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형 랜서 에볼루션 X MR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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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랠리의 전설, 랜서에볼루션 X 필자는 현재 북미에 거주하는 관계로 북미에서 이번 란에보(랜서에볼루션의 줄임말) X을 시승하게 되었다. 필자가 이번에 시승한 차량의 스펙은 국내에서 시판되는 스펙과 가장 근접한 스펙인 북미형 랜서 에볼루션 MR (Mitsubishi Racing) 모델이다. 국내 시판모델과 차이점은 네비게이션의 유무 정도이다. 필자가 시승한 모델은 MR 중에서도 풀옵션 모델로, 가죽 레카로 버켓시트와, Fast Key 엔트리 시스템, 650와트 Rockford-Forsgate 스피커 시스템, 30G 메모리 탑재 네비게이션 시스템, 프리미엄 블랙 컬러 등을 갖춘 모델이었다. 우선 란에보라고 하면, 전설적인 랠리에서 미쓰비시의 이름을 떨치게 해 준 차량이다. 이미 1세대에서 10세대에 이르기까지 끈임없는 진화를 한 차량이다. 따라서 이런 진화라는 의미가 차량의 이름에도 나타나있다. Evolution 진화이다. 특히 토미마키넨이 몸담았던 96년도에서 99년도까지 4년간의 연속 4회 WRC(World Rally Championship)랠리 우승은 란에보의 전설로 남아있다. 대체로 자동차 메이커에서 한 모델 라인업을 만들고 그 라인업의 차량을 10년이상 끌고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예를 들어 차량의 판매량과 또한 차량의 판매고 등을 감안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모델라인업은 흔치 않기 마련이다. 특히나 란에보와 같이 극 소수의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이런 라인업을 92년부터 지금까지 16년간 지속시켜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도 현대가 소나타 처럼 중형급 세단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듯이, 란에보 역시 지속적으로 그 라인업을 이어온 모델 중에 하나이다. 이번 란에보X의 경우 기존의 란에보에 비해서 달라진 점이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차량의 외관은 물론, 차량의 크기며, 엔진등 그 어느하나도 기존의 란에보의 진화를 입증할 단서는 그 이름뿐이다. 기존의 란에보는 이전 세대의 모델을 많이 반영하면서 발전해왔던 만큼 사실 미쓰비시에 있어서도 더이상의 우려먹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이번 10세대 (X)를 통해서 새롭게 탈바꿈한 란에보가 나온 것이다. 새로운 진화를 위한 란에보 X를 파헤쳐 보자. [새로워진 섀시(Chassis)] 이번 란에보 X의 경우 새롭게 만들어진 섀시를 통해서 차량의 강성이 예전에 비해 업그레이드 되었음은 물론 차량 충돌 안전성에 있어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란에보는 이제껏 차량의 성능만을 강점으로 내세워왔을뿐 차량의 안전성을 강점으로 내세워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10세대의 경우 무릎에어백까지 적용하여 총 7개의 에어백(북미형)을 통해서 차량의 안전성을 상당히 부각시키고 있다. 종전까지의 모델에서는 차량의 강성과 충돌안전성 등은 공개된적이 없었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차량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차량의 달라진 섀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실제 필자의 주행에서 보여준 섀시의 달라진 강성은 운동성능에서도 나타났다. 이전에 9기에서는 고속으로 도달할때의 불안감과 차량실내 케빈(Cabin)이 밖과 차단되는 정도로 볼때 국산 준중형이나 소형차의 느낌과도 비슷했지만, 이번 X는 종전모델에 비해 외부와의 차단정도와 섀시의 떨림, 실내의 아늑함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느꼈다. 