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차가 최고다'라는 착각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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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가 최고다.

 



사진설명; 일본 애니메이션, 이니셜 D에서 주인공은 오래된 도요타 AE86 으로
당대 최고로 불리던 스포츠카들을 뛰어난 운전기술로 승리한다.



우리들의 뇌리 속에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가장 큰 착각은 바로 이거다.

비싼 차는 무조건 최고다라는 허구이다. 이 허구의 실체를 알아보자.

 

먼저 그러려면, 비싼 차가 최고다 라는 문구를 정리해야 한다. 여기서 비싼 차가 최고다의 기준이 필요하다. 최고다라는 기준은 개인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혹자는 연비가 좋은 차가 최고다, 혹자는 배기량이 큰 차가 최고다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물론 그 기준이 단순히 특정 기준으로 일부의 사람들의 생각만을 대변해서는 안될 것이고,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비싼 차가 최고다라는 주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착각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주장을 대변하기 좋은 기준은 바로 품질이다. 비싼 차가 차량의 퀄리티(Quality)가 낫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여기서 품질은 차량의 전반적인 면으로, 성능, 디자인, 승차감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싼 차가 최고다라는 말은 비싼 차가 품질이 뛰어나다라는 말로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비싼 차라고 무조건적으로 품질이 뛰어난가? 라는 점을 짚어보아야 한다.

 

예전에 필자는 지인의 차량으로 지인들에게 몇 가지 기술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당시 필자는 필자의 지인들로부터 어이없는 질문을 받았다. 지인들이 필자에게 던진 질문은, 그들은 마치 필자가 기술을 선보였던 차를 신()처럼 생각하며, “야 나도 그 차 사면, 그렇게 되는 거야?”라는 질문이었다. 이는 마치 나이키의 최신 농구화를 사서 신으면 마이클 조던의 점프력을 가질 수 있느냐? 라는 어처구니없는 질문과 동일하다. (필자는 한때 나이키의 최신 농구화를 신고 농구를 했으나, 결코 필자의 농구실력은 농구화와 비례하지 않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착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더 비싼 차를 사기 위해 애를 쓰고 또 애를 쓴다. 이런 착각 외에도 이런 비싼 차를 사는 이유 중에 하나는 비싼 차를 타면 타인들의 대우(?)가 달라짐을 느끼고 싶어서도 그러하다. 그런데 주변의 이러한 부추김 역시 본질적으로는 비싼 차가 최고다라는 착각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만큼 비싼 차를 탄 사람들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한국 내에서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풍속은 지나칠 정도로 심하다. 이상하게도 비싼 것들에 대해 필요이상의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풍조가 사회적으로는 된장녀’(비싼 물건, 특히 외국산 명품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여성이라는 의미)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비싼 차에 대한 극도의 떠받들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차는 그 사람의 재력의 상징이라기 보다는 단순히 그 사람의 취향으로 보는 시각이 더 일반화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지나가는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 Benz)를 보고 모든 사람들이 눈을 돌려 우와~ 벤츠다!’ 식의 반응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비싼 차만 보면 우와~ 000 식의 반응을 보인다. 이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비싼 차가 최고다라는 식의 착각이 지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국인들의 착각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자동차 시세가 한국보다 저렴한 미국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재미교포들이 소매업에 종사할지라도 차는 벤츠를 타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미혼남성이 맞선자리에서 자신의 차 키를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던 지하는 과시 아닌 과시를 하기도 한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비싼 차의 품질이 과연 뛰어난가를 확인해보자.

 

비싼 차는 빠르다?! 차량에서 품질의 핵심은 바로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을 포함한 드라이브 트레인(Drive Train)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비싼 엔진은 배기량이 큰 엔진이고, 이는 곧 국내에서 일반적인 주류를 이루는 4기통 2000cc이하의 엔진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통 수와 배기량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당연히 4기통 2000cc이하의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비싼 차라고 모두 다 고 배기량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왔던 영국 로터스 엘리스의 경우는 MR(Midship Engine Rear wheel drive)방식이지만, 정작 엔진은 2000cc도 되지 않는 도요타 사의 엔진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정작 빠름을 정의하는 필수 구성요소 두 가지 중 하나인 차량의 성능만을 언급했을 뿐, 나머지 하나인 운전자의 실력은 완전히 배제된 것이다.

