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계의 '오프라 윈프리 쇼' 격인 '탑기어'가 한국에 상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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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스티그(Stig)의 자서전, the man in the white s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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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한국 촬영 현장에서 본 스티그 (본 사진은 필자가 직접 촬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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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탑기어의 세 진행자, 연정훈, 김갑수, 김진표


자동차 계의 오프라 윈프리 쇼 격인 탑기어가 한국에 상륙한다.

전세계 자동차에 열광하는 모터헤드(Motorhead, 자동차 광)들이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바로 17개의 시리즈에 이어 지금도 새로운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있는 탑기어이다. 이는 본래 영국에서 유래되었고, 영국을 대표하는 BBC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자동차라는 소재만을 가지고 탑기어 잡지에서 시작된 텔레비전 쇼로 영국에서 1977년부터 시작하였고, 2002년에 새롭게 단장한 뒤로는 총 130여편이 방송되었다. 또한 영국에서 다른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겨뤄 BAFTA와 Emmy 어워드까지 거머쥔 텔레비전 쇼이다. 참고로 BAFTA는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의 약자로 영국의 권위 있는 상이고, Emmy는 미국 텔레비젼 프로덕션부문에 주는 상으로 영화로 치면 아카데미 상 정도 되는 상이다. 자동차라는 단일 소재만으로도 이렇게 우리나라의 KBS의 ‘전국노래자랑’ 만큼 장수하면서 전세계의 팬을 모으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주말 예능 버라이어티 쇼와 같이 재미있고 신선한 방식으로 자동차를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보였던 미션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세명의 탑기어 MC(emcee, 진행자)들이 세대의 다른 슈퍼카를 타고 유럽을 투어한다던지, 전설적인 랠리카와 눈쌓인 스키장에서 세계챔피언 스키선수와 다운힐 대결을 펼친다던지, 자동차를 수륙양용으로 개조하여 해협을 횡단한다던지, 상상을 초월하는 재미있는 미션들이 시청자들을 매료한다. 탑기어는 에피소드당 전세계 다운로드 회수로 추정한 시청자는 약 3억5천만명(350million, 출처:벤 콜린스 자서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탑기어가 한국에서 그 막을 연다는 것이다. 이미 호주, 러시아, 미국에도 현지판 탑기어를 진행중이고 이제는 한국에서도 탑기어 텔레비전 쇼를 개막한다는 것이다. 오는 8월 케이블 방송사, XTM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탑기어의 오리지널인 영국판에는 세명의 진행자가 있다. 제레미 클락슨(Jeremy Clarkson), 리차드 해먼 (Richard Hammond), 제임스 메이 (James May)가 있다. 특히 제레미 클락슨의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에게 폭소를 자아낸다. 또한 자동차에 날카로운 비유와 비판으로 남성 시청자 외에 여성시청자들에게도 이해를 쉽게 한다.

한때 영국 탑기어 방송에서 한국의 자동차들을 소개 할때, 저가와 저사양을 비판하면서 차라리 세탁기를 타고 다니겠다는 비아냥 섞인 발언으로 현대자동차 측의 법적 대응까지 거론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탑기어 방송 특유의 코믹함과 영국방송으로서 영국산 차량에만 유독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다는 점을 파악한 현대자동차는 대응하지 않았다. 이미 탑기어에서 혹평을 받은 차량은 한국 차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영국 탑기어의 (reasonably priced car, lap record) 기록을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차로, 기아자동차 를 쓰고 있으며, 본 차량에 쇼 진행자들과 출연자들이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탑기어의 한국판에 세명의 MC로는 김갑수, 연정훈, 김진표가 발탁되었다고 한다. 한국판의 출시에 앞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대하면서도 걱정을 하고 있다. 이미 다른 국가의 현지판 에피소드가 오리지널 격인 영국판에 비해 재미도 없고, 그저 영국판 흉내내기 식이어서 시청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지판은 오히려 오리지널 영국판의 더 높은 시청률을 역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영국 탑기어는 오랫동안 쌓아온 자동차 방송 경험덕분에 자동차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타 현지 판에서는 단기간에 영국판의 인기를 쉽게 따라잡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탑기어의 경우 BBC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라 BBC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 덕분에 방송에 출연하기 어려운 세계 슈퍼카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차들을 가지고 대범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탑기어에는 여타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점이 있는데, 이는 바로 베일에 휩싸인 ‘스티그’(STIG)이다. 스티그라는 케릭터는 탑기어의 인기에 결정적인 견인차 역할을 한다. 어린이들의 대통령이 '뽀로로'라면, 탑기어의 최고의 케릭터는 단연 ‘스티그’이다. 그는 방송의 모든 분량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벙어리 케릭터이며, 항상 흰색의 헬멧과 레이싱수트를 입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임무는 단 한가지, 쇼에 소개되는 모든 차를 서킷에서 최고속도로 최단시간에 주파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티그의 정체는 더욱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때 소문에 의하면, 스티그가 세계최고 자동차 경주로 알려진 F1의 7회 우승전적을 가진 드라이버, 마이클 슈마허(실제로 그는 탑기어 에피소드에서 스티그 복장을 하고 출연하기도 했다.)라고도 했다. 그 외에도 페르난도 알론소를 비롯한 여러 유명 드라이버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스티그는 영국의 유명 연예인 못지않게 파파라치들의 추적을 받기도 한다. 2009년 초 영국의 유명 언론사등에 의해 그의 베일이 서서히 벗겨졌다. 실제로 밝혀진 그는 결코 F1 드라이버만큼의 유명하지 않은 사람으로 스턴트 드라이빙과 ASCAR(미국 나스카의 유럽판), 르망 등에 출전했던, 벤 콜린스(Ben Collins)였다. 그는 정체가 밝혀지고 자신의 자서전, ‘The man in the white suit’ 으로 탑기어에 몸담고 말없이 지냈던 날들을 밝히고 있다. 필자도 궁금해서 책이 나오자마자 교보문고에서 주문까지 해서 읽었다. 정체가 밝혀지면, 더 이상 스티그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벤 콜린스는 현재 스티그를 그만 두었다. 그리고 새로운 드라이버가 역시나 베일에 휩싸인 채로 스티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스티그는 각 나라별 보통 현지에서 고용된 드라이버들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얼마전 필자는 우연치 않은 기회에 한국판 탑기어 촬영현장을 보게 되었다. 사실 당시에는 그저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인 줄 알았지만, 흰색 헬멧과 레이싱수트를 입은 사람을 보는 순간, “스티그(STIG)다!”라고 외치고 탑기어 촬영 현장임을 알게 되었다. 본래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을 마주쳐도 별 관심이 없는 필자이지만, 스티그를 보는 순간 세계최고의 영화배우를 본 것처럼 마음이 설레였다. 이번 탑기어 한국판이 필자와 같은 모터헤드들의 기대치를 얼마나 채워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한국도 이제는 단순히 자동차 생산국이상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 중 자동차 생산과 기술, 레이싱 등으로 단연 손꼽히는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서 먼저 탑기어의 막을 올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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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탑기어에서 한국차 대신 세탁기를 타고다니겠다며 등장한 세탁기로 만든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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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기어에 출연한 톰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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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탑기어에서 기록 측정에 사용되는 기아 씨드(Ceed)


모든 사진 출처: 구글 검색, (필자가 직접촬영한 사진 제외)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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