본넷을 비롯한, 차량의 문짝등이 일반적인 철로 제작되는 차량과는 달리 란에보의 파츠는 강화 플라스틱(FRP)의 느낌이 나는 재질로 제작되어 있었다. 필자가 자석을 가지고 가지 않았기에 정확한 재질을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분명 여러 파츠가 경량화를 위한 재질로 되어있음을 확인했다. [민감한 핸들링] 란에보 X는 분명 기존 9세대 란에보에 비해서 200kg 가량 몸무게가 늘었다. 그러나 무거워졌다고해서 둔탁한 핸들링으로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핸들링은 예전보다 더 살아있음을 느꼈다. 핸들링은 상당히 날카로웠고, 민감했다. Consumer Reports 紙에서는 란에보의 핸들링이 너무 가볍다고 했는데, 필자의 생각에는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반적인 차량이나, 독일차량의 핸들링에 비한다면 물론 가볍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것과 민감한 것은 분명 다르다. 단순한 가벼운 핸들링이 아니라 분명 란에보의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조향각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가벼움이었다. 특히나 스티어링 휠의 지름이 일반 스티어링에 비해서 작기때문에 조향의 용이함이 가벼움으로 묻어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란에보의 명성에 걸맞는 살아있는 핸들링은 아직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벼운 핸들링은 분명 차량 컨트롤 또한 용이했다. 약간의 조향각으로도 충분히 거의 모든 코너링을 소화 할 수 있었으며, 4바퀴를 모드 미끌어트리는 파워드리프트 (슬라이딩)에서도 손쉽게 컨트롤이 가능했다. 사실상 란에보와 같이 코너링을 강점으로 내세운 퍼포먼스 차량에는 분명 적절한 핸들링 세팅이었다. [새로운 심장, 4B11(T) 엔진] 북미에서는 미쓰비시 란에보X의 새로운 심장의 출처를 모른다. 또한 미쓰비시조차 이 엔진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알고 있다. 이 엔진의 출처를… 291마력을 뿜어내는 미쓰비시 란에보X의 새로운 심장 4B11의 출처는 바로 현대자동차의 2.0 세타엔진이다. 일본의 미쓰비시, 미국의 크라이슬러 그리고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함께 만든 GEMA (Global Engine Manufacturing Alliance) 를 통해서 미쓰비시가 란에보의 새로운 심장의 적임자로 현대자동차의 세타엔진을 뽑았다. GEMA는 위 3개의 자동차 회사간의 엔진개발 협력기구로 서로 새롭게 개발한 엔진을 공유하거나, 개발 등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등을 공유하기 위해서 만든 기구이다. 아무리 GEMA안에 속해 있을지라도 세타는 현대자동차가 독보적으로 개발한 신형 엔진이다. 이미 세타의 성능의 뛰어남은 정평이 나 있을정도로 개발직후 크라이슬러의 관계자는 이 엔진을 벤츠가 설계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갖춘 엔진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미쓰비시는 세타엔진 구매를 체결했으며, 미쓰비시의 경우 현재 차세대 차량에 세타엔진을 모두 채택했다. 크라이슬러는 추후 PT 크루져 라인업이나, 소형 차량 라인업에 세타 채용을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미쓰비시의 저가형 모델인 랜서를 비롯한 이클립스등에 이미 현대자동차의 세타엔진 사용되고 있으며, 란에보X의 새로운 심장 역시 세타엔진이며, 이 엔진에 터보차저와 일부파츠를 개선한 MIVAC 시스템(미쓰비시의 VVT, 가변 흡배기 장치)을 올려 판매하고 있다. 이 엔진이 기존의 란에보의 심장을 지켜오던 4G63엔진을 대신하여 4B11으로 바뀌게 되었다. 미쓰비시가 자신들이 최고로 섬기는 스포츠 세단인 란에보의 까다로운 성능실현에 있어 세타를 택한 이유중 하나는 바로 세타엔진의 보어와 스트로크 길이의 일치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것이다. 세타 엔진은 보어(bore)와 스트로크(Stroke)의 길이가 86.0mm x 86.0mm으로 이상적인 디자인의 엔진 구조방식이다. 