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누구야?”
딸이 물으면 전혀 몰라보시고 고개만 내저으시던 84세의 어머니는 1년 2개월 동안 바깥출입도 못하시고 침대에만 누워계시다 세상을 뜨셨다.
정기적으로 건강 체크를 하기 위해 병원에 모셔 가면 느탓 없이 당신을 근 30여 년간 친 어머니처럼 돌봐주던 아들 친구인 의사에게 막말을 해가면서 야단을 치시곤 했던 어머니를 어쩔 수 없어 노인 전문 요양 시설에 모셔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을 때 손자인 아들 녀석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펄펄 뛴다.
하는 수 없어서 적지 않은 월급을 주고 간병인을 모셔와 집에서 함께 기거를 하며 어머니를 돌봐드리게 했다.
노환이 깊어 교회도 갈 수 없게 된 어머니는 집에서 성경책을 한 시도 손에서 떼지 않고 커다란 돋보기로 읽어 내려가시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셨다. 그렇던 당신은 어느 때부터인지 하느님도 완전히 잊으셨다. 찬송가와 절실한 기도와 성경 구절들이 어머니 뇌 속에서 다 지워 저버린 것이다.
경제적인 부담은 그렇다 치더라도 생업에 매달려야 하는 형제들과 온 가족들은 어머니를 돌보느라 말 못할 갈등을 겪게 되면서 깊은 고민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었다.
이렇게 무서운 치매의 원인은 무엇일가?
전자현미경으로 본 인간의 腦 신경세포 1000배.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265만 명의 8.3%인 22만 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 85세 이상 노인들 중에 절반 이상이 노인성 치매로 고생을 한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의하면 全 세계에 1200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으며 해가 갈수록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두뇌의 가능이 저하 되어 지능이나 기억, 학습능력, 의지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감퇴되는 증상을 나타내 평상인으로 생활하기 힘든 증세를 알츠하이머病이라고 한다. 그 중에 노인에게 나타나는 증세로 노인성 치매가 있다. 알츠하이머病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인성 치매가 알츠하이머病의 절반을 웃돌고 뇌혈관성 알츠하이머病이 30-40%, 알코올 중독, 우울증, 비타민B의 하나인 葉酸(엽산, Folic Acid) 결핍증 등의 후유증에서 오는 치매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치매 증세를 가져오는 원인 물질로 단백질인 ‘β-아밀로이드’와 ‘타우’, ‘C端 단백질’ 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단백질 덩어리가 뇌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Synapse)’에 얽혀서 염증을 유발하거나 망가뜨려서 결국은 세포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한편 치매와 연관된 유전자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신경세포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신경세포間에 네트워크가 잘 연결되어 있지 못하면 알츠하이머病뿐만 아니라 언어장애, 자폐증, 파킨스病, 루게릭病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이 일어난다고 한다.
腦 속의 신경세포는 대략 1000억 개가 넘는다고 한다. 짧게는 1 cm부터 긴 것은 10cm 에 달한다. 신경세포는 생물체처럼 머리와 몸통, 꼬리 부분으로 돼 있다.
머리와 몸통은 전자 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보이는 마이크론(㎛)의 원형이고, 가느다란 실처럼 생긴 꼬리 부분이 신경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경세포의 머리 부분에 돋아난 돌기는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 받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신경세포의 꼬리 부분의 돌기는 만들어진 정보를 다른 신경세포의 맞닿아 있는 머리부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맞닿은 부위를 시냅스라고 한다.
하나의 신경세포는 적게는 1000개에서 많게는 10만개까지 시냅스를 형성하여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인간의 腦 신경세포 60배.
전자현미경으로 본 쥐의 腦 신경세포 100배.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폭이 0.5-1 마이크론 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공간의 시냅스를 통해 주변의 신경세포에 이 신호를 다시 전달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을 한다. 이 때 시냅스 주변의 수많은 단백질이 관여를 한다.
이러한 단백질 중에는 특정 신호를 전달하는데 알맞은 신경세포를 찾아서 다리를 놓아 시냅스 구조를 만들어 준다. 만일 이 단백질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엉뚱하게 연결이 되면 신경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컴퓨터 오작동과 같은 일이 腦에서 일어나 정신지체나 자폐증을 유발한다.
지난 10월 7일-9일까지 3일간 서울 COEX에서는 제9회 세계세포생물학회(ICCB)와 한국분자, 세포생물학회(KSMCB)가 함께 열려 세계 각국에서 온 과학자들과 한국 과학자들은 생명공학에 관해 새로운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했다.![]()

독일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Brose Nils박사가 쥐 실험으로 자폐증 원인을 밝혀내는 연구 내용을 발표를 하고 있다.
KAIST의 김은준 박사(오른쪽) 주재로 독일 막스 프랑크 연구소 이정섭 박사의 腦 신경세포의 단백질 분석방법에 대한 연구 내용을 토론하고 있다.
세계적인 腦 질환 원인 물질 연구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이정섭 박사, 독일 Brose Nils 박사, 김은준 박사 등.
어떤 단백질은 신호를 전달 받는 신경 세포의 돌기를 자라게 한다. 돌기에는 가시가 돋아나는데 이 가시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네트워크를 이룬 주변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전달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남들이 웃을 때 웃지 않는 다든가 아니면 혼자 웃거나 파킨스病처럼 거동이 불편해지는 이상이 나타난다.
외부 통증이나 오감을 뇌가 인지 하지 못할 수 있으며, 정보 인식이나 상황 판단이 흐려지게 된다. 운동신경 조율에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릴 때 시냅스 자체에 이상이 생겨 단백질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뇌 발달이 저하 되어 언어장애, 정신지체, 자폐증 등이 생긴다고 한다.
지난 10월 9일 서울 COEX 열린 제9회 세계세포생물학회에서 서강大를 졸업하고 일본 규수大 의대에서 박사 학위, 미국 메리놀 의대 교수를 역임한 독일의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이정섭 박사가 뇌 질환 원인 물질의 하나인 단백질에 대한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시냅스가 손상되면 이와 연결된 신경세포가 약해지고, 또 다시 주변 시냅스가 연이어 약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정신분열증 환자나 정상적으로 老化를 겪는 사람들은 腦 속의 시냅스가 최대 50%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학자들은 시냅스와 관련된 단백질이 모두 몇 종류가 있는지 아직 다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규명된 단백질은 100여종, 그 중에 한국의 과학자 KAIST의 생명공학부 金恩俊(김은준, 44) 교수가 10여종을 규명해 냈다.
독일에서 김 박사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 막스 프랑크 연구소(Max Plank Institute)의 신경생물학자 李禎燮(이정섭, 43)박사는 그동안 규명된 단백질들이 신경세포내에서 어떻게 전이 되고 활성화 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분석하여 정체불명의 뇌 질환 원인을 밝히는 연구에 몰두 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누구보다도 앞장서 가고 있는 이 두 젊은 과학자들의 연구로 腦 질환 치료 藥 개발이라는 인류의 소망을 이뤄낼 날이 곧 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