 

물론 여기서 운전자의 실력에도 기준이 필요하다. 그럼 무조건 운전을 오래한 사람이 실력이 좋은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니다. 그럼 예를 들어보자. 오랜 기간 춤을 춰 온 춤꾼이 춤을 잘 출까? 여기에는 기술연마의 과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오랜 기간이 모든 기술을 대변하지는 못한다. 만약 10년간 막 춤만을 춘 춤 꾼이라면, 배운 적 없는 차차차브레이크 댄스를 춰 보라면 과연 출 수 있을까? 아니다. 출 수 없다. 기술연마의 과정 없이는 어떠한 실력이 있을 수 없다. 

운전경력 30년 무사고인 50세 운전자에게 동일차종으로 동일조건에서 운전경력 5년차 인 25  WRC(World Rally Championship)랠리 드라이버의 추격을 따돌리라면 따돌릴 수 있을까?  이는 마치 스포츠댄스 전문가에게 브레이크 댄스의 헤드스핀(head spin: 브레이크 댄스에서 물구나무선 채로 머리만을 땅에 대고 발을 벌려 도는 고도의 춤 기술)을 하시오 와 같은 것이다.

 

운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며, 운전을 배우는 동안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연습해왔느냐에 따라서 운전경력 10년의 시간 동안 혹자는 무사고 운전자가 되는 것이고, 또 혹자는 세계제일의 F1(Formula 1)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배기량 3500cc이상의 외국산 고성능 스포츠카를 탄 사람일지라도 국산 배기량 1600cc이하의 소형차에게 앞길을 내주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무조건 비싼 차가 빠르다라는 식의 착각은 존재 할 수 없다.

무조건 비싼 차도 그 차의 성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운전자를 만났을 때, 정녕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생각 없이 차를 고르고 구매한다. 그래서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자신의 차를 파는 순간까지 차의 능력에 50%도 써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자기 운전실력의 분수에 맞지 않는 차를 선택해서 잘못된 운전으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종종 뉴스를 통해 재벌2세나 유명스타의 슈퍼카 교통사고 소식들을 접한다. 육상선수, 우사인볼트의 페라리 교통사고,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교통사고, 헐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교통사고 등등. 

 

일본의 애니메이션 이니셜 D에서는 주인공, 타쿠미는 일본 도요타(Toyota)AE86이라는 80년대차를 타고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이 오래된 차를 가지고 뛰어난 운전기술로 90년대 일본에서 당대 최고라고 불리는 일본의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Mitsubishi Lancer Evolution), 닛산 스카이라인 GTR (Nissan Skyline GTR)등을 차례로 이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로써 꼭 비싼 차가 최고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비싼 차가 최고다라는 식의 사고를 버려야 하고, 차를 단순히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물건이 아니라, 진정 자신에게 적합한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은 평생을 수선해서 입을 만큼 아끼게 되지만, 그저 과시에 불과한 차는 유행처럼 철이 지나면 버리게 된다. 이 때문에 한국의 도로에서는 5년 이상 된 차량을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만 하더라도 20~30년 넘은 할아버지의 클래식 카(Classic car)에 애착을 가져 재 조립해서 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도 언제쯤 클래식 카의 매력을 이해하는 자동차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세계 5대 기업을 이룩했지만, 정작 자동차 국민성은 후진국 수준이다. 마치 아프리카의 자동차 보급이 거의 없는 제3국에서 지나가는 벤츠를 보고 괴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그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다.

 

 

사진설명; 아프리카 제3세계의 벤츠는 주로 권력의 상징으로 과시하기위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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