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경제를 위한 10가지 조언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 업데이트 2013-12-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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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 힘차게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원한다.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 / 조선DB.

 1. 성장을 멈추게 하지 말라.

성장은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높인다. 성장이 더디면 경제가 활력을 잃고 침체에 빠진다. 성장이 멈추면 경제가 불황에 빠진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1930년대의 대공황은 역사상 불황의 대표적 사례다.

고도성장으로 경제가 활력을 얻은 중국을 보자. 중국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한 197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9.9%로 세계 역사상 가장 높다. 이는 중국이 2012년까지 8,300억 달러 이상의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한 결과다. 성장률이 높아야 경제규모가 확대된다. 중국은 고도성장의 결과 경제규모에서 2002년 프랑스를 제치고 G5로, 2005년 영국을 제치고 G4로, 2006년 독일을 제치고 G3로, 2009년 일본을 제치고 G2로 올라섰다. 중국은 2030년 이전에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것이다.

한국은 점점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이 김대중 정부에서 5.0%, 노무현 정부에서 4.3%, 이명박 정부에서 2.9%로 낮아졌다. 이유야 어떻든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 우리는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높이기 어렵다. 그래서 ‘성장을 멈추게 하지 말라.’

2. 정부지출을 늘리지 말라.

큰 정부에서는 정부개입 확대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규제가 많아져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방만한 운영으로 정부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조세 증가로 부담이 가중되고, 부정·부패 만연으로 정부실패가 일어난다. 정부지출이 적으면 작은 정부 실현이 쉽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과 아일랜드는 정부규모 줄이기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여 경제가 좋았다. 놀랍게도, 스웨덴은 1993년 정부규모(GDP 대비 정부총지출 비율) 70.5%로 세계에서 가장 큰 정부였는데, 1996년 62.9%로 줄였다가 2012년 51.9%로 더욱 줄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에 들어와 세계는 대부분 작은 정부로 돌아섰다.

한국은 정부규모가 1996년 21.2%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작았는데(OECD 평균치는 41.3%) 2012년에도 30.4%로 가장 작다(OECD 평균치는 42.4%). 이는 일반정부에 포함되어야 할 지방정부, 일부 공기업이나 기금이 제외된 채 재정자료가 외국 기관에 보내졌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부끄럽다. 1996∼2012년간 OECD 국가들은 대부분 정부규모가 감소했는데도 한국은 9.2%포인트나 증가했다. 그래서 ‘정부지출을 늘리지 말라.’

3. 선별적 복지를 시행하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치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보편적 복지 시행을 외친다. 2012년에 치러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은 여야 간, 대선 후보 간 복지정책 맞대결 장이었다. 맞대결의 핵심 내용은 보편적 복지 시행이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 준수를 위해 5년 동안 135조 원의 복지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복지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증세, 다른 하나는 국가채무 증가. 두 가지 방법 모두 시행이 쉽지 않다. 증세는 국민으로부터 저항을 받게 되고, 국가채무 증가는 한계가 있다. 2012년 말 국가채무가 446조 원, 686개 공공기관의 총부채가 566조 원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불황으로 세수는 감소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135조 원이나 되는 복지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도 늦지 않다. 대선 때 약속했던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 바꾸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돈이 얼마나 많기에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포기한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등과 같은 보편적 복지정책을 남발했는가? 선별적 복지의 이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복지지출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바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선별적 복지를 시행하라.’  

4. 규제는 과감하게 줄여라.

규제가 약하면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기업 활동이 활발해진다. 그래서 경제가 활성화된다.

OECD 국가 가운데 규제가 약한 나라들을 차례대로 쓰면 영국, 아일랜드, 호주, 미국, 뉴질랜드 순이다. 이들 나라들은 경제가 좋았다. 이를 거울삼아 대부분의 국가들은 규제 완화 또는 철폐를 추진해 오고 있다. 한 예로, 아일랜드는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2000년대에 들어와 법인세율을 12.5%로 낮췄다.  

