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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현대건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00년의 가치’ 만들어낼까?

한남3구역 시공사 수주전이 남긴 것...입찰무효·코로나19 악재 뚫고 재개발 사업 출발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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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얽히고설킨 수주전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총 사업비 7조 규모의 한남3구역을 두고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조합장을 중심으로 집행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예상외로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한남3구역은 작년 3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데 이어 8월 말 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의 돛을 올렸지만 초기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과도한 혁신설계 및 입찰조건과 건설사간의 과열 경쟁이 문제가 돼 국토부와 서울시가 특별합동점검을 실시했고, 검찰 수사 의뢰까지 이어지며 입찰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검찰이 지난 1월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리며 불기소 처분해 2월 재입찰 공고를 띄우고 두 번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3월 27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1차 입찰에 참여했던 3사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제안서를 봉인할 수밖에 없었다. 방역 수준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됨에 따라 지난달 18일 50여일 만에 제안서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수주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지난 4일 남산 제이그랜하우스에서 개최한 1차 합동홍보설명회는 관할 구청인 중구청이 집합금지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체온 체크부터 마스크 착용, 소독제 분사, 손소독 후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까지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한남3구역 조합은 당초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으로 장소를 바꿔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공공시설 휴장으로 대관이 취소되자 급히 지난달 반포3주구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렸던 코엑스로 장소를 바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엑스가 위치한 강남구청이 17일 조합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지만 조합 측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입찰 무효 결정, 검찰 수사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사업 일정이 미뤄져 시공사 선정을 또 늦출 경우 사업 장기화가 우려된다”며 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입찰무효사태에 이어 코로나19 정국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이수우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과열 경쟁과 불법 홍보가 얼룩졌던 1차 입찰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클린수주’를 철저히 지켰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하고 있는 2차례의 합동홍보설명회와 공식 홍보관 이외의 모든 개별홍보활동을 금지하고, 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언론보도 또한 자제하도록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알 권리가 침해된다거나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에게 사업제안 내용을 알릴 수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건설사들도 조합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과열 홍보를 최대한 자제하고 공식 홍보관을 통해 내실 있는 사업조건을 제시하는데 집중했다.
  
이번 수주전 기간 동안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중에서 현대건설, 대림산업이 각각 1회씩 ‘경고’를 받았고, 3개사에게 공통으로 ‘주의’를 한 차례 받았다. 현대건설은 기자들의 문의에 대한 참고자료로 자사의 사업제안 내용을 요약해 배포한 것이 입찰지침 위반으로 판단돼 경고를 받았다.
 
대림산업은 핵심 제안내용인 트위스트 타워가 설계 도면과는 달리 과도하게 회전된 이미지를 제안서 등에 사용한 것이 밝혀져 과장홍보로 경고를 받았다. 또 3개사의 경쟁이 과열되자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라는 차원의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일부 조합원들은 건설사의 개별홍보가 원천 차단된 상황에 답답해하기도 했으나 조합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3개사의 사업제안 내용을 분석하며 옥석가리기에 집중했다. 각 사에서 내세우는 사업조건 및 설계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지는가 하면, 조합원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자발적으로 질의서를 구성한 후 각 사 홍보관을 방문해 장시간에 걸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그 결과를 전체 조합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하는 등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절치부심한 조합과 조합원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시공사 선정 총회를 준비했지만, 총회를 5일 앞두고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16일 총회 장소가 삼성동 코엑스로 변경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조합 집행부 해임 및 총회 연기를 주장하는 비대위가 물리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에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집행부는 강남구청과 코엑스를 오가며 끈질기게 설득하는 한편 조합원들에게 총회 강행 의지를 확고하게 전달했다.
 
우여곡절 끝에 2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3842명 중 서면결의 66명을 포함해 2801명이 직접 참석해 의결 정족수인 1922명(과반)을 훌쩍 넘겨 직접 참석률 73%을 달성했다.
 
집행부는 코로나19 방역에 역점을 뒀다. 모든 참석자를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을 한 후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까지 착용해야 총회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총회장 바닥에는 조합원들이 밀집하지 않도록 1m 간격으로 노란 스티커를 붙였으며 곳곳에 게시된 ‘마스크 미 착용시 강제퇴장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10개월의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 시공사 선정 투표는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 현대건설 1167표, 대림산업 1060표, GS건설 497표를 각각 획득하며 과반 득표에 실패해 조합 정관에 따라 3위를 제외한 1, 2위만을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대건설이 1409표(50.3%)로 과반 득표에 성공,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가격’과 ‘고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전략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었다. 현대건설의 대안설계 기준 공사비는 조합의 권고 마감수준을 100% 동등 이상으로 지키면서도 조합의 예정가격 대비 약 1500억원 감액한 1조7377억원을 제안했다.
 
현대건설 측은 “향후 대한민국 대표 랜드마크로 거듭날 한남3구역 사업 성공 완수를 위해 글로벌 건설명가 현대건설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 총괄대표도 “현대건설의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 그리고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면서 “디에이치 한남이 완공되면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 최고의 명품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수주를 통해 한강변 ‘H벨트’ 구축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 현대건설은 한남2·4·5구역 등 한남뉴타운 뿐만 아니라 목동, 여의도, 성수전략정비구역,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까지 등 한강변 주요 도시정비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00년의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한남’이 한남3구역의 모습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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