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에 앞서, 필자가 고합니다. 필자는 국어 및 국문학 관련 전공과는 무관한 정치학을 미국에서 전공 중입니다. 따라서 일부 독자분들이 지적하신 글의 용어 및 용법지적에 대한 글은 필자가 참고하여, 추후 글에 적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내용은 국문학과 국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작성하게 된 점 사과 드립니다. 본 글의 전반적인 내용만을 바라보시고 판단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글의 영문표기법 (Romanization) 개선 시급하다
필자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국 외 동북아 국가들, 중국과 일본에서 온 학생들을 볼때면 늘 부러운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영문으로만 되어 있는 자판에 별도의 일어, 중국어 기입 프로그램없이 영문만으로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중국어의 경우 일부 별도의 키를 눌러서 음을 표기해야하지만, 일어의 경우는 영문 자판만으로도 모든 일어를 영어로 표기가 가능하다.
물론 한국아이들도 한글이 쳐지지 않는 컴퓨터에서 한국어를 영어로 쓰는 경우가 간혹있다. 하지만, 체계화된 한글 영문법이 갖춰져 있지 않는 한국의 아이들은 저마다 제 각각의 영문 표기법으로 글을 쓴다. 또한 디지털 문명에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는 휴대폰 역시, 미국에서는 한국아이들끼리 문자를 주고 받을때 한글을 영어로 표기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개개인 마다 다른 방식의 영문화 표기법을 사용하여, 비슷하게 한국 발음이 나게 적는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전에 공식적인 한국어 표기방식을 채택했었다. 이 방식은 한글의 발음을 가장 영어로 잘 표현한 방식으로 꼽혀서 아직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학 관련 도서에는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조선을 영문 표기한다면, 대체로 Chosun 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표준 표기법이 아니다. Chosŏn 이 올바른 표기방법이다. 여기서 주목할것은 영어 알파벳 “O” 자 위에 들어가는 표시이다. 이 표시때문에 조선의 “어” 발음을 정확히 묘사하며, 또 때에따라서는 발음의 길이도 조절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내에서 출판되는 많은 한국 전통문학을 비롯한 한국어를 표기한 책에서는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표기의 어려움이다. 과연 “Ŏ” 와 같은 이런 표기를 타이핑하는 순간에는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휴대폰 등에서는 이런 표기지원은 아예 불가능하다. 또한 이런 표기법은 발음에 따른 글자 위에 붙는 기호의 페턴을 익히는데도 꽤 오랜시간이 소요된다.
필자도 사실 이 표기방식을 미국에서 수강한 한국문학시간을 통해서 배웠으며, 컴퓨터에서 어떻게 적는지도 배웠다. 그전까지만해도 그 표기 방법조차 알지 못했다. 학술적으로는 이 방식이 정확한 발음을 표기할지는 모르지만, 영문표기법의 표준화를 하는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영문표기방식은 아직도 많은 학술책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 가장 최근 도입된 방식은 K를 G로 P를 B로 바꾸는 등의 표기법을 도입한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존에 K에서 나타나는 거친 “ㄱ” 소리를 순화시키면서 보다 한국적인 발음에 근접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G 발음에 있다. 김 氏인 필자의 이름은 Kim 에서 Gim으로 바꾼다면 G의 발음을 “ㄱ”이 아닌 “ㅈ”으로 읽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문제점은 Gyung Gi Do(경기도)와 같이 “ㄱ”발음이 중복적으로 나타날때 더 큰 문제를 유발한다. 설사 첫음에 나온 G를 “ㄱ”발음으로 읽었다고 할지라도 두번째 음에서 나타나는 음을 “ㅈ”으로 읽을 우려가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영문에서 대체로 G는 “ㄱ” 보다는 “ㅈ”발음으로 영어권에서는 더 자주 쓰인다. 따라서 이런 표기방법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다. 물론 P를 B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발음상 문제가 K와 G와 달라 납득이 가지만, K의 G 표기는 분명 문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는 모두가 수긍하는 또 모두가 공통으로 알고 있는 표준 표기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한국의 고유명사들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그나라의 말로 통역되어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대표적인 고유명사인 “김치”마저도 김치제조 업체마다 Kim Chi 와 Kim Chee로 표기되고 있어 외국인들에 혼동을 주고 있다. 그나마 우리의 고유명사로 혼동없이 정확히 표기 된 것은 태권도이다. “Tae Kwon Do” 태권도의 표기방식역시 현재 한국 표준표기법대로라면 Kwon도 Gwon으로 써야 할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태권도의 표기방식을 한국의 표준 표기법으로 채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상 암암리에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표기방식이다. 예를 들어 홍길동 “Hong Kil Dong”, 서태지 Seo Tae Ji 등 우리의 이름 표기방법에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방식이다. 이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한국어를 쓸때 작성자가 추론하기에도 가장 쉬운 방법이다. 또한 특수 문자를 사용하지 않아 휴대폰등에서도 표기가 가능하다.
