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주광덕(맨 오른쪽)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주 의원은 “검찰이 (조 장관) 자택을 압수 수색할 때 검사에게 전화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있다”고 했다. 조선DB.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주성영 전 의원 이후 보수 정당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평가받는 '저격수' 명맥을 이을 적임자가 나타났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주 의원은 '조국 사태' 과정에서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 수색 당시 검사 팀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다.
주 의원의 '압수 수색 당시 검사 팀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 장관은 "압수 수색을 당한 제 처가 놀라서 '119를 불러야 할 것 같다'며 연락이 왔다"며 "처의 상태가 안 좋으니까 (압수 수색을) 좀 차분히 해달라고, 배려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장관이) 신속하게 압수 수색을 진행해 달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했다"며 조 장관의 '부탁'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임명권자와 통화하는 현장 검사 팀장은 얼마나 놀랐는지 관등성명을 댔다고 한다.
주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자택을 압수 수색하고 있는 검찰 팀장과 통화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협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 8조 위반이라고 했다.
주 의원의 질의로 인해 조 장관의 '전화 외압'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이 담당 검사를 압박해 수사에 개입하려 한 것"이라며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주 의원은 조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조 장관 아들의 '인턴십 활동증명서'(이하 활동증명서) 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 의원이 입수한 조 장관 아들의 '인턴십 활동증명서'(이하 활동증명서) 등에 따르면, 조 장관 아들은 한영외고 3학년 때인 2013년 7~8월 한 달간 인권법센터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증명서에는 '인권법센터'의 영문명(SNU Center for Public Interest & Human Rights Law) 중 '법'(Law)이라는 단어가 빠져있는 등 허술한 흔적이 발견됐다.
주 의원에 따르면, 조 장관 아들 증명서는 인권법센터가 2006년부터 발급한 27명의 역대 인턴 증명서와도 양식이 달랐다. 또 27명의 다른 인턴은 '자료 수집 및 번역' 등으로 활동 내용을 간략하게 기재했는데, 조 장관 아들은 '학교폭력 피해자의 인권 관련 자료 조사 및 논문 작성'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또 조 장관 아들이 인턴을 했다는 시점은 2013년이었는데, 4년 뒤인 2017년 10월 16일에 활동증명서가 발급된 점도 석연치 않다고 주 의원은 주장했다. 매년 10월 16~17일 즈음은 로스쿨들이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조 장관 아들이 로스쿨 지원 때 제출하기 위해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것 아니냐고 주 의원은 의심하고 있다. 조 장관은 청문회에서 아들이 로스쿨에 진학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답은 하지 않았다.
2013년 조 장관 아들의 인턴십 당시 인권법센터장은 조 장관의 은사이자 문재인 정부에서 형사정책연구원장에 임명된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다.
한인섭 교수는 부정 발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주 의원은 2017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결혼 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판결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는 낙마했다.
주 의원은 1990년대 서울 동부지청과 의정부지청 등에서 활동했던 검사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23기로 1994∼1997년 검사로 활동하다가 1998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08년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고 경기도 구리에 출마,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개혁 성향을 띤 초선의원 모임 '민본 21'에서 활동하며 쇄신의 목소리를 냈다.
2011년 말에는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돼 당의 변화를 끌어내는 데 이바지했다. 당시 주 의원은 총·대선을 앞두고 비대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과 2시간 20분간 면담하며 재창당을 건의한 '쇄신파' 7명 중 1명이었다.
19대 총선 낙선 후에는 박근혜 대통령 정무비서관으로 임명돼 2013∼2014년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