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인의 날을 맞아 즐거워하는 새 성인들-전통 옷 '기모노'를 입고 기념촬영: 사진 야후재팬
성인(成人)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성인이 되는 것을 기리는 날이 바로 '성인의 날'이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성인(成人)의 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일본의 축일에 관한 법률(祝日法) 2조에 의하면 "어른이 된 것을 자각해, 스스로 살아남으려고 하는 청년을 축하 격려한다"것을 취지로 하고 있다. 이 날에는 각시읍면으로 새 성인(成人)들을 불러 특별한 행사를 거행한다. 세계적으로 성인의 날을 공휴일로 하는 나라는 그리 흔치 않다.
일본은 본디 '성인의 날'을 전년의 성인의 날 다음날부터 그 해의 성인의 날까지 생일을 맞이하는 사람을 축하하는 날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는 전년의 4월 2일부터 그 해의 4월 1일에 성인이 되는 사람을 식전 참가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취학 연령 방식이 정착하게 되었다.
성인(成人)임을 자각하는 날
일본에서는 과거 1월 15일이 '성인의 날'로 고정되었던 시대도 있었으나 '해피 먼데이' 제도 도입에 따라 2000년부터 1월의 제2 월요일 즉, 그 해의 1월 8일부터 14일까지 중 월요일에 해당하는 날로 변경되었다. 그 때문에 원래의 1월 15일은 법률을 개정하지 않는 한 다시 오지 않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귀향하는 새 성인이 참가하기 쉽도록 '성인의 날'의 행사를 월요일의 전날인 일요일에 개최하는 경우도 많다.
일본의 기업인 '오자키 토모키(尾崎朝樹 · 63)'씨는 성인의 날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성인식은 20세가 되는 소년소녀들에게는 특별한 날입니다. 이날은 새 성인들이 부모님이나 주위의 어른들에게 보호되어 온 아이의 시대를 끝내고, 자립해서 어른의 사회에 돌입하는 것을 자각하기 위한 의식(성인식)을 실시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의미 있고 경사스러운 일이라고 해도 왜 '성인의 날'을 축일로 했을까? 일설에 의하면 전후(戰後) 물자와 식량이 부족한 시대에 그 무엇보다도 부족하다고 여겨지고 있던 것은 '인재'였다. 좋은 「국가」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국민 자신이 성장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당시 공무원들의 아이디어(idea)였다고 한다. 공무원들은 "어린이들이 어른이 된 것을 자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날을 축일(祝日)로 정하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이와 같이 성인의 날에 담겨진 선인들의 구상을 아는 것도 성인이 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여성의 경우 '기모노'가 필수
일본 여성이 전통적인 옷(着物/ 기모노)을 입을 기회는 시치고산(七五三/ 여자아이 3세와 7세, 남자아이 5세 때 신사에 가서 신에게 기원하는 풍습)이나 관혼상제이지만, 여성이 값비싼 비단(正絹物)의 '기모노'를 착용하는 것은 성인식이 최초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모노'의 구입 가격은 수 십 만 엔에서 100만 엔 정도로 폭이 넓으나, 경제 상황이 나쁜 현재는 20만-30만 엔 전후가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싼 '기모노'를 구입하지 않고 빌리는 경우도 많다. 빌리는 이유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기모노'의 보관이나 수납 처리가 어렵고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모노' 렌탈의 경우는 10만 엔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그것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2만 엔'이라는 정보가 인터넷에 흘러 다니고 있다. 아무튼, 딸을 가진 부모들은 아이가 성년(20세)이 가까워 질 즈음에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쓰게 된다. 일본의 한 주부(山田慶子 · 49)는 '올해 성년이 되는 딸에게 20만 엔 정도의 기모노(着物)를 선물했다'면서 "가계 사정이 좋지 않아 좀 더 비싼 옷을 사주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귀여운 딸아이에게 좋은 기모노(着物)를 입히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한편, 남자 아이의 경우는 여자아이와 달리 정장 한 벌 정도 선물하면 되기 때문에 그다지 부담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일본의 이미지 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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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식을 마치고 모의투표를 하는 새 성인(成人) 사진 야후재팬 |
"지금의 일본을 인간의 연령에 비유하면 몇 살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어떤 대답이 되돌아올까?"
<하쿠호도(博報堂) 생활종합연구소가 작년 10월,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전국의 15―69세의 남녀 1756명에게 인터넷으로 일본이나 미국 · 한국 등 '9개국의 이미지 연령'을 물었던 것이다. 조사 결과 일본은 최고령인 52세로 나타났다. 국민의 평균 연령이 44세이니까, 실제보다 8세 연상이 되는 셈이다.
반대로 가장 젊게 나타난 나라는 경제발전이 눈부신 중국이 31.5세로 선두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나 인도 · 브라질도 30대의 젊은 이미지로 나타났다. 지금의 세계 경제의 정세를 현저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올해 약 124만 명의 젊은이가 '성인의 날'을 맞이했다. 총무성에 의하면, 새 성인의 수는 4년 연속 과거의 최소치를 갱신했다.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97%로 1968년 조사 개시 이래 처음으로 1% 아래로 하락했다고 한다. 서일본신문의 사설은 국가나이 52세 대해 아픈 심정을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중국의 사상가 공자(孔子)는 '50의 나이로 천명을 안다'라고 말했다. '50세가 되고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운명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라고 한 의미다. 나라로서의 '50'도 견해에 따라서는 '성숙국가'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국민들의 의식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일본의 국가 이미지 연령이 이렇게 나타난 것은 '나라가 고령자'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어져 불만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이 장래에 불안을 안고 있는 실태를 '국가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토로한 것이다. 방향을 잃은 정치, 침체하는 경제, 어려움과 혼미의 도(度)가 더해지는 고용 정세…. 수많은 '미혹'에 둘러싸여 장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한다면, '사회에 폐색감이 감도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 신문의 사설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국가 이미지 나이가 50세를 넘었다. 이 나라의 회춘(回春)은 자네들에게 걸려 있다. 젊은이답게 챌린지 정신을 가져,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 내는 기개(氣槪)로 어른으로서의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뎌 주었으면 한다.>
어찌 일본만의 일인가. 성숙한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교훈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경제대국인 일본이 이러한 현실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다가올 수 있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성년의 날'은 아직 멀었지만, 일본의 '성년의 날'에 즈음하여 새삼 옛날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던 '청춘예찬'(민태원)이 떠오른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아!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동하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쩍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사람들은 젊은이들의 기개(氣槪)와 동력(動力)을 기대한다. 청춘의 피가 끓는 젊은이들에게 나라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