미쓰비시가 이번 란에보 엔진을 개발하지 못하고 현대엔진을 채택한 또다른 이유는 바로, 현재 미쓰비시의 기업자금에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는 현재 세계적으로 국산 자동차 메이커에 비해서 그 평가가 좋지 못하며, 이는 곧 떨어지는 판매실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새로운 란에보 개발에 필요한 자금적 여유가 부족한 미쓰비시에게 거대한 개발비용이 들어가는 엔진개발을 감행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GEMA를 통해 친분이 있던 현대의 세타엔진이 란에보 엔진을 이을 차세대 엔진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는 이유는 당연히 미쓰비시의 자존심 때문이다. 특히나 현대자동차의 기본적인 자동차 개발 기술을 전수 해 주었던 미쓰비시가 어떻게 자신의 제자벌인 현대자동차의 엔진을 스승인 미쓰비시가 가져다 쓴다는 점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의 이런 관계 때문에 기계적으로 부속의 호환이 일부 부품에서는 가능하다. 이번에 미쓰비시 코리아의 정식 수입에 한 몫을 한 부분중에 하나는 바로 이 미쓰비시 라인업의 세타엔진이다. 대체로 수입차량 딜러가 국내 진출을 꺼리는 부분 중 하나는 비지니스적인 문제 외에도 추후 A/S (에프터 서비스 및 수리)의 여부도 중요시 하는데, 미쓰비시의 경우 현대엔진을 사용함으로서 수리의 용이함이 국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국내 수입이 타 메이커에 비해서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새로운 란에보의 심장은 기존 4G63이 가졌던 펀치력은 많이 감소했지만, 부드럽게 모든 RPM 레인지에서 고른 힘을 들어내는 성능은 만족할 만했다. 단지 필자는 종전의 9세대 등에서 무섭게 울부짓던 란에보의 소리를 기대했지만, 그런 울부짓음은 새로운 4B11에서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지금의 란에보 엔진은 ‘표효 하고 픈 사자’의 입을 틀어막은 듯한 소리였다. 한차원 더 차분해진 엔진덕분에 기존 란에보 구매층을 한층 더 넓혀, 엔트리 급 독일세단 구매자들도 끌어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전의 란에보의 경우 ‘스트리트 파이터’ 적인 인상이 깊어서, ‘아버지의 차’라기보다는 ‘아들의 차’라는 점이 너무 강했지만, 지금의 란에보 X는 충분히 ‘아버지의 차’가 될 수 있었다. 터보의 개입은 상당히 부드럽다. 이전의 란에보에서 확연히 느껴지던 터빈의 개입이 이번 란에보에서는 논터보 차량이라고 해도 될 만큼 부드러웠다. 대용량 터빈이 장착되었음에도 부드러운 가속과 티코미터 바늘의 상승은 마치 ‘NF소나타’를 모는 듯 했다. 물론 터보의 유무만 제외하고 동일 엔진이라는 점에서 그 느낌은 유사했지만, 터빈의 전개역시 부드러워서 ‘스트리트 파이터’의 느낌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약간의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엔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쥐어짜던 파워는 부드러운 파워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6단 트윈클러치 시퀀셜 오토메틱 기어박스, TC-SST] (Twin Clutch Sportronic Shift Transmission) 이번에 채택된 미쓰비시의 야심작 중 하나는 바로 새로워진 엔진과 새로워진 기어박스이다. 종전에 란에보들은 줄 곧 수동 기어박스만을 고집해왔으나, 이번 모델에서는 새로워진 오토메틱 기어박스 ‘TC-SST’를 선보였다 필자가 몰아본 북미형 MR 모델에도 국내 수입되는 란에보와 마찬가지로 6단 TC-SST가 장착되어 있었다. 우선 이 기어박스에는 3가지 모드가 있다. 오토메틱 모드, 스포츠 모드, 슈퍼스포츠 모드 이렇게 3가지로 되어있으며, 슈퍼스포츠 모드로 갈 수록 기어박스의 변속 리스펀스와 변속 레인지가 달라지게 된다. ‘슈퍼스포츠’ 모드에서는 연비가 일반 오토메틱 모드일 때에 비해서 나빴지만, 그만큼의 성능으로 만족시켜주었다. 기어박스에서 기어레버를 움직일 때는 독특하게도 기어레버 하단에 노브를 끌어올려서 기어를 빼는 방식인 TC-SST는 기계적인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 듯 했다. 