한국은 1998년 말 규제등록제도를 도입했다. 도입 당시 등록규제 수는 10,372개였는데 2013년 6월 15,007개로 44.7%나 증가했다. 규제 수는 김대중 정부에서 1999년 7,294개로 줄었다가 그 후 증가했다. 규제 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2003년 7,827개로 증가했고 2006년 8,084개로 더욱 증가했다. 규제 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2009년 11,050개에서 2012년 13,914개로 크게 증가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3년 6월까지 1,093개나 증가했다.1) 큰일이다. 그래서 ‘규제는 과감하게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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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종합화학이 작년 11월부터 울산시에 짓고 있는 건설 중인 파라자일렌(PX) 공장의 모습.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지분 보유 요건을 완화해주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일본기업이 약속한 4800억원 규모 투자가 취소될 상황이다./조선DB.


5. 노동시장을 경직시키지 말라.

정규직 해고가 쉽고, 비정규직 보호가 약하고, 고용구조가 다양하고, 채용과 해고에서 규제와 비용이 적고, 단체협상이 중앙집권적이 아닌 나라들이 노동시장이 유연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노동시장이 유연한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은 경제가 좋았고,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않은 프랑스, 스페인, 메르켈 이전의 독일 등은 경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노동시장 유연성은 성장의 엔진이다.

미국은 OECD 국가 가운데 고용보호가 가장 약하다. 미국은 고용보호 조항이 하나뿐인데 이는 1992년에 도입된 것으로 근로자 100인 이상의 기업이 해고하려면 60일 이전에 해당 근로자에게 통보만 하면 된다. 그래서 미국은 해고가 쉽고, 해고가 아무 때나 가능하다. 미국은 또 프레이저 인스티튜트가 ‘경제자유’로 평가한 ‘노동시장 규제’에서 규제가 약하기로 2011년 152개국 가운데 1위다(1위는 홍콩인데 홍콩은 국가가 아니므로 제외). 
 
한국은 고용보호가 심해 OECD 국가 가운데 정규직 해고가 포르투갈 다음으로 어렵다. 또 ‘경제자유’로 평가한 ‘노동시장 규제’에서 규제가 심하기로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58위(123개국 중)였는데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132위(141개국 중)로 추락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친노(勞)정책을 편 결과다.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는 133위(152개국 중)로 역사상 가장 악화되었다. 152개국 가운데 133위! 한 마디로, 아프리카 미개국 수준이다. 그래서 ‘노동시장을 경직시키지 말라.’
 
6.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게 하라.

역사발전 과정을 보면 자본주의라는 사상이 시장경제로 구체화되고, 주식회사라는 기업조직이 설립된 후에야 인류의 생활이 윤택하게 되었다. 이는 자유기업 원리가 중요시되는 시장경제의 기여다. 시장경제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래서 시장경제에서는 개인들이 기업가정신을 마음껏 발휘하여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19살의 나이에 기업가정신 하나로 ‘윈도우’를 개발하여 전 세계 사람들이 인터넷을 쉽게 쓰게 도왔다. 이 공로로 그는 1994년부터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세계 1등 부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그는 약 600억 달러의 기금을 가진 ‘빌 & 멜린다 게이츠재단’을 운영하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선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정주영 회장은 “현대의 입장으로나 국가의 입장으로나 장차 자동차가 미래의 주종 사업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2)는 비전을 갖고, 자동차 산업을 일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금 전 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정신이 이룩한 결과다. 그래서 눈빛이 빛나는 젊은이들로 하여금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게 하라.’

7. 해외직접투자 유입을 확대하라.

해외직접투자가 유입되면 일자리와 소득이 증가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경제가 발전한다. 그래서 해외직접투자 유입은 성장의 동력이다.

중국, 아일랜드, 싱가포르는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성장의 동력임을 보여준다. 중국은 덩샤오핑이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하여, 아일랜드는 이미 1970년대부터 개방정책을 도입하여, 싱가포르는 리콴유가 출발부터 나라를 완전 개방하여, 외자 유치에 국운을 걸었다. 이 결과 2012년까지 해외직접투자가 중국에 8,300억 달러 이상, 아일랜드에 2,400억 달러 이상, 싱가포르에 5,100달러 이상 유입되었다. 이 결과 중국은 고도성장을 달성하여 G2가 되었고, 1인당 국민소득을 아일랜드는 17년 만에 1만 달러에서 5만 달러로, 싱가포르는 22년 만에 1만 달러에서 5만 달러로 끌어올렸다. 

2012년까지 한국에 유입된 해외직접투자는 기껏해야 1,300억 달러 정도다. 그나마 한국은 2000년 이후 2003∼4년만 제외하고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더 많다. 한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많은 것은 국내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국내로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그래서 법인세율을 낮추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고, 기업 우대 정서를 길러, ‘해외직접투자 유입을 확대하라.’

