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중부 국제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나고야(名古屋) 시내로 들어갔다. 우리나라 보다는 포근한 겨울날씨여서 기분이 상쾌했다. 나고야의 중심부에 있는 '국제 디자인 센터'로 달렸다. '야노 키요미(矢野きよ実, 50)씨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TV아이치의 '뉴스 와이드' 생방송 진행자이다. 인터뷰의 주제는 '도호쿠(東北)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정했다. '야노(矢野)'씨는 "방송을 마치자마자 뛰어나왔다"고 했다. '뉴스 와이드' 진행자다운 미모였으며, 키도 크고 날씬했다.
'진재(震災),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듯-'
![]() |
| 야노 키요미씨의 모습 |
"본디 모델이자 탤런트이고, 지금은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 중입니다."
필자가 봐도 TV탤런트나 영화배우 모습 그대로 느껴졌다. 그녀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도호쿠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들을 위한 봉사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도호쿠(東北) 지진이 난지 1년도 채 안됐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의 상처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히고 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야노(矢野)'씨의 첫 마디에서 '인류의 모든 역사는 여러 가지 봉사로써 신(神)에 도달할 수 있다'는 존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의 말을 실천하려는 듯 하는 모습이 강하게 느껴졌다.
"제가 한 달에 한 번 씩 도호쿠(東北)에 갑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참으로 서글픈 일이죠.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 재해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지 않습니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터집니다. 우리는 그들의 상처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야노(矢野)'씨는 매월 180km의 거리를 직접 차를 몰고 도호쿠(東北)에 간다고 했다. 한 번 가면 1주일 정도 체류한다. 지난 해에는 음식 배달을 하다가, 요즈음은 그들에게 서예도 가르치고 오락도 하면서, '그들을 위로한다'고 했다. 방사능이 무서워서 발걸음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으로 갸륵한 천사의 마음이다.
![]() |
| 무적(無敵)휘호 |
무적(無敵) 운동 펼쳐
'야노(矢野)'씨는 동료들과 함께 서예 작품을 한 보따리 들고 왔다. 작품은 다름 아닌 도후쿠 지진과 쓰나미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어린아이들의 작품이었다.
'살아야 한다'
'한 그루의 소나무'
'잊지 말아요'
'무적(無敵)'
작품 하나하나에 지진 피해자들의 처절한 아픔과 갈망이 배어 있었다. 이들 작품 중에서 그녀는 '무적(無敵)'이라는 배지를 만들었다. 어려운 삶일지라도 강건한 마음을 가지면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뜻에서다. 배지 하나의 값이 푼돈에 불과하지만, 작은 돈이 모아져 어린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야노(矢野)'씨는 일본의 유명 잡지에 게재된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크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의 인터뷰 기사를 필자에게 펼쳐 보였다. '크린트 이스트우드'도 '무적(無敵)' 배지를 달고 있었다.
"사람은 고작(눈물을 삼키며) 살아가는 것일 뿐.
인생은 선물인고로,
베스트를 다 해야 하는 것이라오."
짧은 생을 사는 동안 자기 일에도 충실하고, '남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잡지에는 '크린트 이스트우드'도 20세 때 비행기 추락 사고로 캘리포니아 북쪽 태평양에 떨어져 사경을 헤매다가 살아난 이 후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그 후 '삶에 대한 존귀한 가치를 느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나무(樹)와도 대화해
![]() |
| 야노 키요미 씨(中)와 동료들 |
"나무가 대답은 못하지만, 나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무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다간 수많은 사람들의 숫한 고통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러한 생각으로 어린아이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열심히 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중에 '야노(矢野)씨는 지갑 속 깊은 곳에서 비닐봉지 하나를 꺼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1,300년 된 나무에서 채취한 이파리였다.
"이파리 하나도 소중한 생명체라는 생각을 하기 위해서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사람의 생명은 더욱 소중하구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고 사는 사람도 많은데, 나무의 소리를 듣고, 졸지에 고아로 전락한 아이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1977년부터 광고 모델
어디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마음이 싹텄을까? 필자는 그녀가 살아온 삶이 궁금했다. 보다 자세하게 인터뷰에 돌입했다. 간략하게 그녀의 삶을 정리해 본다.
![]() |
| 지진 피해 어린아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고 있는 야노 씨- |
이러한 경력의 소유자가 현재 서예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도호쿠 지진 피해 어린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면서, 작품 전시회를 통해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상 큰일에만 매달릴 수 없다. 작은 정성이라도 열심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잊지 말아야 해요. 진재(震災) 피해자들의 아픔을...."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이다. 생활에 쫓기다보면 남의 아픔을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