란에보를 탄 만큼 가장 처음 필자는 ‘슈퍼스포츠 모드’를 넣고 주행을 해 보았다. ASC(Active Stability Control) 오프 상태에서 런치 컨트롤를 사용해서 출발 해 보았다. 4바퀴를 모두 미끌어트리며, 폭팔적으로 치고 나가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환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이번 란에보 X는 너무나도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다. 이전에 란에보에서 클러치를 띄는 순간 미친듯이 휠스핀을 하면서 하얀 스모크 속으로 사라지던 란에보의 자태를 X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나 란에보의 런치컨트롤 시스템(Launch Control System)은 그 이름만 ‘런치컨트롤’일 뿐, 여타 골프 GTI등에서 보여주는 런치컨트롤과는 다른 스타트였다. 닛산의 G35에서도 휠스핀을 하면서 뛰쳐나가던 그런 스타트는 없었다. 물론 휠스핀이 없는 만큼 타임로스도 적을테지만, 운전재미를 맛보기에는 참으로 답답했다. 가속력은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북미형 MR의 제로백 (0-60MPH)는 5.2초이다.(美 에드먼스 紙 측정) 필자의 생각에 수동 5단을 장착한 GSR(제로백 4.9초, 에드먼스 紙)이라면 훨씬 더 운전재미를 느낄만한 성능과 가속력을 낼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페들시프트를 사용한 메뉴얼 변속에서는 트윈클러치 방식의 TC-SST의 성능을 확연히 맛볼 수 있었다.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 모두 변속충격없이 잘 따라주었다. 메뉴얼 상태에서 7000 RPM 레드라인 오버까지도 전자적 변속의 개입없이 운전자의 변속에 따라주는 TC-SST는 메뉴얼 시프트를 몰때의 느낌과도 같았다. 대체로 업시프트 부분에서 허점을 보이는 여타 트렌스미션과 달리, TC-SST는 비교적 부드러운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를 보여주었으며, 업시프트에서는 변속충격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변속되고 있다는 느낌의 미션의 변속느낌은 느낄 수 있었다. [란에보 X의 욘다브류 디 (4륜구동) 시스템, S-AWC (Super All Wheel Control)] 란에보는 예전모델에도 랠리의 혈통을 느낄 수 있는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었다. 이 4륜구동 시스템의 특징 중 하나는 운전자가 노면에 따라서 4륜구동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란에보 X에도 역시 랠리의 3가지 노면, Tarmac, Gravel, Snow모드를 가지고 있었다. Tarmac(타맥)은 일반적인 포장도로를 뜻하며, Gravel(그래블)은 자갈, 모래 등의 비 포장도로, Snow(스노우)는 눈 길을 의미한다. 실제 WRC랠리에서 랠리가 열리는 개최지에 따라서 이벤트마다 다른 노면에서 주행을 하게되는데 그 3가지 노면에서 얻은 데이터를 양산형 란에보의 S-AWC에 적용한 것이다. 각 3가지 모드에서 눈에 띌 만큼의 큰 차이를 보여주는 주행성능은 아니었지만, SNOW 모드에서는 눈에 띌 만한 운동성능의 개입이 느껴졌다. 코너링 중 제어는 이전에 비해서 더 민감해졌으며, 이는 더 안정적인 코너링 구현이 가능했다. 그러나 SNOW모드를 사용할 경우 랩타임에는 영향을 끼칠만한 제어라고 생각한다. [빌스타인(Bilstein)과 아이박(Eibach)의 만남] 전설적인 란에보의 코너링을 완성하는 것은 란에보의 AWD 시스템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바로 S-AWC 시스템을 뒷바침 해주는 서스펜션이 있기때문이다. 역시나 란에보의 강한 하체덕분에 코너링의 ‘롤링’과 브레이킹시 발생하는 ‘노스다운’이 현저히 적었다. 북미에서 MR 모델에만 채택되는 아이박 스프링과 빌스타인 쇼바 (Absorber)를 장착되고 있다. 필자가 시승한 모델 역시 아이박과 빌스타인을 장착한 모델이었으며, 코너링이나 특정 방향으로 지속되는 도너츠를 했을때도 차체는 거의 수평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서스펜션의 전반적인 느낌은 하드하면서도 충격흡수가 허용되는 세팅이었다. 