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이유

성장 동력은 외자(外資) 유치에 있다④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 업데이트 2013-11-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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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성장 동력은 외자 유치에 있다는 관점에서, 4회에 걸쳐 해외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중국(1), 싱가포르(2), 아일랜드(3), 한국(4)의 경제발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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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의 컨테이너 선적모습. 한국은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감소하고, 유출이 유입을 능가해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 조선dB.

‘성장 동력은 외자(外資) 유치에 있다④’는 이 글의 목적은, 해외직접투자를 중심으로 중국, 싱가포르, 아일랜드의 경제발전을 한국과 비교하려는 데 있다. 특히 이들 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려는 데 있다. 이에 앞서 경제성장이 정체된 나라로 알려진 아르헨티나 이야기를 잠간 늘어놓는다.
 
아르헨티나, 1인당 국민소득이 1천→1만 달러까지 42년 걸린 나라
 
아르헨티나는 면적이 273.7만 ㎢, 인구가 4천만 명을 웃도는 나라다. 아르헨티나는 1516년 유럽인들이 처음 들어온 후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고, 영국의 침공을 받았고, 브라질과의 전쟁을 치르는 등 평탄치 않은 역사를 가진 나라다. 아르헨티나는 1870년대부터 해외 투자와 이민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농업, 사회, 경제 등이 발전하여 현대적인 경제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 후 아르헨티나는 1880~1929년간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당시 세계 10대 부국 가운데 하나에 들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1946년 후안 페론이 정권을 잡고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1955년에 일어난 쿠데타를 시작으로 잇따라 이어진 쿠데타와 군사독재가 정치 불안까지 가중시켜 경제가 더욱 침체에 빠져들었다. 아르헨티나는 1970∼2002년간 12차례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래서 필자는 아르헨티나경제를 ‘널뛰기경제’라고 부른다. 아르헨티나는 성장률이 널뛰기다 보니 1인당 국민소득 변화도 널뛰기다. 1970년 1인당 국민소득이 1,258달러였는데 42년이 지난 2011년에야 10,727달러로 증가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86년에 3,281달러였는데 17년 후인 2003년에도 3,201달러였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최근 해외직접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IMD 평가를 소개한다.
 
∙직접투자 유입(2012년): 125.5억 달러로, 22위 (한국 48.4억 달러로 36위)
∙직접투자 순유입(2012년): 114.6억 달러로, 10위 (한국 -164.1억 달러로 53위)
∙직접투자 유입저량(2011년): 951.5억 달러로, 37위 (한국 1,317.1억 달러로 30위)
∙직접투자 순유입저량(2011년): 638.2억 달러로, 18위 (한국 -276.3억 달러로 45위)
저성장의 대표적인 나라 아르헨티나는 최근 해외직접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2003∼2011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1%나 된다. 한국보다 훨씬 낫다.
 
중국·싱가포르·아일랜드, 해외직접투자 유입으로 경제발전에 성공한 나라
이제 <표> 내용을 중심으로 중국·싱가포르·아일랜드의 경제발전을 이야기한다.
 
 <표> 해외직접투자 내용과 순위 (액수: 미국 달러; 순위: 60개국 중)
면적
직접투자 유입
직접투자 순유입
직접투자 유입저량
직접투자 순저량
2012년
순위
2012년
순위
2012년
순위
2011년
순위
중국
남한의 96배
2,716.6억
  1
1,704.5억
  1
7,118.0억
  7
3,458.2억
  2
싱가포르
남한의 0.7%
 566.5억
  7
 335.7억
  4
5,186.3억
 13
1,795.3억
  4
아일랜드
남한의 69%
 329.3억
 11
 101.9억
 12
2,434.8억
 19
 -807.4억
 51
한국
9.96만
  48.4억
 36
-164.1억
 53
1,317.1억
 30
 -276.3억
 45
주: IMD는 순유입을 (유출-유입)으로, 순저량을 (유출저량-유입저량)으로 썼는데 필자는
   (유입-유출)로 바꿔 썼음.
자료: IMD, National Competitiveness Yearbook 2013. 면적은 기타 자료.
 
첫째, 중국은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선두 주자다.
∙중국은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1위, 순유입에서 1위, 유입저량에서 7위, 순저량에서 2위다. 이 네 가지 내용에서 중국은 선두 주자다. 덩샤오핑의 비전으로, 이 많은 해외자본이 중국의 싼 임금·토지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은 1978∼2012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9.9%로, 세계 역사상 가장 높다. 이 결과 1인당 국민소득도 1980년 314달러에서 2011년 5,535달러로 빠르게 증가했다.
 
