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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의 빚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이는 역대 정부가 ‘물가 안정’과 ‘서민 보호’ 명분을 내세워 공공요금을 원가보다 아주 낮게 규제해온 결과다. 조선DB. |
‘부채 많은 공기업 10곳의 빚이 눈덩이처럼 매일 770억 원씩 늘고 있다’고 한다. ¹) 공기업부채가 국가부채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국가부채를 ‘일반정부’만을 대상으로 추계해 왔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재정건전성이 뛰어난 나라로 오해받고 있다.
예를 든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11년 GDP 대비 한국의 ‘일반정부총지출’²)로 나타낸 국가부채 비율’은 36.2%로, 비교 가능한 OECD 31개국 가운데 한국이 낮기로 4위다. 또 2012년 GDP 대비 ‘일반정부총지출’ 비율로 나타낸 한국의 ‘정부규모’는 30.2%로, 비교 가능한 OECD 31개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작은 정부’를 실현한 나라다. 사실이 그렇다면 얼마나 자랑스럽겠는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는 ‘빚더미 공기업’이 제외되어 나타난 결과다.
이 글에서는 공기업부채를 줄이고, ‘빚더미’ 한전과 수자원공사를 살리려면 전기·수도요금을 현실화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대기업의 생산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정부는 11월 말까지 전력요금 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정부는 전력난 대비책의 일환으로 대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계약용량 1000㎾ 이상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전기요금은 현재 9가지 용도별로 차등 부과되고 있다.
이 가운데 1000㎾ 이상 산업용 고압전기는 대기업 93% 정도가 사용하는데,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생산원가의 90%라고 한다. 전기요금이 오르면 해당 대기업의 생산원가가 오르기 마련이어서 경제 전반에 걸쳐 미치게 될 부작용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전기요금 인상을 대기업에만 적용하는 ‘땜질 처방’ 대신 전기요금을 수도요금과 함께 점진적으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공기업부채 증가는 국가부채 폭증으로 이어져
여기에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증세 없는 복지’가 이슈화되자 공기업 부채 실상이 양파 껍질처럼 하나하나 벗겨지고 있다. 이 결과 공기업 부채가 국가부채를 폭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2013년 국가채무는 480조3천억 원, 여기에다 41개 공기업 부채 523조3천억 원과 국가보증채무 33조5천억 원을 더하면 국가부채는 1037조1천억 원에 이른다.
이는 3년 전 807조 원과 비교하면 28.1%나 증가한 액수다. 국가부채는 최근에 들어와 고삐 풀린 말이 되어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한 예로, 이명박 정부는 LH공사에서만 138조 원의 부채를 남겼다. 2013년 41개 공기업 부채는 2012년에 비해 9.7%나 증가했다. 이처럼 빚더미 공기업이 공룡이 되어 가고 있다. 이는 역대 정부가 ‘물가 안정’과 ‘서민 보호’ 명분을 내세워 공공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아주 낮게 규제해온 결과다.
전기요금은 생산원가의 90%를 밑돌아
전기요금을 보자. 한전 자료에 따르면, 2007∼2012년간 전기 관련 총수입은 한 해도 예외 없이 총원가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07∼2012년간 누적 적자는 29조 원을 넘는다. 2007년 이전 연도도 포함하면 누적 적자는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한전이 전기요금 부과에서 적용단가를 생산원가보다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한전 자료를 바탕으로 2007∼2012년간의 경우를 예로 든다. 으로 나타내는 적용단가는 2007년 77.7원에서 해마다 조금씩 올라 2012년에는 101.0원이 되었다. 이를 ‘적자를 벗어날 수 있는 단가’와 비교하면 실제 적용단가는 모든 연도에서 지나치게 낮다. 한 예로, 2007∼2012년간 한전의 가장 많은 적자는 2008년 8조8억 원인데, 만일 2008년 적용단가가 79.2원 아닌 102.0원이었다면 한전의 적자는 제로였을 것이다. 2012년 한전 예산에 따르면, 적용단가는 ‘적자를 벗어날 수 있는 단가’³)의 89.79%로 편성되어 있다.
선진국 전기요금은 한국보다 1.3∼3.4배 많아
이어 한국의 전기요금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자. 2008년 한국 전기요금을 100.0으로 볼 때 일본 231.5, 미국 127.0, 캐나다(2006년) 79.6, 프랑스 189.9, 독일(2007) 257.8, 영국 259.6, 이탈리아 342.7이다. 이처럼 선진국 전기요금은 캐나다만 제외하고 한국보다 1.3∼3.4배나 많다.
수도요금은 생산원가의 70∼80% 수준
수도요금은 어떠한가? 수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2000∼2011년간 수도요금 현실화율⁴)은 2000년 75.2%에서 2003년 최고치인 89.3%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로는 사실상 감소하여 2011년 76.1%를 나타냈다. 이 결과 2000∼2011년간 수자원공사의 누적 적자는 25조8천억 원을 넘는다.
박근혜 정부는 전기·수도요금을 현실화해야
이제 공은 박근혜 정부로 넘어왔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박근혜 정부도 역대 정부처럼 ‘물가 안정’과 ‘서민 보호’ 명분을 내세워 공공요금을 계속 규제하여 ‘공기업 부채’를 키워가기만 할 것인가? 그래서는 안 된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기관 수장(首長) 선출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즐겨 차려온 ‘논공행상의 잔칫상’ 대신 기업의 CEO처럼 능력 있고 중립적인 인물을 선출하여 공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맡겨야 한다.
둘째, 박근혜 정부는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여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타파해야 한다. 한전의 경우 직원 1인당 빚이 2억 늘었는데도 신입사원 연봉은 2년간 60%나 인상되었다고 한다. 이 같은 도덕적 해이는 피나는 구조개혁 아니고는 타파할 방법이 없다. ‘능력 있고 중립적인 수장을 선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셋째, 앞으로 한국의 대통령 가운데 누군가는 ‘물가 안정’과 ‘서민 보호’라는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야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채무를 줄일 수 있다. 대통령이 임기 5년 동안 인기 관리를 위해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을 못 본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10개년계획, 필요하면 20개년계획이라도 세워서 전기·수도요금을 점진적으로 현실화해 가야 한다.
넷째, 사람들은 비싸야 아껴 쓴다. 그래서 전기·수도요금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 2012년 겨울과 2013년 여름 우리는 전력난 때문에 얼마나 많은 날들을 가슴 조이며 살았던가? 다가오는 겨울은 또 어떤 상황일까?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요금 개편도 올 겨울 전력난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전기요금 체계 개편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전기·수도요금 현실화가 올바른 해법이다. 지나치게 싼 전기·수도요금이 과소비를 부추겨 공기업 적자를 키워왔다. 따라서 전기·수도요금 현실화가 과소비와 공기업 적자를 줄여 국가부채를 낮출 수 있는 확실한 해법이다.
각주1)
<조선일보> 2013.10.11. 이에 따르면, 부채 상위 10대 공기업은 정책금융기관을 제외하고 토지주택공사(LH)· 한전·가스공사·도로공사·한국수력원자력·석유공사·철도공사·철도시설공단·수자원공사·농어촌공사.
각주2)
OECD 정의에 따르면, ‘일반정부총지출’이란 ‘일반정부, 지방정부, 공기업, 일부 금융공기업 등의 지출’을 합한 것이다.
각주3)
이는 총수입을 총원가와 같게 해주는 단가를 말한다.
각주4)
이는 생산원가(원/㎥)에 대한 요금(원/㎥) 비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