일반적으로 승차감과 코너링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만한 서스펜션 세팅이 흔치 않은데, 란에보의 서스세팅은 너무 하드하지도, 또 너무 물렁하지도 않은 세팅으로 서킷과 공도 모두에서 만족할 만한 세팅이었다. [브렘보(Brembo) 브레이크] 이번에 국내 스포츠 쿠페, 제네시스 쿠페에도 채택되고 있는 이탈리안 브레이크 메이커, 브렘보가 란에보에서는 꾸준히 사용되어왔다. 이번 란에보 10세대에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브렘보 브레이크를 전후에 모두 채택했다. 란에보의 앞바퀴는 4피스톤 켈리퍼, 뒷바퀴에는 2피스톤 켈리퍼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MR 모델의 전륜부에는 2중 로터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가 우천시 필자(운전자)를 포함하여 총 5명이 탑승한 채, 주행을 해 보았는데 이 상태에서도 제동시에 제동력은 뛰어났다. 제동을 하는 즉시 곧바로 차는 멈춰설 만큼 제동력은 믿음이 갔다. [18인치 BBS 휠과 요코하마 어드반 네오바 AD07 타이어] 국내 퍼포먼스 드라이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타이어이자, 로망으로 꿈꾸는 타이어이다. 란에보 X의 하체의 완벽함을 마무리 해 주는 타이어는 바로 요코하마 네오바이다. 개인적으로 포텐자에 비해서 그 끈적함은 적은듯 하지만, 란에보의 4바퀴 모두에 필요한 접지력을 만들어내기에는 충분했다. 우천시에 필자가 주행했을때, 그 접지력이 많이 줄어든 듯 했지만, 꾸준하게 반응했으며 특히 제동시에는 다시 살아나는 제동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란에보 X는 9세대의 17인치에 비해서 1인치 더 커진 18인치 휠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MR 모델에서는 GSR의 엔케이 휠이 BBS 휠로 바뀌게 된다. 18인치 임에도 코너링 운동성능을 방해할 만한 요소는 없었다. [란에보 X의 운동성능] 필자는 란에보의 한계를 느껴보고 싶어 늦은 저녁, 필자(운전자)를 포함하여, 총 5명을 태운채 넓은 공터를 찾았다. 이 곳에서 필자는 드리프트를 감행 해 보았는데, 슈퍼스포츠 모드가 아닌 오토메틱 모드로도 충분히 4바퀴를 미끌어트릴만한 주행이 가능했다. 란에보의 엔진은 그다지 높은 RPM이 아닌 상태로도 지속적으로 도너츠(Donut)를 그릴 수 있었고, 카운터 스티어링에 이은 드리프트를 지속적으로 가능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다. 4륜구동인 란에보는 뉴트럴스티어 (Neutral Steer)만 잘 이용하면, 유별난 하중이동 없이도 드리프트 하기에 매우 쉬운 차량이었다. 또한 고속 코너링에서 스티어링 휠을 따라 돌아주는 란에보의 코너링 기술은 가히 전설적일만 했다. 왜 ‘코너링의 최강’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는지 납득이 갈만한 성능이었다. 스티어휠을 비롯한 S-AWC 시스템의 ACD(Active Center Differential), AYC(Active Yaw Control)등의 디퍼렌셜 배분이 운전 중 제어가 느껴졌다. 특히 AYC 덕분에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했다. AYC의 뒷바퀴 좌우 디퍼렌셜은 마치 콤파스로 꼭지점을 찍어 원을 그리듯, 뒷바퀴를 중심점으로 코너를 그리는 듯 했다. 특히나 코너링시, 일반적으로 쉽게 발생하는 언더스티어는 매 순간 제어되고 있었다. 오버스티어 역시 운전자가 원할때만 발생할 뿐 코너링 중에서 코너아웃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란에보의 코너링 성능은 운전하는 내내 란에보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으로 느껴졌다. 란에보를 몰면서 높아져버린 필자의 코너진입 속도가 다른 차량을 몰때는 적용되지 않기를 바랄뿐이었다. [란에보 X의 아쉬움] 란에보 X는 분명 기존 랜서에볼루션의 새로운 진화를 예고하는 차량이었다. 매번 발전하는 란에보의 성능은 분명 미쓰비시, 자신들이 세운 기록을 다시 깨야만 하는 숙제이며, 이번 란에보 X를 통해 그 숙제를 잘 마쳤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몇가지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전반적인 차량의 완성도와 제작 퀄리티이다. 