 근로자로 하여금 다양한 형태의 생활을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도 다양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일곱째, 기술발전은 지식·기술·정보 관련 서비스업에서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가면서 저기술·노동집약적 제조업에서는 많은 일자리를 소멸시키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노동력 수급(需給)이 적절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노동시장은 유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