한국이 공식적으로 표준화한 표기법을 만들지 못하고 있을때, 이미 일본과 중국은 자기네들만의 표준 표기방식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왔다. 최근 필자는 일본정치학을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수강하고 있는데, 배우면서 가장 부러운 점은 바로 일본어의 영문 표기법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Toyotomi Hideyoshi) 를 거침없이 영어로 써내려가는 일본인 교수를 볼때 참으로 부러웠다. 이런 이름뿐 아니라 일본은 은연 중에 자신들의 고유명사를 사용함으로서 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이런 단어가 일어 일지라도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쇼군(Shogun)이라던지, 바쿠후(Bakufu), 사무라이 (Samurai)등등 수 없이 많은 일어를 우리는 그대로 받아들여야한다. 절대로 일본인들은 이런 단어를 영어로 번역하거나 해석해서 가르치지 않는다. 이미 그들의 몸에는 일어의 고유명사화가 베어있다. 미국에서 이런 예는 흔하다. 수시, 닌자, 사무라이, 게이샤, 등등 수많은 일본의 고유명사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우리는 이런 일본 고유명사를 듣고 그 뜻이 뭐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일본의 고유명사들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일본의 문화 알리기의 저력을 실감하게 되고, 왜 세계가 아직도 일본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다.
만약 한국정치를 가르치면서 일본의 사무라이 처럼 한국의 ‘무사’ 혹은 "장군"등을 한글 그대로 '무사', '장군'이라고 그대로 가르칠수 있을까? 아마도 우리는 이 단어자체를 한국의 고유명사로 인식하지 못한채, Knight 등으로 번역해서 가르쳤을것이다. 이는 한국의 공식화된 표준표기법이 없어서이다. 또한 이런 표준표기법 상실에 의해 한국의 고유명사 알리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이다. 이미 한국은 일본과 중국등에 비해서 한국의 고유명사와 한국어를 세계에 알리지 못한채 뒤쳐져 있다.
예전에 심형래 감독이 자신의 영화 “디워(D-War)”에서 “이무기”라는 단어와 “여의주”라는 단어를 그냥 한글 그대로 사용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왜 영어로 번역하거나 영어단어로 만들지 않았냐고 많은이들이 심 감독을 질타했다. 그러나 심형래 감독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우리는 우리의 고유명사 자체를 그대로 표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도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관람했는데, 당시 영화 속에서 외국인 배우가 “이무기”와 “여의주”를 말하는 것을 보고 많은 관중이 폭소를 자아냈다. 심지어 비웃는 사람도 많았다. 이것이 바로 한국의 문화를 국제화 하지 못하는 국민정서의 문제점 중에 하나이다. 과연 일본인이 “사무라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외국인을 보았다면, 일본인은 이를 비웃었을까? 아마도 자신들의 고유명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외국인을 보면서 일본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더이상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외국어로 대체해야 할 이유가 없다. 왜 우리의 문화를 또 우리의 언어로 이름 지어진 것들에 외국의 말로 해석을 해서 그 의미조차 엉터리로 알려져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한다.
문화를 알리는 것은 꼭 한국의 전통, 춤, 노래, 놀이, 영화만을 알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진정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은 한국의 이름과 고유명사를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의 것들에 외국의 이름을 지으려 해서는 안된다.
이런 단적인 예는 미국에 사는 한국 유학생들의 이름만 보더라도 그렇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한국 유학생들은 자신의 이름외에 영어이름을 가지고 있다. 존, 엔드류, 케빈, 토니 등등 의 외국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일본 유학생들을 보면, 자신의 일본이름 대신 영문 이름을 가진 일본 유학생은 거의 없다. 그만큼 그들은 자신의 이름자체가 일본의 고유명사로서 사용된다는 것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들어내는 것을 반증한다. 필자는 이제껏 미국에 7년간 살면서 일본 유학생들 중 단 한명도 영어이름을 가진 일본인 친구를 만난적이 없다. 그들의 이름이 발음이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꿋꿋히 자신의 일본 이름을 사용하면서, 교수를 비롯한 학우들이 자신의 일본 이름을 배우도록 만든다.
필자도 사실 엔드류라는 영어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난 이후, 필자의 한국이름, 김동연을 고집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은 알고 있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 너무나도 그 영향력이 작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어와 중국어를 배우려는 외국학생들은 상당히 많은 반면, 정작 한글을 배우려는 한국어 반의 학생들의 과반수는 한국학생들이며, 혹은 재미교포 2세들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21세기 글로벌 코리아를 만들기 위해서 외국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기에 혈안이 된 지금,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을 알리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도 지금까지 한국 알리기에 뒤쳐져 있었다. 현재 미국이 대한민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의 문화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공산주의 체제의 북한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문화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 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공식화된 한글 영문 표기방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워싱턴 D.C.에서
월간조선 통신원, 김동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