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디에도 한 나라의 人名과 地名을 두 가지 방식으로 읽고 쓰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것도 시간상 아무 의미가 없는 어느 연대(중국의 경우 신해혁명)를 기준으로 그렇게 한다니 도무지 그런 도깨비 같은 발상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습니다.(다른 나라가 우리나라 이름과 지명을 5.16 군사혁명을 기준으로 다르게 읽고 쓰겠다고 한다면 아마 우리가 나서서 말릴 것이다.)
최근 국내 언론의 中國 올림픽과 四川 지진 기사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읽기 힘들고 짜증이 났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수천년 사용해 온 우리식 漢字 발음으로 그냥 읽으면 되는데, 혀도 돌아가지 않는 중국 발음을 흉내내서 써 놓으니 무슨 소리인지 의미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天壇(천단) 공원'이라고 하면 그 곳이 어떤 장소이며, 지명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머릿속에 금방 떠오르지만, 이를 '티엔탄 꽁위엔'이라고 하면 한자 지명만이 표현 할 수 있는 고유한 의미와 함축적인 원래 뜻이 사라질 뿐 아니라, 우리에겐 그저 무의미한 소리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天壇(천단)'은 우리말이고 '티엔탄'은 중국말이기 때문에 우리말로 가능한 단어나 문장을 굳이 외국어인 중국말로 표현해서 결과적으로 국어에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끌어들이는 꼴이 되었습니다.(중국어 현지음 발음 표기법은 위에 '공원'을 '꽁위엔'이라고 한 것처럼 어디까지를 현지 고유명사로 봐야 하는지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유명한 다리인 '골든 게이트 브릿지'를 우리는 '金門橋'(금문교)라고 번역해서 부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심지어 영어권 국가의 말조차 우리말로 번역하거나, 새로운 단어로 만들어 써도 우리끼리 뜻이 통하는데는 아무런 문제와 불편이 없습니다. 이미 한자로 표기가 가능한 중국의 인명과 지명은 두 말해야 무엇하겠습니까.
수많은 외국어와 외래어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국어를 정화시키도록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 音으로 체화되어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편리한 우리의 한자음을 배척하고, 발음도 안되는 외국어를 억지로 쓰고 있으니 한심하고, 답답할 뿐입니다.
제가 작년 '태평천국의 난'을 다룬 책을 읽다가 쓰레기 통에 처 박았다는 이야기를 이곳 기자수첩에 쓴 적이 있습니다.(관련 글: MBC 다큐 '황하'보다 반가운 마음에...) 그 책을 읽으니 주인공 洪秀全(홍수전)이 누군지조차 알지 못하겠고, 중국어로 등장하는 그 많은 地名이 그곳이 그곳 같고, 저곳이 저곳 같아 헤깔려서 도무지 책에 집중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지 우리의 외래어 표기법대로 하면 앞으로 발간될 三國志는 지명은 현지음, 등장인물 人名은 우리식 한자음으로 표기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지명은 현재도 존재하는 것이 많기에 현지음으로 적어야 하지만, 사람 이름은 전부가 신해혁명 이전 사람들이니 우리식 한자로 적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명 중에서도 현재 사라지거나 변경된 지명은 또 다시 우리식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런 소가 웃을 짓을 국어 정책이라고 펼치고 있으니, 한심도 이정도면 노벨상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중국 관련 기사를 쓰는데 이런 식으로 쓰는 언론이 많습니다. <'공자'의 고향은 '취부'>라는 식입니다. 이런 해괴하고 언어생활에 엄청난 혼란과 불편을 주고 있는 중국어 현지 발음 표기법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하등 겪을 필요가 없는 혼란을 자초해서 겪고 있고, 논쟁 거리조차 안되는 것에 시간낭비를 하고 있으니 있으니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는 민족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래 초당대 金昌辰 교수의 글을 한편 옮겨 싣습니다. 金 교수는 인터넷에 블로그(blog.chosun.com/stariver) 등을 개설해 놓고 국민들에게 우리말 바로쓰기를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金 교수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우리 말과 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써 놓은 더 많은 글이 있으니 한번 접속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제 윗글 기자수첩의 제목은 제가 붙인 것이 아니라, 아래 金昌辰 교수의 글에 붙어 있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아 래(초당대 金昌辰 교수의 글)-----------------
中國은 '중국'인데 왜 四川은 '쓰촨'인가?
四川大地震、損失は13兆円超=校舎倒壊で手抜き工事示唆-中国
【北京4日時事】
中国政府は4日、5月に起きた四川大地震に伴う経済的損失が8451億元(約13兆4000億円)に上ると明らかにした。損失の91.3%が四川省分だが、隣の甘粛、陝西両省の損失も各5.8%、2.9%あった。
この日記者会見した地震調査・研究の専門家らによると、建物の被害による損失規模が大きく、住宅が27.4%、道路・橋などインフラが21.9%、学校・病院など公共施設が20.4%を占めたという。
(四川 지진 보도 時 중국 현지 지명을 한자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 신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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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昌辰
우리는 '中国政府'를 '중국정부'로 읽는다. 그렇다면 왜 '四川大地震'은 '사천대지진'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말인가? 왜 그것은 반드시 '쓰촨대지진'이 되어야만 한다는 말인가? 한 나라의 發音體系는 하나여야지 왜 두 개여야 하는가? 日本人은 漢字를 訓讀과 音讀 두 가지로 읽는다. 우리 韓國人은 그것을 잘못된 것이고 매우 불편한 일이라고 비웃는다. 그러면서 왜 우리 스스로도 漢字를 두 가지로 읽고 있는가?