8. 무역규모를 확대하라.

국제무역은 윈윈게임(win-win game)이다. 사람은 더 잘 살고 싶어 하는 나머지 자기는 갖지 않고 남은 갖고 있을 때 자기가 가진 다른 것과 남의 것을 교환하려고 한다. 이는 국제무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래서 국제무역은 윈윈게임이다.

국제무역은 우리를 잘살게 한다. 프레이저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11년 152개국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높은 상위 20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몇 나라를 제외하고 적게는 에스토니아의 15,679달러에서 많게는 룩셈부르크의 77,308달러에 이른다. 한편 무역의존도가 낮은 하위 20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콩고민주공화국의 221달러에서 많게는 베네수엘라의 10,703달러에 이르는데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극빈 상태다.

한국은 무역 덕분에 발전한 나라다. 1964년에 1억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은 2012년 5,478.79억 달러, 수입은 5,195.69억 달러로 무역규모 1조 달러대를 넘었고, 무역흑자는 283.1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만성적(慢性的)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이 지배적이었다. 그러한 우리가 경상수지 흑자를 21개월 연속 유지하다가 2013년 10월 사상 최대인 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60년대부터 추진한 ‘수출주도형 개방경제정책’(export-led open economic policy) 덕분이다. 2012년 한국은 무역규모 7위(크기 순서대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경제규모 15위를 기록했다. 2012년 무역규모에서 한국은 6위 영국보다 575억 달러, 5위 프랑스보다 1,500억 달러 적은데 2014년 말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제치고 무역규모 5위로 올라설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역규모를 확대하라.’

9. 경제 영토를 넓혀라.

서울 크기의 약 1.1배인 싱가포르는 선진국이다. 남한 크기의 약 70%, 남한 인구의 약 9%인 아일랜드는 더 더욱 선진국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나라 크기가 문제되지 않는다. 글로벌 시대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73년 동안 살아오면서 대한민국을 지금처럼 자랑스럽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미국 유학시절인 1970년 한 교수님이 강의 중 갑자기 나를 향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20달러 정도지?’ 하고 던진 말은 지금도 내 귓가를 맴돌고 있다. 일본 사람을 만나면 움츠러들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 축구선수들이 유럽 선수만 만나면 주눅 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는 진즉 외국인 100만 명 시대, 해외동포 178개국·7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미국과 중국 크기의 10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 대한민국은 미국 등 많은 나라들과 FTA를 체결했고, 중국 등 많은 나라들로부터 FTA 체결을 제안 받고 있다. 우리가 만든 상품들―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TV, 드라마, k-pop, 한식, 라면, 김치, 비빔밥, 빵,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전 세계를 휩쓸며 표준 상품화되어 가고 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이 기회에 경제 영토를 넓혀 눈빛이 빛나는 젊은이들을 위해 일자리를 열어주어야 한다. 그래서 ‘경제 영토를 넓혀라.’

10. 경쟁에서 밀리지 말라.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글로벌 시대에는 1등만이 살아남는다. 1등으로 살아남게 하는 것은 경쟁력뿐이다. 그래서 무한경쟁 시대인 글로벌 시대에는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핀란드는 한 때 노키아라는 세계 1등 기업 하나로 세계 1류 국가가 된 나라다. 2005년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점유율 35%, 매출액 342억 유로를 기록했고, 핀란드 GDP의 22%를 기여했다. 2007년 노키아는 판매량에서 2위 삼성전자, 3위 모토로라, 4위 소니에릭슨을 다 합친 것보다 많았다. 그러한 노키아가 최근 역사 뒤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 세계무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가운데 삼성은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을 앞서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피나는 연구개발, 빈틈없는 마케팅 전략 등을 통해 얻어진 결과다. 누군가는 최근 삼성도 언젠가는 경쟁에 밀려 노키아처럼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어림없는 경고다. 삼성은 영원히 1등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삼성이여, 현대여, LG여, SK여, 포스코여, 두산이여, KT여, 한국의 모든 대기업들이여, 영원토록 ‘경쟁에서 밀리지 말라.’
 
각주
 
1) 전경련(2013.6), <우리나라 규제현황과 개선방향>(규제개혁 시리즈, 2013.06). 
2) 정주영(1998), 『이 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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