둘째, 싱가포르 역시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중국에 이어 선두 주자에 속한다.
∙싱가포르는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7위, 순유입에서 4위, 유입저량에서 13위, 순저량에서 4위다. 서울보다 1.1배 큰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이 같은 성과는 리콴유의 비전이 가져온 결과다. ∙싱가포르는 1970∼2012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8.6%로 중국 다음의 고도성장이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1989년에 1만 달러였는데 23년이 지난 2012년에 5만 달러를 넘어섰다. 
 
셋째, 아일랜드 역시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선두 주자에 속한다.
∙아일랜드는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11위, 순유입에서 12위, 유입저량에서 19위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자본유출이 발생하여 2011년 순저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여 51위인데, 최근 경제가 살아나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구제금융 딱지’를 떼게 되었다.
 
∙아일랜드는 연평균 성장률이 1970∼2012년간 4.2%, 세계경제가 호황국면에 접어든 1992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는 6.8%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아일랜드는 고도성장에 힘입어 1988∼2005년간 17년 만에 1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1988∼2007년간 19년 만에 1만 달러에서 5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다. 작은 나라 아일랜드에 해외직접투자가 유입되어 2012년 2,980.9억 달러나 쌓인 효과다.
 
한국,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많아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 해외직접투자 유입에서 36위, 유출이 유입보다 많아 순유입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해 53위, 유입저량에서 30위, 유출저량이 유입저량보다 많아 순저량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해 45위다. 큰 나라 중국, 작은 나라 싱가포르·아일랜드와 비교할 때 초라하다.
 
∙한국은 1970∼2012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2%로 중국과 싱가포르 다음이다. 그러나 2000∼2012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7%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970년 288달러였는데 1995년에 11,845달러, 2010년 21,090달러를 기록했다.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 15년 걸렸다. 싱가포르·아일랜드와 비교할 때 초라하다.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직접투자 유입은 1999년 93.3억 달러에서 2005년까지 감소하다가 그 후 2012년까지 1999년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 2000년 이후 2003∼4년만 제외하고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많다. ‘성장 동력은 외자 유치에 있다’는 관점에서 평가할 때 한국은 분명히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 왜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줄어드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투자 여건을 좋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이르는 과정에서 규제는 더 강화되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서비스업은 규제가 언제 풀릴지 아득하다. 특히 통상임금 논의가 보여주듯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예측 불가능한 정책과 규제로 인해 법적 또는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국가로 보기 시작한다면’1)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퇴색하고 말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노동시장 경직화는 더 큰 문제다.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정규직 해고가 어렵기로 포르투갈에 이어 2위다.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로 평가한 한국 노동시장 유연성은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123개국 가운데 58위였는데, 노무현 정부에서 2003년 127개국 가운데 81위로, 이어 2006년 141개국 가운데 132위로,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 2011년 152개국 가운데 133위로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2)152개국 가운데 133위’라는 평가는 한국 노동시장 유연성이 아프리카 어느 미개국 수준임을 시사한다.
 
한국은 왜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많아지는가? 
 
한국은 2000년 이후 몇 년을 제외하고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많다는 것을 밝혔다. 한국이 벌써 선진국이 되었다는 증거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환경이 악화되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국내 투자자들, 특히 대기업들이 역시 국내 투자환경이 좋지 않아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은 해외직접투자 유입이 감소하고, 유출이 유입을 능가해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싱가포르·아일랜드가 주는 교훈
 
첫째, 대통령은 비전을 가져야 한다. 덩샤오핑, 리콴유, 찰스 호이 등처럼 성장 동력은 해외자본 유치에 있다고 보고, 해외자본 유치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 대통령만이 그랬던 것 같다.
 
둘째,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고, 아프리카 미개국 수준인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
 
셋째,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율이 12.5%인 아일랜드, 17%인 싱가포르처럼 한국도 25%인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 정치가들, 특히 야당 정치가들은 법인세율 인하를 ‘부자 감세’로 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세계는 진즉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벌여 오고 있다.
넷째, 싱가포르가 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듯이 한국은 IT산업을 육성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각주
1) 틸로 헬터(유럽상공회의소 회장), ‘외국인 당황케 하는 한국 투자환경’ (<동아일보> 기고, 2013.11.5.)
2) 이 내용은 Chosun.pub 2013. 10. 23일자 필자의 칼럼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화 과정: DJ에서 박근혜까지’에서 언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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