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東北) 대지진 1년, 일본-

  •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 업데이트 2012-03-1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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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는 3월 11일 도쿄 국립극장에서 지진과 쓰나미(津波) 희생자에 대한 추도식을 개최했다. 천황, 수상, 삼부 요인을 비롯해서 피해가 가장 컸던 이와테(岩手)·미야키(宮城)·후쿠시마(福島) 현(県)의 유족 대표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자연재해에 의한 추도식을 정부 차원에서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20,000여명의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속출했던 도호쿠대진재(東北大震災)로부터 1년-

일본은 그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더 깊어만 가고 있고, 수도권 대지진 설(說)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도쿄에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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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 대지진 참사(출처:야후재팬)

"지난해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이 7000여 차례를 넘어서는 등 지진활동이계속돼 지금 당장이라도 강진(强震)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도쿄대(東京大) 지진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문부과학성 프로젝트팀은 '30년 내 리히터 7도 규모의 수도직하형 지진 발생 확률이 70%'라고 예측했다."


일본 언론을 인용해 국내 언론들이 앞을 다투어 보도한 일본 지진에 대한 내용들이다. 이러한 분위기로 한국에서 일본, 특히 도쿄 지역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연간 240만 명. 20명 당 1명이 일본을 찾았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격감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에게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의 수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도쿄에 견학을 가야하는데 가도 되는지요?"


"도쿄에서 식품 박람회가 열리는데 가도 될까요?"

필자는 도쿄(東京)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업인 '도미타 카츠나리(富田一成 · 58)'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시로 확인한다.


"지진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항상 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특별한 발표가 없습니다. 지진에 대한 소문은 떠돌고 있습니다만,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자연의 섭리(攝理) 대해선 그 누구도 자신이 없기 때문이리라.

이웃나라 한국에 소홀한 일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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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이 서울에서 전시하고 있는 보도사진전 안내문
"대진재 1주기를 맞이하여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의 편지를 소개한 매체는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뿐입니다.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인사말을 TV 방송국들이 반복해서 뉴스를 내보내는 것과 비교해 보면, 지금의 정부가 이웃 나라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닌지..."


기업인 '도미타(富田)' 씨의 거침없는 말이다. 한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 관계없이 필자가 접한 양식 있는 일본 기업인들의 생각은 '도미타(富田)' 씨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도미타(富田)' 씨는 더욱
목청을 높인다.


<이웃은 곧, 발밑입니다. 발밑을 보지 않는 일본. 그것 때문에 지진 및 원전 사고 이후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가장 먼저 모국으로 귀국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습니다. 구미(歐 美) 사람도 가족은 본국에 되돌려 보내고, 자신들은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일본은 이러한 때에, 원칙대로 국가가 정보를 공개하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에게 신용을 잃은 정부는 '그럴만한 힘이 없다'고 밖에 말 할 수 없습니다. 특히, 문제의 주역은 '관 나오토(管直人)' 총리습니다.
노다(
野田)수상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면, 국내는 말할 것도 없이 해외에도 정보 공개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여 각국의 도움을 받는 것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언론을 통한 홍보에만 만족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상대에게도 소리를 질러 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진의 일주기에 일본은 남자다움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진짜 남자다움을!>


'일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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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大地震)을 지켜보면서(출처:야후재팬)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지난 1년간 40만 명의 갈 곳 잃은 생존자와 피난민들이 지금도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구호기관은 '정부가 지역민들과의 합의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진 복구에 늑장 대처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도쿄 특파원 시절 도호쿠 지진 피해지역을 취재했던 KBS의 김대홍(金大弘) 기자는 최근에 <일본의 눈물>이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경제적 손실보다는 일본 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사실을 걱정했다. 일본 내부에서 우러나온 목소리를 통해서 느낀 사실이다.

"3·11 대지진은 경제대국 일본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사회를 지탱하고 있던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것이다....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늘을 원망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그리고 그는 일본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서서히 침몰하는 군함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일어섰듯이 힘차게 부활할 것인가."


자연 재해도 문제이지만, 이를 극복해내려는 인간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가 문제다. 관·민 합동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대책수립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문제만이 아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시 가고 싶은 후쿠시마(福島)

필자는 수 년 전 후쿠시마(福島)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반다이산(磐梯山, 1,819m) 아래 펼쳐져 있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구름이 조각조각 바람에 불리어 흘러가는 것만 보아도, 먼 길 떠나고 싶은 마음 불현듯 치밀어 정처 없이 떠돌다가, 강가의 초라한 집으로 돌아와 거미줄을 치웠다'는 17세기에 일본을 주름잡던 음유시인 바쇼(芭蕉, 1644-1694)라는 사람도 도호쿠(東北) 지방을 좋아했다.


<그럭저럭 시라카와(白河) 관소를 넘고 이제 아부쿠마(阿武常)강을 건넌다. 왼편에는 반다이산(磐梯山)이 높이 솟아있고, 오른편으로 이와키(岩城) · 소마(相馬) · 미하루(三春) 지방이 건너다보이고, 뒤편으로는 산이 연이어 있어 히타치(常陸) · 시모츠케(下野)를 경계 짓는다.>


필자가 일본의 도호쿠(東北) 지역을 돌아보고 본란(2008. 12. 20)에 올렸던 칼럼의 일부이다.

자연 친화적이고, 인심이 좋으며, 먹을거리가 풍부했던 천혜(天惠)의 지역 도호쿠(東北)-

시인이 거미줄을 치우며 머물고 싶었던 아름답고 낭만적이던 지역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슴 아픈 일이다.

갈 곳 잃은 40만 명은 언제나 그들의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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