아니다. 두 가지가 아니다. '東京'은 '도쿄'로 日本語로 읽으므로 韓國人은 漢字를 세 가지로 읽는 것이다. 따라서 韓國人이 漢字를 정확히 읽으려면 鬼神이 되어야 한다. 자 예를 들어 '李生基'라는 漢字語 이름이 있다고 치자. 이 이름을 한국인이 정확히 읽으려면 다음과 같은 대단히 複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첫째, 우선 '李生基'라는 사람이 韓國人인지 中國人인지 日本人인지를 분간해 내야 한다. 그런데 이름 하나만 적혀 있다고 했을 때, 누가 그 사람의 國籍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누가 이름만 보고 그 사람의 국적을 정확히 판별해낼 수 있다는 말인가? 인간이 鬼神이 되지 않는 한 不可能한 일이다. 그러니 우선 첫째 관문 통과부터가 '不可能' 그 자체이다.
둘째, 설혹 인간이 鬼神이 되어서 어떻게 國籍을 알아냈다 하더라도 일이 끝난 게 아니다. 우선 한국인이라면 그냥 한국 한자음으로 읽으면 된다.
셋째, 하지만 日本人이라면 日本語 발음으로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日本語를 배우지 않은 보통 한국인은 어떻게 日本人 '李生基'를 읽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또한 보통 한국인에게는 '不可能' 그 자체이다.
넷째, '李生基'가 中國人이라면 다시 두 가지를 구별해 내야 한다. 그 사람이 1910년 以前의 사람인지 1911년 以後의 사람인지를 분간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면 1910년 이전은 韓國式 漢字音으로 읽어야 하고, 1911년 以後는 中國語 發音으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국 사람 이름 하나 읽으려면 13억 명이 넘는 중국인들의 生年月日을 몽땅 알고 있어야 한다. 아니 13억 명은 현재 살아 있는 중국인 숫자일 뿐이다. 過去로까지 올라가면 30억 명이 될지 50억 명이 될지 아니면 100억 명이 될지 모른다.
그러니 韓國人이 中國人 100억 명의 生年月日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중국인 이름을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더군다나 이 100억 명 중에는 同名異人도 엄청나게 많을 터인데, 아무튼 이름 하나 보고서 그걸 다 정확히 판별해 내야 한다. 이 또한 鬼神이 아니고 인간으로서는 정말 죽어도 죽어도 절대로 '不可能'한 일이다. 이름 하나 읽기 위해서 머릿속에 外國人 100억 명의 生年月日을 다 기억하고 있으라는 게 大韓民國의 '外來語 表記法'이다. 大端한 法이다. 지구상에 이런 新奇한 법이 또 있을까? 이건 기네스북에 올라야 할 매우 新奇한 법이다.
다섯째, 설혹 인간이 鬼神이 되어서, 中國人 100억 명의 生年月日을 다 파악하여 1910년 이전 사람인지 1911년 이후 사람인지를 분간해 냈다 치자.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다 끝난 게 아니다. 1910년 이전은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어야 하고, 1911년 이후는 중국어 발음으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1910년 이전 사람은 한국식 발음으로 읽으니까 간단하지만, 1911년 이후의 사람은 中國語 發音으로 읽어야 한다. 그런데 중국어를 배우지 않은 보통 韓國人이 어떻게 中國人 '李生基'를 中國語로 읽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또한 보통 한국인에게는 '不可能' 그 자체이다.
위의 다섯 가지 關門을 다 통과해야 漢字로 적힌 '李生基'라는 이름을 韓國의 '外來語 表記法'에 따라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내가 앞에서 지적했듯이 이 일은 인간에게는 '不可能' 그 자체이다. 鬼神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不可能'하다. 넘어야 할 關門이 무려 다섯 개다. 한 關門 통과하기도 인간의 힘으로는 '不可能'한데, 어떻게 다섯 關門을 모두 통과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아마도 鬼神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은 神이나 가능할까? 그러니 大韓民國의 '外來語 表記法'은 한국 국민을 모두 神으로 생각하고 만든 법이다.
따라서 나는 韓國의 '外來語 表記法' 대해 정말로 대단한 법이라고 感歎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驚歎을 금치 못하겠다. 그런데 내가 더 놀라는 일이 있다. 이런 황당한 법에 대해 전혀 놀라지 않는 한국 국민들이다. 그들은 오히려 그 법이 옳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韓國 國民은 모두 스스로 자신을 神으로 여기고 있다는 말인가? 나로서는 정말로 놀라고 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기가 막히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인 듯 싶다. 너무나 기가 막혀서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참말로 기가 딱 막힌다. 기가 막혀! 韓國人은 스스로를 神으로 여기고 있다!
























