실내 내장제를 비롯한 구석구석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여실히 들어나는 현 미쓰비시의 수준은 안타까웠다. 미쓰비시의 최고의 야심작이라 불리는 란에보의 완성도가 이정도라면, 과연 타 라인업의 차종은 어떨지 짐작이 갔다. 란에보의 숙명적인 라이벌, 스바루 임프레자 WRX STi의 완성도와 신용(Reliability)을 이기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었다. 종전 란에보의 인테리어 곳곳에서 느껴졌던 "싼 맛"은 업그레이드 된 란에보의 군데 군데에서도 느껴졌다. 레카로 버킷시트는 조절식으로 등받이 조절만 가능할 뿐 좌석의 높낮이 등이 조절되지않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별도의 조절없이도 주행 중 불편함은 없었지만, 양산차량에 제공되는 레카로 시트인 만큼 여타 포르쉐 등의 고급 스포츠카에서 제공되는 레카로정도의 퀄리티를 바랬던 필자의 기대에 약간 미치지는 못했다. 레카로 라인업 중 최상급의 버킷은 아닌 중급정도의 버킷 수준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란에보라는 퍼포먼스 머쉰에 편안한 버킷을 기대한다는 것은 그저 필자의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 외에 엔진의 부드러움은 란에보라는 이름에 어색함으로 남는다. 너무나도 부드러워진 엔진과 소리는 란에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란에보 X와 마찬가지로 함께 업그레이드 된 신형 스바루의 STi는 분명 여전히 예전의 명성답게 울부 짓고 있는 반면, 너무 조용하고 부드러워진 란에보 X는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엔진의 부드러움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할지라고 흡기와 배기라인의 짜임을 보다 더 스포티하게 했더라면, 얼마든지 강한 사운드로 어필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조용하고 정숙한 어설픈 컨셉으로 바뀌어만 했는지 궁금하다. 어쩌면, 떨어지는 판매고를 란에보를 통해 넓은 구매층에게 어필하고 싶었던 미쓰비시의 절실한 마음이 담겨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북미에서 제공되고 있는 랜서 랠리아트 (Lancer Ralliart)가 국내에도 수입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랜서 랠리아트는 란에보의 디 튜닝(De-tuning)버젼으로 란에보에 비해 약간 낮은 스펙의 스포츠 세단이다. 마력은 235마력이며, ACD만 장착된 S-AWC, TC-SST만 기어박스(모드는 슈퍼스포츠 제외)로 제공되고 있다. 만약 랜서 랠리아트가 국내 수입된다면, 현재 고가의 란에보에 비해서 부담이 적은 가격으로 국내에 제공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추후 캐나다와 유럽 등지에서 판매될 란에보의 해치백버젼인 랜서 스포츠 백(Lancer Sportsback) 역시 국내 수입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외에 영국의 란에보 튜닝업체에서 제작되어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란에보의 튜닝버젼, FQ(Fucking Quick) 시리즈도 국내 수입이 된다면 퍼포먼스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란에보의 국내 상륙은 분명,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국산 스포츠카 개발과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새로운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간조선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김동연 미국 미쓰비시 www.mitsubishimoto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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